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라도 네게 온 게 사랑이면 좋겠어

by 이지현

늦게라도 네게 온 게 사랑이면 좋겠어

그러면 나는 긴긴 날을 둘렀던

메마른 울음을 부어 색색의 꽃들을 피게 하겠어.


늦게라도 네게 온 게 사랑이면 좋겠어

그러면 나는 오오래 마른 숲

휘어진 길목에 무지갯빛 불을 피워 두겠어.


너는 곧장 그 환하거나 향기 높은 길로

헤매지 않고 와서

우리가 무심히 스쳐온 상처

바람에 찔리고, 별빛 깊이 박

잉잉 울고 있던 고단한 등을 보고

착한 눈으로 읽어주면 좋겠어.


강물 같은 긴 생이 어지러웠거나

홀로 지나온 길이 깊고 멀었거나

차마 버리지 못하고 껴안고 가는

저녁 같은 시간을 배웅할 때면

너는 그 자리에 서서, 다만

그윽한 침묵으로 껴안아주면 좋겠어.


늦게라도 네게 온 게 사랑이면 좋겠어.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

그러면 나는 른 휘파람을 영영 부르겠어.











keyword
작가의 이전글흐르는 것은 다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