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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사람 Mar 17. 2022

건물투자 기본기 4

임차인 관리

건물투자 기본기 마지막 편입니다. 건물 관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임차인 관련 내용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매수 전 임차인 정보 파악하기


건물의 수익은 임대료에서 나오고 임대료는 임차인이 납부합니다. 따라서 매수하려는 건물의 수익성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임차인들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매도인은 건물의 수익률이 높을수록 좋은 가격에 매도할 수 있기 때문에, 임대료를 많이 내는 건실한 임차인들이 입점해 있는 것처럼 보이고자 합니다. 매도인이 작정하고 거짓 정보를 제공할 경우 매수인 입장에서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매계약 체결 시에는 날인하기 전에 반드시 임대차 계약서 원본을 받아 기존에 전달받은 계약 내용과 동일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악의적인 매도인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속임수는 가짜 임차인을 들이는 것입니다. 지인이나 매도인이 차명으로 운영하는 사업자 등을 임차인으로 들여서 시세보다 높은 금액으로 임대차계약을 맺고 높은 가격에 건물을 매도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건물을 매수하면 임대차계약이 만기가 될 때마다 임차인들이 바로 퇴거하면서 건물에 공실이 점점 증가하게 됩니다. 이런 피해를 줄이려면 다음 몇 가지 사항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1) 주변 시세보다 임대료가 높은 계약이 존재하는가?

2) 최근에 새로 들어온 임차인의 비중이 높지 않은가?


매수하고자 하는 건물에 주변보다 높은 임대료를 내는 임차인이 있거나 최근에 새로 들어온 임차인의 비중이 높다면 가짜 임차인이 아닌지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을 지키면 일정 부분 속더라도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주변 임대 시세를 조사해 건물의 수익률을 그에 맞춰 보수적으로 산정하고 공실에 대비한 여유 자금을 준비해두면, 큰 어려움은 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임차인들이 선호할 만한 괜찮은 건물이라면 가짜 임차인들이 퇴거하더라도 (수익은 줄어들겠지만) 곧 다른 임차인을 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사옥 건물 등을 매수하게 되는 경우 리스 백(Lease Back) 조건이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도인이 직접 사용하던 건물을 매각하는 경우, 매각 이후에도 건물 전체 또는 기존에 사용하던 부분에 대해 매수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건물 매도자가 매각 이후 세입자로 들어오는 경우를 뜻하지요. 특히, 매도자가 건물 전체를 사용하기로 계약하는 리스백의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매도자가 매각 후에 보장하는 임대료는 주변 시세와는 차이가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도자는 건물의 가격을 가능한 높게 받으려 할 것이고, 그러려면 건물의 수익률을 높이면 됩니다. 매도자 본인이 임차인이므로 임대료를 높게 책정하면 건물의 수익률을 포장해 매각 가격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당연히 매각 후 임대차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1~2년 후가 되면 다른 곳으로 사옥을 이전할 것이고 매수자는 공실을 떠안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리스 백 조건이 붙는 경우에는 1) 주변 임대 시세와의 차이를 명확히 파악하고, 2) 매도자와의 임대차 계약을 최대한 장기로 해야 하며, 3) 가능하다면 층별 임대차계약의 만기를 다르게 하여 한꺼번에 공실이 나는 것을 방지해야 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리스 백은 아니지만 건물 전층을 통째로 한 명의 임차인이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명의 임차인만 상대하면 되기 때문에 관리는 분명히 수월합니다. 하지만, 리스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임차인이 퇴거할 경우에는 건물 전체에 공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리스 백에서 말씀드렸던 주의사항을 모두 감안하여 매매를 결정해야 합니다.


2. 매입 후 임차인 관리 방법


회사 경영에도 여러 방법이 있듯이, 건물을 운영하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각종 매체에서는 단기 수익을 노리는 방법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비싼 값에 매각하거나, 주변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를 받는 건물을 매수한 후에, 임대료를 인상하거나 임차인을 교체하여 건물 수익률을 개선한 후 매각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놓치고 있는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리모델링이나 임차인 교체로 수익성을 분명히 개선할 수 있는데, 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건물주들은 도대체 왜 가만히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리모델링이나 명도(임차인 교체)에 큰 비용이 드는 데다, 건물주도 공사에 따른 스트레스와 명도 등 임차인들과의 분쟁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거액의 권리금을 납부하고 입점한 임차인의 퇴거 문제는 협상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사 후 좋은 임차인이 들어온다는 보장도, 원하는 가격에 팔린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입니다. 장기투자 관점에서 보면, 임차인 교체를 통해 임대료를 10~20% 올려 받는 것보다 공실이 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기존 임차인의 계약 연장 시 임대료 인상률은 법률상  5%로 제한됩니다.) 월 100만 원의 임대료를 내는 임차인은 연간 1,200만 원의 수익을 가져다줍니다. 임차인 교체로 20% 높은 임대료를 받아도 연간 수입이 고작 240만 원 증가할 뿐입니다. 임차인 교체 과정에서 1년 정도 공실이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불확실한 240만 원을 위해 1,200만 원을 손해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건물주에게 건물은 당연히 매우 소중합니다. 하지만 임차인에게 사업장은 더 큰 의미일 수 있습니다. 경제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면 임차인 변경은 명도비용 산정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경제적 관점을 조금만 벗어나면 명도는 임차인의 삶의 터전에 개입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공실 방지를 위해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를 받는 것이 무조건 정답은 아닙니다. 어느 사업자든 자신의 생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낮은 임대료에 익숙해지면 건물 매매에 따른 임대인(건물주) 변경이나 사업장 이전 등 외부 충격에 버텨낼 힘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임대료는 임대인의 입장뿐만 아니라, 주변 시세, 경기, 임차인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협의해야 하는 정답이 없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대신 이 어려운 문제를 잘 극복하면, 공실 없는 장기투자의 기틀이 마련됩니다. 단기 투자자들이 보여주는 높은 매각차익이나 새로 고친 멋들어진 건물은 없을지라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입과 이웃(임차인들)과의 인정이 넘치는 화목한 건물을 소유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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