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어려웠던 게 인간관계였다. 특히 나같이 내향적인 성격은 사람 사귀는 게 매우 어렵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붙잡으려 애썼고, 내가 한 만큼 그 사람한테도 기대하게 되었다. 그 사람만을 바라보며 표정 하나하나와 말투부터 행동까지 소름 끼칠 정도로 눈치 보고 신경 썼다. 오히려 인간관계가 좁으니까 끔찍한 이타심이 생겨버린 것이다. 고독함을 즐긴다고 생각했던 나는 사람에게 가장 매달렸다.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기까지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마도 20대를 통째로 방황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여기서 벗어나게 된 계기는 온전한 '독립'이었다. 자취를 말하는 게 아니다. 우연한 계기로 인해 주변에 믿고 의지할 사람들이 없어지면서 신기하게도 나는 나를 돌보기 시작했다. 주변에 서먹한 사람들과 적당히 어색한 대화와 적당히 어색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나는 안정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지금은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몇몇 다시 생겼다. 하지만 이전과 다른 점은 그들에게 실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나 자신에게 카메라 초점이 맞춰지면서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고 있다.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기대감을 전혀 갖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다. 그러나 예전처럼 예민하게 주변을 신경 쓰지 않는다.
혹시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만약 독립할 기회가 없다면 '혼자 떠나는 여행'도 추천한다. 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정의하는 인간관계는 이렇다.
'억지로 붙잡아봐야 갈 사람 가고, 올 사람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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