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 자유 + 문화 = 직업

앞으로는 어떻게 할지 고민해보자

by 신거니

그동안 브런치를 통해 내가 왜(Why) 퇴사를 했는지, 왜 다른 일을 하고 싶은지 쭉 이야기했다. 이제 어떻게(How) 내 직업(Job)을 정의하고 만들어갈지 서술해보려 한다. 사실 퇴사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타인의 질문은 대개 무엇(What)을 할지에 집중된다. 대개 다음과 같다.


- 그래서 퇴사해서 무슨 일 할 거야?

- 요즘 어떤 직장이 잘 나간다던데.

- 유튜버 하려고? 레드오션이라는데.


물론 이런 질문도 의미가 있다. 내 속사정까지 모르는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의문이기도 하다. 다만 순서가 잘못되었다.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려면 우선 스스로에게 왜 이것이 문제인지 물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자연스레 어떻게 해결할지가 도출되고, 무엇을 할지도 구체화된다.


왜 그것이 문제인가 (Why) ▶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How) ▶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What)


이전 포스팅으로 문제(퇴사와 그 후의 일)를 정의하고 그 기저에 있는 동기를 살펴보았다. 동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


1) 업무

2) 경제적 자유

3) 문화


내가 퇴사를 한 이유는 1) 업무가 내 흥미와 재능에 맞지 않아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2) 월급만으로는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없고 3) 같이 성장하며 협력적으로 업무 할 수 있는 사내 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아서다. 물론 알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이 위의 사항을 만족시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그래서 자연스레 '이직을 하기 위한 퇴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갖기 위한 퇴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뭔가를 온전히 준비해서 나오기에는 회사 생활은 괴로울 따름이었고 또 쉽사리 번아웃이 되었다. 퇴근 후에는 거의 한 시간 동안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지친 몸을 이끌고 이것저것 해봤지만 내 유리체력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직장에 발을 걸치고 있다 보니 안정성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안주하게 되는 단점도 있었다. 천상 귀차니스트인 나에겐 조금 더 센 처방이 필요했다.


난 모두가 퇴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퇴사를 하든 하지 않든 다음 스텝에 대한 고민은 계속해야 한다. 책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을 쓴 김은주 작가는 이직을 정말 하지는 않더라도 입사 지원은 해보라고 조언한다. 이력서를 넣다 보면 자기 현재 위치도 알 수 있고 세상을 보는 눈도 더 넓어질 수 있다.


작가의 말처럼 우린 누구나 저마다의 우물에 들어있는 개구리다. 하지만 계속 그곳에만 있으라는 법은 없다. 또 사람이 닥치면 어떻게든 하게 되어있다. 나 역시 (남들이 보기엔) 무작정 퇴사했지만 운 좋게 인턴 자리도 얻어 일하고 있고, 다음에 무슨 일을 할지 계속 고민하고 시도하는 중이다. 물론 생활비를 어느 정도 모아두었고, 본가에 들어와 나가는 돈을 아낄 수 있게 되어 가능한 일이었다. 번지점프를 하기 전에는 다리에 줄이라도 묶어야 한다.


부끄럽게도 구체적인 직업명을 대라고 하면 아직 할 말이 없다. 그저 막연하고 두루뭉술하게 대답할 뿐이다. 조금 더 구체화하고 싶다. 소소하게나마 결과물을 보여주고 싶다. 매일같이 쓰고 있는 브런치 포스팅도 계획의 일환이다. 올해 3월에는 브런치 원고를 모아서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나 자신을 '어쨌든 글 쓰는 사람'으로 정했다면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에서다.


'그래서 퇴사하고 뭐하려고?'라는 질문에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경제적 자유도 얻는 꿈을 이룰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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