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가지의 죄악과 이를 미리 알리신 하나님의 뜻을 그린 그림
히에로니무스 보스[Mesa de los Pecados Capitales. EL BOSCO 또는 Jheronimus van Aken 또는 Jheronimus Bosch. 일곱 대죄가 있는 탁자. 1505. P0]
엘 보스코가 그린 그림들은 인간의 실수와 어리석음을 꼬집으며, 세계가 어둡고 맹목적인 죄악이 끊이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는 그림이 대부분이다. 이 시기 인간은 신의 말을 거역한 아담의 원죄로 인하여 본질에서 사악한 것으로 악에 강하게 투쟁하거나 저항하지 않으며 짐승의 단계로 추락하기 쉬운 나약한 존재로 보고 있었다. 엘 보스코의 작품의 중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일곱 가지 대죄를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의 전체적인 흐름은 5개의 원이 있다. 가운데의 큰 원은 하나님의 눈을 상징하고, 상하좌우 4개의 원은 그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병들어 죽게 되는 왼편 윗부분과 그로 인해 예수의 심판을 받는 오른편 위 그리고 판결 때문에 지옥의 왼편 아래와 천국의 오른편 아래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가운데에는 7가지 대죄를 상징하는데, 그 중심에 예수가 서 있다. 그런데 저 예수의 모습은 엘 보스코의 “동방박사들의 경배”를 보면, 역시 세 폭 화인데 그 세 폭 화를 닫으면 그레고리오 주교의 성찬 때 예수가 발현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 그림이 바로 이 속에 등장하는 그림과 같은 패턴이다. 그리고 예수 아래에 글이 라틴어로 쓰여 있는데, “CAVE CAVE DEUS VIDET. 조심하라. 조심하라. 하나님이 지켜보고 있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두루마리에 쓰여 있는 글은 구약 신명기의 내용으로 이미 종말에 대한 경고와 그 이후에 관한 결과를 안내하는 문구다. “이 생각 없는 민족, 철없는 것들아. 조금이라도 슬기로웠더라면 알아차렸을 터인데, 저희가 장차 어찌 될는지 깨달았을 터인데 / 그대들에게 내 얼굴을 보이지 아니하리라. 그리고 결국 어찌 되는가 두고 보리라.” 이렇게 쓰여 있는데, 결국 결과를 알려 주었지만, 선택은 사람들의 몫이라는 이야기이다.
일곱 대죄는 탐욕, 질투, 인색, 분노, 교만, 음욕, 나태를 말한다. 그림에 보이는 순서대로 하면, 12시 방향은 과식을 말한다. 과식이라는 것은 곧 탐식을 말하며 지나친 욕심에 의해 다른 이들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의 배만 채우면 된다는 방증으로 아이가 달리고 매달리고 있는데도 끊임없이 자신만 먹는 어른과 또 먹을 것을 가지고 나오는 여인과 그 맛은 편에 있는 물병만 들이키는 마른 사람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11시 방향의 두 번째 그림은 질투를 드러낸다. 오른편을 보면 노란 옷은 가난한 자이다. 그자가 돈을 빨간 옷을 입은 자에게 주고 있는데, 그자는 재판관이다. 이 재판관은 파란 옷을 입은 남자에게 고개를 돌리고 있는데, 그 파란 옷을 입은 남자는 부자로 재판관과 얼굴을 맞대고 있고 그 뒤에 있는 자들은 배심원으로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이 질투인 이유이다. 서로의 욕심을 위해 순수함의 목적으로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로 진행하므로 인해 질투의 죄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7시 방향의 세 번째 그림은 인색을 나타낸다. 이 그림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네덜란드의 속담 중 한 가지인 “두 마리의 개가 한 개의 뼈를 나눠 가질 수 없다.”라는 것에서 그 의미를 전해주고 있는데, 그림 속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두 마리의 개가 등장을 하고 흰색의 개는 뼈를 소유하고 있음에 웃고 있고 다른 검은 색의 개는 그저 쳐다볼 뿐이다. 뼈가 2개 넘게 있음에도 또 그 주인의 손에 들려 있는 뼈를 바라보고 욕심을 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나눠주는 모습이 없다. 이 그림은 오른편의 흰옷을 입은 자가 먹을 것을 다 가져가면서도 왼편의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이 구하러 온 것에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멋스러움과 부를 뽐내며 새를 가지고 있는 모습 속에서 인색함을 드러내고 있다.
6시 방향의 네 번째 그림은 한눈에 봐도 이해가 된다. 바로 “싸움”이다. “분노”는 결국 타인의 삶에 치명적인 실수를 가하기 때문에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물론 “거룩한 분노”라는 단어가 있기는 하지만, 분노 대부분은 내 의지와 내 뜻에 반하는 일이 발생했을 경우이다. 결국, 내 안에서 스스로 절제하지 못하고 욕심이 이런 일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가르치는 그림이다.
5시 방향의 다섯 번째 그림은 “교만” 또는 “허영”을 상징한다. 한 여인이 자신의 사치스러움으로 방안을 꾸미고 있고 자신의 머리에 쓸 모자를 살펴보고 있다. 그런데 그 앞에 그것을 부추기는 녀석이 있다. 바로 거울을 들고 있는 것이 “악마”이다. 그 악마는 끊임없는 부추김으로 결국 자신의 본 모습을 잃어버리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쾌락의 정원에서 바로 이 허영으로 죽은 여인이 툰달의 의자 밑에서 죽어가는 여인의 모습이다.
3시 방향의 여섯 번째 그림은 음욕이다. 이 그림 상으로는 특이사항을 찾기가 참으로 어렵다. 하지만 두 커플 앞에 광대들의 모습이 곧 이 그림의 핵심이다. 이 두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내면의 모습을 이 두 광대가 보여주고 있다. 겉은 치장해서 아닌 듯 자신을 포장했지만, 내면은 음탕하고 추잡한 모습의 삶을 꿈꾸고 또 그것을 이루며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비꼰 것이다. 한 광대가 다른 광대의 벗겨진 옷 엉덩이 부분을 내리치면서 바라보고 있다. 이처럼 관음적인 음욕과 아울러 변태적인 음욕을 품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꼬집은 그림이다.
마지막으로 1시 방향에 있는 그림은 “나태” 혹은 “게으름”이다. 수녀가 와서 미사를 드리러 가자고 해도 피곤함으로 잠자는 척하며 게으르고 나태함에 빠져 있는데, 이런 결과는 결국 지옥에 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7가지가 말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쉽게 지키고 배려하고 존중하며 살다 보면 문제가 될 것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지옥에 가게 되는 이유는 결국 자신 내면의 욕망으로 인해 시작된 것이 죄가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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