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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

여긴 어디? 우물 안인가, 밖인가?

by 조은돌

자신이 살아온 경험과 생각만이 옳다고 우기면서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을 우물 안 개구리라고 한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 보면 우물 밖을 경험하거나 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는 개구리가 우물 밖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인식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불가능하다.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영역은 우리 인식 외부에 존재한다. 우리는 그런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알 수 없다.

그러니 논리적으로 따지면 우물 안 개구리의 무지를 너무 탓하면 안 된다.

플라톤은 그림자 동굴의 우화를 통해 그림자만 평생 보고 산 사람은 그림자를 세상의 실체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장자는 꿈속의 나비가 지금 장자가 된 꿈을 꾸는 것이 아닐까라는 선문답을 던졌다.

부처는 삼라만상이 다 공하다는 색즉시공의 화두를 세상에 내놓았다.


세 분 모두 이 세상 자체가 커다란 인식의 오류를 만드는 하나의 우물이라는 것. 이것을 벗어나라고 이천 년 전에 이미 설파했다.


이천 년 동안 인류는 과학과 문명,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왔다. 양자역학으로 미시세계를 들여다 보고 빅뱅 같은 우주 기원에 대한 이론도 만들었다.


그래서 이천 년이 지난 지금 우린 우물 밖 세상으로 나온 걸까?

우물 밖으로 나와보니 사실은 여기도 그냥 더 큰 우물 속이라면?

우리는 결국 언젠가 모두 각자의 우물을 떠나 밖으로 나가야 한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죽음을 맞기 때문이다.

플라톤, 장자, 부처는 아등바등 사는 현생이라는 우물을 빠져나와 죽음 너머의 우물 밖을 보고 온 선각자들 인지도 모른다.


예수님과 부처님도 우물 밖을 보고 오신 다음 우물 속 중생들에게 우물 밖 세상에 대한 깨우침을 주려 하신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대다수는 작은 우물이든 큰 우물이든 대개 그 속에 앉아 있다. 각자 살아가면서 죽음이 아닌 방법으로 우물 밖으로 나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기를.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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