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민은 속으로 솔이나 진탕 마시고 제발 내일 아침에 못 일어나야 할 것인데 하며 앉자마자 술부터 권했고 김 과장은 상민이 권하는 술을 잘도 받아 마셨다. 상민은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가 그런데 김 과장은 속으로"김 대리하고 낚시 가면 붕어는 다 내 거야"하며 연신 히죽거렸다. 그랬다 상민은 낚는 즐거움을 좋아하지 매운탕이니 찜이니 하는 것은 별로였다 그러니 함께 낚시를 가는 사람들은 그 날 잡은 붕어를 모두 가져갔으니 얼마나 좋았을까.
새벽 2시 택시를 잡아서 김 과장을 집으로 귀가를 시켰다.
그리고 상민은 집으로 가 낚시 가방을 챙기고 그리고 오늘 사 온 소품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시계를 보니 4시가 다 돼 가고 있었다. 상민은 이제 슬슬 출발을 해 볼까 하며 트렁크에 낚시 가방을 싣고 낚시의자 그리고 먹을거리와 식수를 싣고는 출발을 하려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따르릉 주인님 전화받으세요 따르릉..."
상민은 이 시간에 누가 전화를 그러며 무심결에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꺼억 어이 김 대리 아직 출발 안 했지 나 지금 그리 가고 있거든 조금 늦었지... 꺼억 조금만 기다리라고..."
"아니 과장님 어떻게.... 피곤하지도 않으세요...."
아니 이럴 수가 그렇게 술을 마시고 그렇게 늦게 들어갔는데 어떻게 이 시간에 나올 수가 있단 말인가. 상민은 어처구니가 없어 김 과장에게 말했다.
"잠은 좀 주무셨어요? 속은요?"
"하하하 이 사람 꺼억 괜찮아 잠이야 진주 가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잠시 자면 되잖아 그리고 속이야 휴게소에서 국밥 한 그릇이면 풀릴텐데 뭘..."
아니 이럴 수가 이 사람이 완전히 작정을 하고 나섰군 그래 하며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드르릉드르릉....
이건 즐거운 낚시가 아니라 악몽의 시작 이였다. 아니 어떻게 내려가는 내내 이렇게 코를 골며 잘 수가 있단 말인가. 상민은 빨리 도착을 하기 위해 속력을 좀 더 내고 이내 그 길고도 길었던 3시간의 운전을 막 내릴 즈음 그렇게 코를 골던 김 과장이 눈을 비비적거리며 그리고 입가의 침을 닦으며 일어났다. 마치 귀신처럼 알고 일어나는 김 과장이 미웁게만 보였다.
"쓰....읍"
상민은 김 과장의 지금의 모습을 보며 그렇게 깔끔하던 평소의 모습이 거짓된 모습이라는 것을 느끼며 한 마디 하였다.
"속은 좀 어떻습니까?"
입가를 다시 스윽 닦으며 말한다.
"속은 이제 좋아졌어 그런데 여기가 어딘가? 아직 멀었나 보지?"
"네에 이제 다 왔어요"라고 말하며 속으로는 "같이 술 먹고 누군 자고 속 풀고 누구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은 상태로 이 긴 시간 동안 운전을 하고 니미...."하며 혼자 중얼거렸다.
"뭘 그렇게 중얼거리나?"
"아... 아닙니다 이제 다 왔다고 생각을 하니 물이 아른 거려서요 하하하"
그렇게 말하였지만 조금은 찔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저수지에 도착을 했고 낚싯대를 펼치고 집에다 전화를 한 통했다. 언제나 상민을 걱정하는 어머니가 고마웠다. 그래서 상민은 다음 주에는 낚시를 가지 않고 집에 들러 어머니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저수지는 상민을 마치 신선이라도 된 듯하게 마음도 몸도 너무도 평온하게 만드는 것 이였다. 이런 조건에서 입질이 오고 또 아주 짧은 순간 반 마디씩 올라오는 찌를 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진정한 신선놀음이 아닌가.
"이봐 김 대리 나 속이 너무 안 좋아서 좀 자야 할 것 같으니 많이 낚아 놓으라고 하하하 미안해"
아니 뭐 이런 경우가 있나 마치 낚시는 상민이 하고 고기는 자기가 가져갈 거니까 전날의 피로를 풀 겸 잠을 자겠다는 도둑놈 심보 아 상민은 절로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표를 낼 수도 없고 갑자기 낚시가 싫어지는 순간 이였다.
"니미 씁새 붕어가 먹고 싶으면 시장에서 사다 먹지 미친놈이 날 아주 어부를 만들려는군. 용왕님 용왕님 오늘은 몰황을 치게 해 주십시오 제발"
상민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런데 이 놈의 눈치 없는 붕어가 입질을 하는 것이 아닌가 참 어처구니가 없어서 하며 챔질을 하였다. 6치급 붕어가 올라왔다. 상민은 코를 골며 자고 있는 김 과장이 미워 잡은 붕어를 방생하였다. 어차피 오늘은 몰황을 각오하고 낚시를 하는 것이니 손맛만 보고는 다 살려 줘야지 하며 낚시를 하였다. 자꾸만 낚은 고기를 놓아주자 먼발치에서 낚시를 하던 노 조사께서 상민에게 다가와서는 그러는 것이 아닌가.
"허허허 요즘 보기 드문 낚시 인일세 자네야말로 진짜 낚시꾼이군 그래"
"네 에 제가요?" 하며 뒷머리를 긁고 있었다. 그러지 그분이 다시 말씀을 이어 가셨다.
"요즘은 말이야 나주 작은놈들도 다 잡아가니 붕어 씨가 마르잖아 그렇게 씨를 말리면서 돈 들여 치어 방류는
뭐 하려 하는지 허허허 그러니 자네 같은 낚시인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나라 강 저수지가 풍요로워지지 않겠나. 그래 자네는 얼마만 한 씨알만 잡아가는가?"
아니 이게 뭔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인가 상민은 그저 김 과장에게 화가 나서 낚는 고기를 방생한 것인데 상민을 그렇게 좋게 봐주다니 상민은 순간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고 거짓을 말하기도 뭐하고 그래서 상민은 미소로 답했다.
"허허허 요즘 젊은이가 아닐세 그래 월척하시게"
그러며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상민은 그분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 자신이 왠지 부끄러웠다.
"네... 에 영감님도 월척하세요"
"그래 "
그렇게 영감님이 돌아가시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상민은 두어 마리의 준척 급 붕어를 살림망에 넣어두고는 멍하니 찌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점심때가 다 돼가는데도 김 과장은 일어날 줄을 몰랐다. 점심을 혼자 먹자니 뭐하고 그렇다고 깨우자니 밉고 하지만 상민은 도를 닦는 기분으로 김 과장을 깨우기 시작했다.
"과장님 점심 드시고 주무세요"
"아... 속이 너무 안 좋아 그리고 눈을 못 뜨겠어 김 대리 먼저 먹어"
상민은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하며 멍하니 바라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니미 낚시 온 거야 자러 온 거야 이런 썩을 놈 그래 자라 자 내 두 번 다시 네놈과 낚시 오면 성을 간다"하며 점심으로 준비해 온 김밥을 먹었다. 그런데 혼자 먹는 김밥이라 그런지 너무 맛이 없었다.
"씨이벌 뭐 이래 누군 잠이 안 와서 낚시 하남 염병헐 "
그렇게 중얼거리며 낚시를 하길 수어 시간 이제 철수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놈의 과장인지 지랄인지가 아직도 자빠져 자고 있으니 상민은 미치기 딱 좋은 찬스였다. 그래도 상민은 낚싯대를 접으며 다짐을 했다.
"씨이벌 참을 인자가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데 그래 자라 자 죽도록 자라"
그렇게 중얼거리며 철수 준비를 마치고 김 과장을 깨웠다.
"과장님 이제 철수하고 올라가야죠 모자란 잠은 차에서 주무세요"
"쓰...읍 뭐라고 철수 아니 낚시는 안 하고 철수해"
"이런 염벙헐놈 자다가 남의 다리 긁고 자빠졌네 지금 뭔 낚시를 한단 말이야 자빠져 잘 때는 시간 가는 줄도 몰랐을 것이다"
라고 속으로 말하며 노려보았다.
"과장님 시간이 늦어서 이젠 철수를 해야 하는데 어쩌죠"
"이거 낚시 온 것이 아니라 잠자러 온 거구만 니미 이런 날도 다 있네"
"하하하 그러게 집에서 쉬시지 뭐 하러 피곤하신 데 따라나섰어요?"
"그러게 말이야 이렇게 후회할 줄 알았으며 집에서 자는 건데....."
그러며 입가에 남은 침을 닦았다. 상민은 짜증 나는 것을 참고 또 참았다.
저수지에서 철수를 하고 시내를 지나는데 길가에서 할머니 한 분이 봄나물을 팔고 계셨다.
갑자기 김 과장이 차를 세우란다.
"어이 김 대리 저기 할머니 옆에다 차를 좀 세워주게"
"아니 나물 사시게요?"
그냥 미소만 보였다. 그리고 차를 할머니 옆에다 주차를 하였고 김 과장은 차에서 내리더니 할머니께서 팔고 있던 봄나물을 다 사서 차에 타는 것이 아닌가.
"김 대리 봄나물 좋아하나?"
"저야 좋아는 하는데 혼자 살다 보니 해 먹을 줄을 몰라서요 하하하"
멋쩍게 웃어 보였다. 사실 봄날 입맛 없을 때 봄나물 한 접시면 밥 한 그릇 뚝딱 이였는데 그렇게 김 과장이 말하니 갑자기 어머님께서 해 주시던 나물이 생각이 났다. 군침도 돌고 그런데 김 과장은 뭐 하려고 저렇게 많은 나물을 산 것일까 하고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상민은 김 과장에게 물었다.
"과장님 무슨 봄나물을 그렇게 많이 사시는 겁니까?"
"아.... 예전 우리 어머님이 생각이 나서...."
말을 다 하지 못하고 말끝을 흐렸다. 상민은 그런 김 과장이 조금은 우울하게 보여서 다시 물었다.
"왜요? 어머님께서 나물을 맛나게 해 주셨나 봐요?"
"아니 예전 우리 어머님께서 나 그리고 형님 두 분 학비를 저렇게 나물을 팔아서 우릴 대학까지 졸업을 시키셨거든 그리고 어머니는 늘 다 팔기 전에는 절대 집에 들어오시는 일이 없었어 그래서 저 할머니도 그럴 거라는 생각을 하니 그냥 갈 수가 없잖아"
"아니 그럼 늘 그렇게 하시는 겁니까? 할머니들이 봄나물을 팔고 계시면 언제나 떨이를 하시는 겁니까?"
"응 그래서 집사람과 다투기도 하지... 하하하 그런데 저런 할머니를 보면 돌아가신 어머님이 그리운걸 어쩌나 허허허"
김 과장의 눈가에는 작은 이슬이 맺혔다. 상민은 오늘 김 과장이 보여 줬던 모습에 화가 많이 나 있었지만 그 말 한마디에 확 풀렸다. 그리고 상민도 집에 계시는 어머님 생각에 다음 주말에는 봄나물이나 한 아름 사서 집에 가야지 하며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었다.
그렇게 저녁을 밤으로 향해 가고 있었고 고속도로의 불빛들이 만드는 한 폭의 야화는 오늘도 변함없이 아름답게만 보였다. 그렇게 가슴 따뜻하게 느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