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던 주소를 겨우 기억해낸 어느 늦가을.
되돌아온 주소에서 흔들리는 소리들.
쓸쓸한 얼굴로 걷는
너와 나
아니면 나와 너,
어쩌면 우리였을지 모를
획 하나로 분리되는 이 간절한 거리.
우리가 잊고 있던
은사시나무가 아직도 떨고 있는 일이
어디 우리만의 그리움뿐이랴.
어느 것이나 다 그리운 입동 지난
어느 가을날.
찬 땅을 쓰다듬던 지상의 낙엽은
다시 뿌리에게 닿기 위한 그리움으로 뒹굴고
이 깊어가는 가을에
또 어떤 아득하게 황홀한 그리움이 오는지
마음을 열고 멀리 타전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