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라도 네게 온 게 사랑이면 좋겠어
그러면 나는 긴긴 날을 둘렀던
메마른 울음을 부어 색색의 꽃들을 피게 하겠어.
늦게라도 네게 온 게 사랑이면 좋겠어
그러면 나는 오오래 마른 숲이던
휘어진 길목에 무지갯빛 불을 피워 두겠어.
너는 곧장 그 환하거나 향기 높은 길로
헤매지 않고 와서
우리가 무심히 스쳐온 상처나
바람에 찔리고, 별빛이 깊이 박힌
잉잉 울고 있던 고단한 등을 보고
착한 눈으로 읽어주면 좋겠어.
강물 같은 긴 생이 어지러웠거나
홀로 지나온 길이 깊고 멀었거나
차마 버리지 못하고 껴안고 가는
저녁 같은 시간을 배웅할 때면
너는 그 자리에 서서, 다만
그윽한 침묵으로 껴안아주면 좋겠어.
늦게라도 네게 온 게 사랑이면 좋겠어.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
그러면 나는 푸른 휘파람을 영영 부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