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붕어

낚시 소설 붕어-용왕님 용왕님(2)

by 한천군작가

"워메 그런 싸가지 없는 인간이 있단 말이지라 참말로 시상이 무섭당께 구신은 뭐허는지 몰러 그런 싸기지들 잡아 가덜 안고 말이여"

"하하하 그런니께 말여유"
"참 그런 사람들 때문에 낚시 면허제란 말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사장님 만약 낚시 면허제가 시행이 되면 어떻게 단속을 할까요?"
"허허허 전국의 저수지 허고 바닷가에 짭새가 깔리것제"
"하하하 그거 진짜 우스운 일 이네유. 그라먼 뭐 우리 같은 시골 사람들허고 싸움도 없을 거고 좋겠네유"
"허허 모르는 말씀 마시랑께요 고거이 시행이 되먼 짭새다 시청 공무원이다 해서 난리를 부릴 것 아녀 그람 뭐시냐 낚시하고 있으면 고것들이 와서 잠시 검문 있것습니다 면허증 좀 보여 주시랑께요 헐 것이 아녀 허허허" "하하하 그럼 진자 웃기겠네요 정부는 좋겠네요 그럼 스티커 발부하고 세금 걷어 들일거 아닙니까 하하하"
그렇게 세 사람의 웃음소리가 저수지를 메아리쳤고 농부는 다시 논으로 가 하다 만 일을 다시 시작하였다. 상민도 한 사장도 낚시를 계속했다.
그런데 상민의 머리엔 좀 전의 그 이야기가 떠올라 혼자 미소를 지었고 또 한 편으로는 쓰레기 투기에 대한 안쓰러움에 머리가 아파 왔다. 그때 한 사장의 찌가 쑤..욱 올라왔고 한 사장은 급하게 챔질을 한다는 것이 다른 낚싯대를 들어 올렸다. 그 순간 낚싯대가 저수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워메 그놈의 술이 왠수여 나가 딱 한잔만 한 것인디 뭐시 이로코롬 나를 헛지랄 허게 만드는 것인지 참말로..."
"하하하 그러고 있을 시간에 낚싯대를 건질 생각을 하셔야죠"
"나가 안 그래도 그 궁리 중이여" 하며 낚시가방에서 원투 대를 꺼내 들었다. 바늘 대신 무거운 추가 하나 달렸고 뭔 갈고리 같은 걸 달아 던졌다. 손수 만든 것이란다 이런 경우를 위해서 만들었다는데 아직 한 번도 써 보질 안았단다.
"그거 언제 한 번 써 보셨어요?"
"아니 오늘이 첫 개시여"
그리고는 몇 번의 투척 끝에 낚싯대를 걸었고 건져내기 위해 릴을 감았다.
상민은 물로 조금 들어가 낚싯대를 잡았고 묵직한 무게를 느끼며 대를 고추 세웠다. 원투 대를 던져 버리고 한 사장이 상민의 손에 들려 있는 낚싯대를 낚아채며 힘 겨루기를 하였다. 그렇게 몇 분의 시간이 흐르고 끌려 나온 놈은 월척이었다. 아니 대물이었다.
"워메 이것이 붕어가 맏는겨 잉어 새끼는 아니것제 하하하 나두 이제는 월척 조사여 아니 대물 조사여 하하하"
얼마나 기뻤으면 그렇게 좋아 그 자리에서 팔짝팔짝 뛸까 하며 한 사장에게 축하한다고 말했다.
"사장님 축하합니다. 보세요 돼지머리가 효과가 있잖아요"
"용왕님 용앙님 감사합니다 30년 낚시 인생에 이렇게 큰 기쁨을 주셔서 참말로 감사하구만요 진짜로..."
그러면서 저수지를 보며 큰절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상민은 웃음이 절로 나왔지만 그 모습을 보고 그냥 숙연한 모습으로 바라만 보았다.
"뭣허 김 대리도 우리 용왕님께 절 안 허고"
얼떨결에 상민도 절을 하였다. 그리고 일어서는데 한 사장이 붕어를 계측하였다. 오차 하나 없이 41Cm였다. 한 사장은 그놈을 들고 물가로 가서는 상민에게 말했다.
"어이 김 대리 나 사진 하나만 밖아주지"
"네.. 에 그래야죠 이게 그냥 대물입니까 무려 30여 년을 기다린 기다림의 답인데 안 그래요 하하하"
그러면서 상민은 한 사장이 대물을 들고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한 사장은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웃으며 사진을 찍었고 그런 다음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닌가 붕어를 놓아주는 것이 아닌가.
"용왕님 용왕님 우리 용왕님 이 놈을 나가 돌려 보낼랑께 이 놈 보다 적은 놈으로 손맛 보게 해 주쇼잉"
그러면서 방생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 행동이 처음에는 이상하게 보였는데 이상하게도 한 사장의 그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하하하 그렇게 방생을 하면 어탁은 어쩝니까?"
"어탁 대신에 사징을 크게 확대해서 걸어두면 될 것 아녀 허허허"
상민은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을 하여 한 사장에게 장난을 걸었다.
"어... 어"
"왜 그려 뭐가 이상한겨?"
"이거 어쩌죠 필름을 넣는다는 것을 까먹었어요"
"뭐시여 이 미친 넘 그걸 넣도 않고 찍었단 말이여 워메 사람 미치겄구마이 차라리 나 보고 미치라고 혀 워미 땀나는 거"
팔딱팔딱 뛰는 모습이 너무 우스웠다.
"하하하 전 뭐 농담두 못하나요 하하하"
"뭐시여 이 썩을 종자가 사람 수명을 단축시키구 지랄이여"

하며 상민의 이마를 때렸다. 상민은 아프기는커녕 그 모습이 이쁘게 보였다.

다시 두 사람은 낚시를 시작하였고 쏟아지는 입질에 어깨가 아플 정도로 붕어를 낚았다. 그러다 한 사장의 3 칸대에 입질이 왔다. 머뭇거리듯 반 마디씩 반 마디씩 올렸다 한 사장은 숨죽이고 찌를 바라보다 어느 순간 챔질을 하였다. 상민의 예상대로 힘쓰는 모양이 적은 씨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 듯 짱짱한 힘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그 힘을 제압한 꾼의 위대 함이랄까 붕어는 공기를 두어 차례 마시고 끌려오기 시작했다. 한 사장이 방생한 놈보다는 조금 작았지만 그래도 대물 이였다.
"한 사장인 이거 오늘 뭔 날이십니까?"
"허허허 그라제 뭔 날이제 자가 대물 조사로 등극한 날 아닌 감"
"아이구 대물 조사님 하하하 그런데 이건 얼마나 나가는지 한 번 길이를..."
상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사장은 계측을 시작하고 있었다.
"워메 39Cm여 아따 쫌만 더 딱 1Cm만 더 하며 다시 계측을 하는 것이 아닌가"
"아이구 그런다고 늘어난답니까?"
"누가 아는감 늘어날랑가. 허허허"
얼마나 그리워하던 월척에 대물인가 그래서 저렇게 더 집착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상민은 어떻게 된 것이 9치 붕어를 잡은 것이 고작 이였다. 상민은 은근히 배가 아파 왔다. 사돈이 논을 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상민이 놀부도 아닌데 왜 갑자기 배가 아픈지 화장지를 들고 나무 뒤로 가 앉았다. 좀 있으면 아카시아가 피고 밤꽃 향이 시골 아낙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계절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볼일을 본 후 자리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것은 또 무슨 광경인가. 아니 한 사장이 대물 급 붕어를 또 한 수놓고 계측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상민은 바지를 올리며 달려가 다시 확인을 하기 위해 살림망을 들어 보았다. 그런데 이게 뭔 일인가 한 사장의 살림망에는 모두 대물인 붕어가 여섯 마리나 들어 있었다. 그렇다면 저기 지금 계측을 하고 있는 붕어까지 일곱을 낚았단 말이지 않은가.
"아니 한 사장님 용왕님께 진짜 큰절을 해야겠습니다."
"허허허 나가 시방도 그랄라고 하질 않는감 그라고 나가 붕어가 나올 적마다 큰절을 하고 있당께 허허허"
바람이 달게 느껴졌다. 어쩌면 오늘의 조과에 감사를 하듯 바람이 고개를 숙이게 만들고 있었다. 멀리서 모내기를 하던 농부도 이제는 나무 그늘을 찾아 아래로 아래로 걸었고 올려다본 하늘은 왠지 모를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용왕님 용왕님 뇌물 먹은 용왕님 워쩐다고 허구헌날 날 실망시켜 불더만 오늘은 이로코롬 인심을 후하게 쓰신다요 허허허 다름 사람은 다 뇌물 먹어도 용왕님은 아닐 줄 알았는디 고것이 아니어라 허허허 어쩔 수 없는 것이지라"
"많이 잡으셨습니까?"
농부가 뭔가를 들고 상민과 한 사장의 곁으로 다가왔고 이네 살림망을 들어보더니 상민과 한 사장을 바라보았다.
"하하하 많이들 하셨네유 이렇게 큰 놈들이 많이 낚으시다니 대단들 하시구먼유 출출한디 이것이나 함께 먹자고 왔슈...허허허"
다름 아닌 죽순 삶은 것과 막걸리 그리고 국수였다. 구수한 농촌의 향이 나는 음식들 그리고 나누는 정이 상민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아니 뭘 이런 걸 다 "
상민은 그렇게 말을 하였고 한 사장도 인사를 했다 하지만 농부는 변변치 않을 걸 권한다고 고개를 가로 흔들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먹어보는 것이라 진수성찬이 따로 없었다. 이렇게 국수에 죽순 그리고 막걸리 한잔을 나누다 보니 상민은 예전 어느 농부 아저씨가 생각이 났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낚시 소설 붕어-용왕님 용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