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붕어

낚시 소설 붕어 - 귀곡산장 2

by 한천군작가
-2-

"나도 모르고 있었는디 바로 옆에서 낚시를 허던 어떤 노인네가 나가 이상한 행동을 하길래 술을 깰라고 그러나 하고 그냥 놔 뒀는디 하도 이상시럽게 저수지를 자꾸 뺑글뱅글 돌더니 윗도리를 벗어서 빙글빙글 돌리면서 물로 들어가더라네 그랑께 워쩌것어 나라도 이것이 미쳤구먼 하고 달려들어 건졌을 것 아닌가베 그런디 그 영감이 워디서 그란 심이 나왔는지 나의 뒤통수를 사정도 안 봐주고 딱 소리가 나불도록 때려 버린 것이여 그라고 뭐 나는 정신을 잃었지..."
"아니 데이트 잘 하시다가 왜 물에 뛰어들어요? 그리고 아가씨는 어딜가구요?"

아직도 사태 파악이 안 된 상태가 물었다.

"썩을 놈 나가 야그 헐 때는 뭐 들었으까이....나가 귀신 한티 홀려서 그라고 미친 넘처럼 저수지를 세 바퀴를 돌았고 혼자 뭐가 그라고 좋은지 혼자 웃으며 뭐라고 씨 불고 다니더라니께 그것이 뭣을 의미 하것어 그 샥시가 귀신이 아니고 뭐였것냐고"
"아.... 아"

이번에도 상태였다

"아이고 완전히 바보 돌 티는 소리하고 자빠졌구마이.."
"하하하"

상민과 정은은 아저씨의 순발력에 놀라 웃었고 상태는 영문도 모르고 웃었다 자신을 욕 한 것인데 그것도 못 알아차리고 말이다.

"그래서요? 그래서 어떻게 되신 건데요?"
"그려서 나가 정신을 차리고 그 영감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는 물만 바라보는디 워찌나 오금이 저리고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는지 그냥 그 자리에 푹 하고 주저 앉았당께 그라고 나가 돌았던 저수지 그 자리는 건너 공동묘지 쪽 이였다니께 기분이 완전히 거시기 혔을 거 아닌가베 낚시 가방 대충 챙겨서 걸음아 나 살려하고는 뛰서 나왔지 그란디 말이여 나 말고도 그 샥시에게 홀려 물에 빠진 사람이 많다는 거 아닌가벼"

"그래요?"

"암만 시방은 돌아가셨는디 울 동네 이장 영감이 그라더만 그 저수지가 3년에 한 번씩 사람을 델고 가분다고 그랑께 그해가 내 차례였는디 그 영감님이 날 살린 것이지."

갑자기 일행들은 소름이 확 밀려오고 있었다. 사이다 값을 치르고는 저 마다 낚시가방을 메고는 아저씨께 인사를 하고 저수지로 들어갔다.
풀이 수북하게 자라 있었고 그 사이로 걸어 들어가는데 갑자기 상태가 비명을 지른다.

"으.... 악 "
"왜? 뭔데 그래?"

상민이 바로 뒤에 있었기에 상태를 잡고는 물었다.

"여기 온통 묘지들이야 내가 밟고 서 있는 것도 그렇고....."

상태가 그렇게 비명을 지르자 상민과 정은은 더한 공포가 밀려옴을 느꼈다. 하지만 상민은 내색을 하질 않고 상태를 위로했다.

"원래 이런 저수지에 오면 묏등 한 두 개는 그냥 밟고 가는기 예산데 뭔 호들갑이고"
"그래도 기분이..... 으...."

그렇게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펼쳤다.
상태는 낚시하고는 거리가 좀 멀어 보였다 도착하자 야영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은과 상민이 낚싯대를 펼치는 동안 상태는 텐트를 치고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물론 낚싯대는 펼치지도 않았다 아니 낚시 가방은 아예 들고 오지도 않았다.
상태가 준비해준 저녁을 먹고 상민과 정은 낚시를 하기 시작했다.
둘이 서로 씨알 작은 붕어를 몇 수 올리고는 이렇다 할 입질이 없어서 상태가 뭐하나 뒤를 돌아보았다.

"상태야 커피 한잔 도오"

상태는 지루했는지 텐트에서 나올 생각을 않고 있었다. 상민이 커피 주문을 하자 그때야 일어나 물을 끓이고 상민과 정은에게 커피 배달을 했다.

"커피 왔어요 호호호"
"아이구 징그럽게 뭐라고 하는겨 하하하"

정은이 상태에게 징그럽다며 웃어 보였고 상민은 상태보다 한 술 더 떠서 말했다.

"어데 다방이고 성은 머꼬 "

그러면서 상태의 엉덩이를 만졌다.

"아이고 이라지 마이소오"

상태가 상민 보다 한 술 더 뜨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웃으며 커피를 마시는데 일행의 등 뒤로 따뜻함이 전해졌다. 상민이 뒤를 돌아보니 어떤 여자가 모닥불을 피우며 옷을 말리고 있었다.

"정은아 저 여자 언제부터 저기서 불 피우고 있었노"
"응 아 저 여자 아까 상태가 커피 타 올 때부터 저기서 뭐 말리는 것 같던데 하하하 와 신경 쓰이나 아까 아저씨 이야기 듣고 나니까?"
"으... 응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런데 저 여자 말 도 없고 거리도 그리 멀지 않은데 얼굴도 잘 안 보이고 좀 이상하지 않나?"
"어..... 그러고 보니 그러네 상태야 니 저기 저 여자한테 가서 여긴 불 피우고 그러면 안 된다고 그래라"

정은이 상태에게 말했다 그러자 상태가 구시렁 거리며

"하여간 지들은 낚시한다고 나한테는 입장 곤란한 것만 시키지."


그러면서 모닥불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일행 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으.... 악"

그리고는 텐트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상민은 왜 그러는지 몰라 그냥 두려고 그랬는데 정은이 텐트 속으로 들어가 상태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다.

"왜 저 여자가 너는 못 생겼으니 다른 사람 오라고 그러던?"
"아... 아... 니"

상태는 벌벌 떨며 말까지 더듬거리고 있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며 상민에게 상태가 이상하다고 말했다. 상민이 텐트 입구에 걸터앉아서 상태를 보니 조금은 이상했다.

"와그라는데 야 감기끼 있나 와이리 떨고 그러는데?"
"몰라 말을 안 하니까 알 수가 있어야지"

그때 상태가 짧게 말을 이었다.

"얼굴이...... 얼굴이.... 없어"
"머라하노 뭐가 없어?"
"저기 저 여자 얼굴이 없다니깐"

그때 상민의 뒤통수를 뭔가로 한방 먹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그럼 귀신이란 말인가?

"진짜 얼굴이 엄떠나?"

상민이 다시 상태에게 물었다.

"니 혹시 우리 놀릴라꼬 그러는 거 아이가?"

상태는 대답 대신 머리를 가로저었다. 상민과 정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다 상민이 벌떡 일어서자 정은도 함께 텐트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둘이서 모닥불 쪽으로 걸어갔다.

"보이소 여기는 마른 풀이 많아서 이렇게 불 피우고 있으면 안 되는데요"

그러자 여자가 상민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이게 뭔가 상태의 말이 진짜였다 얼굴이 없는 것이다. 상민은 침을 꿀꺽 삼키며 정은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정은이 돌발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닌가 발을 휘저으며 불을 꺼 버린 것이다.
그런데 잠시 후 손전등으로 그곳을 비추자 모닥불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타다 남은 재도 보이지 않았다. 싸늘한 느낌 정말 기막힌 느낌 이였다.
잠시 한 숨을 쉬고는 정은이 말했다.

"상민아 담배 하나 줄래"
"응 자 여기"

그렇게 둘이서 담배를 피워 물고는 약속이라도 한 듯 뒤돌아 소변을 보는 것이 아닌가

"상민아 우리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낚시를 하자 그래야 상태가 마음을 놓고 우리 시중을 들어주지. 하하하"

상민도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는 자리를 지켰다.
별이 하나도 없고 여름 같이 않은 서늘함이 좋았다. 그런데 자꾸만 뒤로 시선이 가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상민의 그런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상민아 너 아까 너 답지 않게 졸아 있던데 왜 그랬어?"
"몰라 아마도 그 아저씨 이야기를 듣고 와서 그랬나 아무튼 우리 계획은 성공했다 그자"
"응 귀신 보고 낚시도 하고 하하하"

정은의 담력이 그렇게 어마어마할 줄은 몰랐다.
그때 찌가 올라왔고 챔질을 하며 8치 정도의 붕어를 낚아냈다.
담배 연기는 그렇게 깊어 가는 밤을 말하듯이 조용히 사라졌고 늦은 시간 입질이 끊어지자 모두 낚시를 접고 잠자리에 들었다.
풀벌레 소리에 자장가가 따로 없다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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