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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현 May 21. 2024

02. 소아암 환자의 건강 관리

암은 다 나았다고 들었는데, 저 괜찮은 거 맞나요?

[오케이 한방병원 한의사 오지현입니다]


<강의 리뷰+>


첫 번째로 Amelia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Amelia Garcia는 32세 여자 환자로, 17세 때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어요. 호지킨 림프종은 나았어도, 그동안의 치료가 Amelia의 몸에 또 다른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지요. 흉부 방사선요법은 유방암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므로, 매년 MRI와 유방조영술을 시행하여 유방암 선별검사를 받아야 하고요. 안트라사이클린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는 심부전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므로, 5년에 한 번씩 심초음파검사를 받는 게 좋습니다. 또한 알킬화제 화학요법이나 복부나 골반부로의 방사선치료는 생식 기능 저하를 초래하기도 하지요. 또 다른 문제는 Amelia가 겪고 있는 스캔자이어티입니다. 암 생존자의 대다수는 크든 작든 진료나 검사 결과에 대한 불안을 갖지요.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환자들도 그렇다는 걸 알면 조금은 편안해질 수도 있습니다.





<강의 너머+>


암은 다 나았다고 들었는데, 저 괜찮은 거 맞나요?


암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은 종종 또 다른 위험을 감수하게 됩니다. 어린 나이에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는 소아암 환아들의 경우에는 잠재적인 후기 영향이 더 많을 수밖에 없지요.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합병증이 전혀 없을 수도 있고, 그것이 당신일 수도 있다는 것이에요. 그 희망을 미리부터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암 진단 이후의 상황을 몰라서 더 불안해하고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대략적으로 어떤 불편함이 있을 수 있고, 어떤 점을 미리 고려해 보면 좋을지 함께 그 고민을 나눈다는 의미에서 글을 시작해 봅니다.


일반적으로 소아암 환아들은 여러 시기에 걸쳐서 다음의 중 하나 혹은 여러 가지를 병행하여 치료받게 됩니다.

1) 첫 번째는 항암 화학요법입니다. 구강, 정맥, 근육, 척수액의 경로를 통해 암세포의 성장을 중단시키거나 파괴하는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죠.

2) 두 번째는 방사선 요법입니다. 방사선요법은 특정한 부위의 세포를 파괴하므로 해당 부위의 피부가 민감해질 수 있지만 항암 화학요법보다 국소적입니다.

3) 세 번째는 수술입니다. 직접적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과 중심 정맥관 삽입 등 치료 과정의 고통을 견딜 수 있게 돕는 목적의 수술로 나뉘는데, 보통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과 함께 시행됩니다.

이 외에도 암세포에 연결된 혈관을 차단하거나 신호를 방해하는 등의 표적 치료, 면역 세포가 암세포를 파괴하도록 하는 생물학적 요법, 강도 높은 치료로 인해 골수의 줄기세포가 파괴된 환아에게 필요한 조혈 모세포 이식 치료 등이 있습니다.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의 부작용은 정상 세포가 손상되었을 때 생깁니다. 골수에 영향을 미쳐서 백혈구감소증, 빈혈, 혈소판 감소증을 일으키기도 하고요. 소화계에 영향을 미쳐서 오심, 구토, 설사, 체중 변동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탈모나 극심한 피로, 피부 상처를 겪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호전되지만 꾸준한 컨디션 관리가 필요합니다. 즉 잘 먹고 잘 자고 잘 배출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부분은 한의 치료가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식생활 습관 관리를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소화가 쉬운 음식을 조금씩 나누어서 자주 먹어야 해요. 적당한 운동과 수면 습관을 통해 매일 충분히 잠을 자는 것도 중요하고요. 설사를 하면 맵거나 튀긴 음식, 당분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변비가 있다면 수분과 섬유질의 함유량이 많은 음식을 서서히 늘리는 것이 좋겠지요. 내관, 족삼리 등의 혈자리를 자극하거나, 생강, 육계 등의 한약재를 활용하여 항암 이후의 부작용인 오심, 구토, 피로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어요. 피부에 염증과 상처가 생기는 경우에는 자운고 등으로 피부 치유를 촉진하고 통증이나 소양감 조절을 도울 수도 있지요.


문제는 치료 직후뿐만 아니라 수개월 수년 후에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환아들은 종종 ‘이제 나았다고 들었는데도 왜 병원에 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걱정하는데요. 검사를 하기 전과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 극심한 불안에 휩싸이는 스캔자이어티를 겪기도 합니다. 긍정적이면서도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어린 나이에 항암 화학요법과 흉부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후속 암, 심혈관계 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때문에 소아암 환아는 성인이 되어서도 유방 MRI, 유방조영술, 심초음파 검사 등 여러 정기 검진을 받을 것이 권장됩니다. 


알킬화제제, 복부나 골반으로의 방사선 치료는 난소와 고환에도 영향을 끼쳐 점진적인 생식력 감소를 유발합니다. 소아암 치료와 관련된 난임이나 불임을 예상하지 못해 나중에 당혹스러워하거나 좌절하는 경우도 있어요. 때문에 환아가 어느 정도의 나이에 이르면 미리 인식하도록 알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장기 합병증의 위험은 그 당시 치료의 종류와 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치료 기록을 요청해 향후에 다른 의료진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죠. 치료 중에 발생된 과도한 활성 산소를 줄여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항산화 보호 작용이 있는 다양한 한약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특히 방사선에 의한 부작용은 한의학적으로는 화열독(火熱毒)으로 인해 몸의 진액이 소모된 것이므로 이를 다스리는 방향으로 접근해 볼 수 있겠습니다.




<레퍼런스>

1. 연관 강의 : 코세라 강의 Health After Cancer _ case 1.

2. 김윤환, 김한슬, 오정명, 이혜윤, 민유리, & 윤영주. (2020). 소아암의 한의약치료 임상 동향 - 대조군 임상연구를 중심으로. 대한예방한의학회지, 24(2), 17-30.
3. 林明宗(2011). 두경부 악성종양의 화학방사선 치료에 합병하는 방사선성 피부염의 한의학적 치료. 제27회 일본이비인후과한방연구회 학술집회.
4. 정현식, 이상헌, 유화승, & 김경석. (2016). 악성 림프종 치료에 대한 한의 임상진료지침. 대한한방내과학회지 제, 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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