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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준 Feb 09. 2021

밝은 사람, 어두운 사람



밝은 사람을 보면 좋다. 닮고 싶고 자주 함께 하고싶어진다. 대책 없이 밝기만 한 사람도 좋지만 그 밝음이, 무수한 어둠을 뚫고 지나 온 밝음, 어둠 안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밝음일 땐 그 사람이 더 좋아진다.

반대로 왠지 모르게 어두운 사람, 어딘지 그늘이 있는 사람은 좋아한다는 표현보다는.. 신경이 쓰인다는 표현이 아마 맞을 것 같다. 어두운 사람.. 하지만 자신의 어둠을 과시하지 않는 사람, 스스로를 지나치게 연민하지 않는 사람, 어둠 안에만 지내려 하지는 않는 사람, 밝은 곳으로 가고파 애쓰는 사람,  그렇게 애쓰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 그런 사람들에게는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가버린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 얼굴을 떠올려 볼 때 .. 그 사람이 밝아서 좋다거나 어둡다고 좋다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그냥 ‘그 사람’이라서 좋아하는 경우가 많았다. 밝은 사람을 좋아하지만 밝지 않다는 것이 누군가를 싫어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았다.

누군가는 내게 참 밝은 사람이라 했고, 어떤 이는 나를 어둡다 말했다. 밝은 사람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던 때에도 나름의 고민들도 많았고 어둡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나는 이런 저런 희망을 품기도 소소한 즐거움에 웃는 날도 많았다.






누구든 함부로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는 당사자만의 ‘시간’이 있다. 사람은 때로 어쩔 수 없이 어두운 시간을 지나기도 한다. 자신의 의지로 되지 않을 때도 있다.      

때론 어두운 시간을 지나도 된다. 어떤 이의 빛이 어두울 때, 낯빛보다 그 사람 마음의 방향을, 그리고 태도를 오히려 보려한다. 이 사람의 마음은 어느 쪽으로 가고 싶어하는가. 얼굴에서 풍기는 어두움이 있더라도 애써 웃는 미소, 힘든 가운데서도 나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한마디의 말, 행동. 그런 사람을 보면 마음이 간다.

힘든 시간 속에 있을 때, 힘든지도 모른 채 애쓸 때, 누군가는 나와 멀어지기도 했지만, 나는 내 인생을 어렴풋이나마 스스로 응원했다. 세상은 밝은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서 어두운 이들은 자꾸만 더 어두워져가는 걸까. 혹시 지금 어두운 시간을 지나고 있어도 가끔은 한번쯤 웃어보기도, 또 아주 가끔은 자신말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오랫동안 어둠 안에 있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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