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 격포여행 3 (15.09.30~10.02)
밖에는 여전히 바람이 심하게 불고 비도 내리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할 때 아이들은 그냥 돌아가자고 하더라.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 아이들은 나름 최선을 다했으니 돌아가도 괜찮겠지’라고 정리하고 있었는데, 송라가 “채석강엔 꼭 가야 해요”라고 말했고, 초이쌤도 채석강은 5분 거리로 가까우니 가자고 말했다. 그래서 다시 우의를 입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어차피 오늘은 비바람 속에서 여행할 각오로 나온 것이니 “채석강까지만 갔다 오자”고 했다.
빗속 여행의 낭만 6 - 격포해수욕장에서 숭고의 감정을 느끼다
채석강彩石江은 지구가 어떤 식으로 형성되었는지 그 단초를 볼 수 있다. 켜켜이 쌓인 지층들은 어떤 거대한 의지에 의해 한 번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무수한 영향을 받으며 오랜 기간 동안 형성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채석강이란 단어만 들었을 때는, ‘돌을 캔다採石’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예전엔 이곳에서 어떤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돌을 캐던 곳인가 보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전혀 그런 뜻이 아니었다. 중국의 채석강과 비슷하다 하여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이고, 이곳은 바다임에도 굳이 ‘강’이란 지명이 붙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거기서 조금 걸어 격포해수욕장 쪽으로 향했다. 2006년엔 학과 후배들과 여름에 나들이를 왔던 곳이기도 하고 2009년엔 한문학원 원장쌤과 음악쌤과 함께 와서 조개를 캤던 곳이기도 하다. 너무도 익숙한 곳인데 그 때와 지금은 엄청 달라져 있었다. 그건 난개발이 됐기 때문이 아니라, 날씨와 풍랑이 만든 차이 때문이다. 그 땐 맑은 날의 바다 풍취를 만끽하며 기분이 확 트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면, 지금은 잔뜩 흐린 날씨에 성난 바다를 눈앞에서 목도하고 있으니 겁나면서도 왠지 모르게 신이 난다.
이런 양면적인 느낌에 대해 진중권은 “숭고崇高는 우리의 지각의 범위를 넘어서는 큰 범위에 맞닥뜨렸을 때 느끼게 되는 불편함, 두려움, 공포, 충격이자 인간을 압도하는 수학적 크기나 역학적 힘이다. 이때 숭고는 흔히 쾌와 불쾌가 혼합된 모순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데, 우리가 무한히 큰 어떤 것과 마주쳤을 때 그것을 알지 못해 좌절을 느끼는 불쾌감과, 그것을 마침내 극복했을 때 얻어지는 쾌감이 바로 그것이다.”라고 표현한다. 인식으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어떤 상황이기 때문에 불쾌감(겁남)을 느끼지만, 그걸 극복할 때 비로소 쾌감(신남)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정말로 이 때 감정이 숭고와 같았다.
밀물이 한창이어서 갯벌을 완전을 삼켜버렸을 뿐만 아니라 풍랑까지 높으니 해변까지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 아이들도 그 장관이 감격스러운지, 한참이나 그 자리에 머물며 떠나려 하지 않더라. 파도는 일순간에 올라와 사람을 낚아챌 수도 있기 때문에 국립공원 직원이 나와 사람들이 파도에 가까지 다가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지만, 우리를 비롯한 몇 명의 관광객들은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서 보기 위해 앞으로 나갔다. 이럴 때 보면 사람이 참 신기하긴 하다. 위험한 줄 알면 안 할 것만 같은데도 오히려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금지된 것은 욕망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인지, 어떤 짜릿한 경험은 묘한 해방감을 주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그 순간은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유쾌 상쾌 통괘한 순간이었다.
빗속 여행의 낭만 7 - 맑은 날이 아니었기에 누릴 수 있던 축복
오늘 비가 온다는 예보는 며칠 전부터 있었다. 원래 계획은 오전에 내소사를 다녀오고, 오후에는 나들길을 따라 적벽강까지 걸어가려 했는데 그럴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어제 저녁에 선배에게 다르게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 물어보니, “내소사로 걸어가는 길은 흙길이라 평소에는 흙을 밟으며 걷기 좋은 길이지만, 비가 오면 질퍽질퍽하여 여러모로 힘들 거야”라고 알려줬다. 그러면서 부안청자박물관이란 곳이 있으니 그곳을 관람하고 청자 만들기 체험을 해보는 건 어떠냐고 알려주더라. 청자박물관은 곰소항 쪽에 있었기 때문에 그곳까지 갈 수 있는 방법만 있으면 오후엔 거기에 다녀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청자 박물관에 전화를 하여 문의를 해보니, 청자 체험 시간은 정해져 있고 시내버스가 다니긴 하는데 자주 다니진 않으니 격포터미널에 가서 물어봐야 한다고 하더라.
여러모로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우의를 입고 밖에 나오니, 오히려 맑은 날에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며 다니는 것보다 더 축복받은 시간임을 알게 됐다. 이렇게 단체로 무언가를 하는 경우가 아니면 바람이 세차게 불고 비도 오는 날 우의를 입고 걸어 다닐 이유도, 파도가 심하게 치는 바다를 볼 이유도 없으니 말이다. 함께 하는 것이기에 일반적인 행동을 넘어선 행동을 할 수 있으며 함께 하기에 내심 못마땅하지만 그걸 참아가며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평생에 한 번 볼까 말까한 절경을 본 것이니, 충분히 만족한다.
빗속 여행의 낭만 8 - 걸을 땐 하나가 되고, 편함을 추구할 땐 혼자가 된다
펜션으로 돌아오는 길도 40분 정도를 걸어야 하는 길이다. 바람도 심하게 불고 무언가를 보고 난 다음에 걷는 것이라 힘이 제법 들 수밖에 없다. 다행히 비는 그쳤고 구름도 서서히 걷혀 가고 있다. 이 때 규빈이는 “학교 여행이 끝나자마자 연습을 하러 가야 하는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니, 이쯤에서 택시를 타고 가는 게 어때요?”라고 제안해 온다. 규빈이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내일 집에 가면 바로 쉴 수 있지만, 규빈이는 예외였기에 충분히 이해되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몇 명의 아이들만 택시를 타고 갈 경우 다른 아이들은 불만이 있을 수 있기에, “택시를 타고 간다고 하면 다들 택시를 타고 간다고 하지 누가 걷는다고 하겠어”라고 말을 했다. 그랬더니 바로 옆에 있던 지민이가 “저는 걸어갈 거예요. 이럴 때 운동도 하고 좋죠”라고 말을 한다. 어제 남학생들의 불만을 들었던 상황 때문에 아이들의 반발이 또 나오지나 않을까 긴장하고 있었는데, 지민이가 그렇게 말해주니 힘이 났다.
아침에 우의를 사러 콜택시를 불러 나오며 택시 기사님에게 물어보니, “이곳에서 그냥 택시 잡기는 힘들고, 꼭 콜을 해야 해요”라는 말을 들었기에 선뜻 택시를 타고 가자고 하기도 그랬다. 그래서 마트 근처에 도착해서 ‘택시를 탈건지, 말 건지?’를 물어보니, 의외로 걷자고 하는 아이들이 많더라. 아마도 ‘택시비는 개인이 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걷는 것으로 최종 결정되려던 찰라, 우연처럼 마트 주차장에 택시 한 대가 들어섰고 아이들은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정말 택시를 타야 하는 아이들만 한 대의 택시에 타기로 했는데, 그 때 민석이와 지훈, 현세, 태기, 승빈이가 나서는 것이다. 규빈이는 택시를 타고 가야 했기에 초이쌤은 태기를 불러 규빈이가 탈 수 있도록 했으며, ‘감기 때문에 택시를 타야 한다’던 승빈이에겐 그 정도 감기면 충분히 걸어가도 된다며 택시에 타지 못하게 했다. 그러자 승빈이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몰라준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솔직히 내 입장에선 그런 승빈이의 태도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감기가 그렇게까지 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도 될 법한대도 ‘타고 가지 않으면 내가 손해다’라는 생각만 강했기 때문이다. 그 때 4명이 탔음에도 한 사람 더 타도 된다고 하자 초이쌤은 무척 억울해 하는 승빈이가 탈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당연히 태기는 “내가 타려 할 땐 타지 못하게 막고서 왜 멀쩡한 사람(민석, 지훈, 현세)은 타도 아무 말 하지 않았냐?”고 불평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봐서 호연지기浩然之氣가 조금이라도 생겼을 줄만 알았는데, 역시나 어떤 일에 있어서는 여전히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봐야 했던 순간이었다.
걷는다는 것 1 - ‘걷는 것=시간낭비’가 되는 사회구조
격포해수욕장 근처에 펜션을 잡아도 됐을 텐데 이번엔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펜션을 잡았다. 격포터미널까지 가기 위해서는 40분 정도를 걸어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솔직히 내 입장에선 이런 상황 자체가 맘에 들었다. 집 앞까지 버스가 다니고, 조금이라도 걸을라치면 손해를 보는 거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도시문화(서울문화)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송파동으로 이전하기 전에 단재학교는 둔촌동에 있었는데, 둔촌역에 내려 학교까지 걸어오려면 1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그걸 걷기 싫었던 아이들은 역 바로 앞에 있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굳이 한 정거장을 온 후에 내려 학교로 오곤 했다. 그러면서 “버스 한 번 타면 편하게 올 수 있는데 굳이 뭐 하러 걸어요?”라고 당연한 듯 말하곤 했다. 한국 사회는 지극히 편한 사회이고, 사회 곳곳에서 ‘불편을 감수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라고 무의식중에 주입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편한 게 있음에도 억지도 불편할 필요는 없지만, 걷는다는 것을 시간 낭비 정도로 생각하는 것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걷는다는 것 2 - 걷는다는 건 나를 맞아들이는 시간
초등학생 때 ‘새우깡 가격=버스비’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땐 교회가 끝나면 집까지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그 때마다 고민을 했었다. 하찮은 고민처럼 보이지만, 어린 아이에겐 실존적인 고민이었다. 바로 버스를 타고 편하게 갈지, 새우깡을 먹으며 걸어갈지 고민했던 것이다. 언젠가 더 어렸을 때 형과 코아백화점까지 걸어갔다가 맛살을 사먹고 걸어서 돌아온 적도 있었기에 걷는 건 그냥 일상의 한 부분이었다. 그렇게 자라왔기에 나에게 걷는 것이란 ‘고역’이나 ‘시간 낭비’가 아닌 ‘세상 구경’의 다른 말이었다.
나의 과거를 아이들에게 그대로 강요할 수는 없다. 더욱이 도시문화에 자연히 녹아든 아이들에게 그런 식의 말을 하는 것은 ‘옛날 옛적에’라는 말처럼 고리타분하게 들릴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하지만 나의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서건, 도보여행을 통해서건 걷는 것이 주는 여유로움의 의미, 편하기에 오히려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깨달음, 빠름 속에 놓치고 지나친 것들에 대한 후회를 알게 되었기에 조금이나마 아이들도 그런 부분들을 간접 체험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게 모든 아이들에게 자연적으로 느껴질 순 없겠지만, 적어도 아까 전에 지민이가 한 말처럼 “저는 걸을래요.”라는 말 속엔 내 경험과 비슷한 어떤 정감이 있으리라 믿고 싶다(다음 날 새벽엔 엄청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사족이지만, 조카는 태어난 지 19개월이 되었는데 얼마 전부터 걷기 시작했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번쩍 일어서더니 곧잘 계단까지 오르락내리락하게 되었다. 그런데 더 신기한 점은 늘 기어 다니며 그만큼의 시선에서 세상을 보던 아이가 일어서며 전혀 다른 세상을 보게 되자 아주 활발하게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에너지가 넘쳐나니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가며 한 순간도 쉬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힘으로 맘껏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신날 것이고, 기어 다니며 보던 세상과는 서서 보는 세상이 다르기에 신기해서 그럴 것이다. 어찌 보면 이게 인간에게 ‘걷는 것’이 갖게 되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걷는 건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활동이며 그로 인해 삶을 깨우쳐 가는 과정 말이다. 그런데 사회화 되며 걷는 것을 차츰 멀리하게 되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둘째 날 밤의 감상 1 - 나를 빗대어 너에게 말하다
펜션에 돌아와서 저녁엔 통닭을 시켜서 먹고 아이들은 일찍부터 놀 채비를 했다. 오늘은 노는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았기에 아이들은 밤새도록 놀 수 있다. 그러니 나는 다른 방으로 와서 여행기도 정리하며 개인 시간을 보냈다. 그 때 승빈이도 조금 놀다가 감기 기운 때문에 일찍 자야겠다며 방에 들어와 눕더라. 그래서 자연히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 때 나눈 이야기는 ‘직면하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자신에 대해 잘 알기 위해서는 자신을 좀 더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는데, 그걸 막는 게 ‘유리멘탈’이라 이야기 했다. 어떤 말에 쉽게 휘둘리며, 상처 받는 것을 신조어로 ‘유리멘탈(유리처럼 쉽게 깨질 정도로 정신이 약한 것)’이라 하는데, 어찌 보면 남을 그만큼 신경 쓴다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자신에 대해 직면하려 하기보다 회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에 대한 생각을 스스로 정리하든, 거울을 통해 내 자신을 받아들이든 내가 느끼는 그대로의 내가 있을 텐데, 그런 인식에 혼선이 생긴다는 뜻이다. 바로 사회적인 나, 어른들에 의해 정의된 내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이상적인 나’로 자리 잡혀 ‘현실 속의 나’를 거부하게 만든다. ‘이상적인 나’는 있어본 적도 없는 나의 모습일 뿐인데도, 그걸 자신의 모습으로 착각하고 있으니 현실의 나는 무척 한심해보이고 비루해 보이는 거다. 그러니 거울을 볼 때에도 자신의 옷매무새, 얼굴 어느 것 하나 맘에 안 들기에 거울을 피하게 되며, 사람과의 만남도 기피하게 된다. 언젠가 현세는 ‘자신의 예전 모습이 한심했다’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 그런 인식이 바로 ‘이상의 나’와 ‘현실의 나’의 괴리 때문에 나온 말이다.
승빈이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어찌 보면 쉽게 흔들리고 자꾸 도망만 치려 하는 내 자신에 대해 말하고 싶었기에 자기 고백하듯 말한 것인지도 모른다. 여행 둘째 날 밤에 여러 감상이 어린다.
둘째 날 밤의 감상 2 - 그대들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지금 시간은 8시 16분이다. 밖에서 아이들은 다시 게임이 한창이다. 어제처럼 369로 시작해서 게임의 열기가 무르익고 있다.
9명의 아이들이 모여 어울려 노는 모습이 보기 좋다. 단재학교는 무학년제로 학년의 구분이 없이 함께 수업 받고 생활하는 곳이기에 나이에 따른 대우라는 게 없다. 일반적인 생각을 지닌 사람이라면 이런 무학년제의 독특한 분위기가 개념 없어 보이거나, 버릇없어 보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 사는 곳에서의 나이란 어찌 보면 숫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어른들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나이에 상관없이 자기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 하는 것들이 종합적으로 자신을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다. 어설프게 보이면 그게 누군가에겐 빌미가 되어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하거나, 또 너무 완벽해 보이면 그것대로 남남처럼 느껴져 홀로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단재학교에서 4년을 생활하며 승빈이와 민석이 같은 경우는 그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들이다. 그러다 보니 이 아이들이 단재학교라는 사회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하여 가는지를 세세히 볼 수 있었다. 둥 떠서 아무 존재감이 없던 시간에서부터 이젠 무언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시간까지 가감 없이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런 모습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함께 지지고 볶고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분 좋다. 단재학교에서 첫 여행은 보길도로의 여행이었는데 그 때 둘째 날 저녁에는 비가 내렸다. 그 때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날 저녁에도 그런 행복은 여전했다.
목차
9월 30일(수) 나의 역사가 스민 부안을 교사로서 다시 찾다
큰 문제는 결정이 쉽지만, 작은 문제는 오히려 결정이 어렵다
나의 아픔이 산산이 부서진 변산에 교사가 되어 가다
그대에게 변산이란?
문제는 일의 발생이 아닌, 해결하려는 의지
걷는 건 고생하자는 게 아닌, 삶을 오롯이 느끼자는 것
걷는다는 게 불이익이 되는 구조
‘갤럭시 그랜드 맥스’가 그랜드(완전한)인 이유?
손수 만든 음식을 남에게 대접한다는 것
빗속 여행의 낭만 1 - 어떤 완벽한 여유로움
빗속 여행의 낭만 2 - 중 2 때의 추억
빗속 여행의 낭만 3 - 자신이 뜻이 어긋난 곳에 싹트는 여행의 묘미
빗속 여행의 낭만 4 - 우의를 통해 본 옷의 원래 의미
빗속 여행의 낭만 5 - 비바람 속에서 음식점 찾아
빗속 여행의 낭만 6 - 격포해수욕장에서 숭고의 감정을 느끼다
빗속 여행의 낭만 7 - 맑은 날이 아니었기에 누릴 수 있던 축복
빗속 여행의 낭만 8 - 걸을 땐 하나가 되고, 편함을 추구할 땐 혼자가 된다
걷는다는 것 1 - ‘걷는 것=시간낭비’가 되는 사회구조
걷는다는 것 2 - 걷는다는 건 나를 맞아들이는 시간
둘째 날 밤의 감상 1 - 나를 빗대어 너에게 말하다
둘째 날 밤의 감상 2 - 그대들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새벽 산책 1 - 뜻밖의 제안 & 교사된 뿌듯함
새벽 산책 2 - 사람은 누구나 주변사람들의 영향을 받는다
새벽 산책 3 - 시간의 더께만큼 돈독해진다
안녕hi 변산, 안녕bye 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