서리가 내리는 때.
자고 일어나니 영하로 내려갔다. 출퇴근할 때며 점심 먹으러 이동할 때면 어깨를 잔뜩 움츠리며 걷는다.
안 그래도 뭉친 어깨가 풀릴 새가 없다 싶다가도 펼쳐진 풍경을 보면 내 감각은 추위에서 선물 같은 풍경으로 옮겨진다.
아침엔 깨끗한 샤워를 마친듯한 공기가 감싸고, 점심엔 알록달록 선명하게 펼쳐진다. 해가 지고 나면 하늘에 수많은 별이 가득하다. 아직 얇은 옷가지에 추워서 오래 바라볼 수는 없지만.
이 계절이 얼마나 청명한지. 그래서 나는 당분간 기분을 행복으로 정했다.
사실 현실은 막막하고 눈물콧물 가득 흘리기 도하지만 그럴지라도 나를 지키기 위해서 현재에 주어진 것을 선물로 받아들이기로 정한다.
다른 이의 마음을 헤아리기 전에 나의 마음을 돌봐줄 거고
내일의 추위와 막막함을 앞서 걱정하기보다 오늘 내 앞에 펼쳐진 날씨를 만끽하련다.
상한 마음을 붙잡고 있기보다 앞서 마음 건강을 지켜야겠고
오래된 것에 미련두지 말고 지금 나를 따뜻하게 데워줄 적절한 외투를 꺼내 입어야겠다.
그렇게 나는 가을답게, 행복한 음악들을 들으며 떠나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