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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웬 Nov 01. 2024

나의 꿈, 나의 가치관

그리고 우리의 미션, 우리의 핵심가치


당신의 직업은 당신의 목적이 아니다.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세상에 베풀고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라. 세상에 보탬이 되는 당신의 재능을 찾아라. 당신의 마음에는 당신을 격려해 주는 놀라운 힘이 있다.

신수정 <일의 격> p.153 | 가미오카 신지 <결국 재능을 발견해 낸 사람들의 법칙> 중에서



20살, 미국에 교환학생 갔을 때의 일이다.

잘하지도 못하는 영어로 카페테리아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며 대화를 이어가던 중 친구가 묻더라.



What's your dream?



꿈이 뭐냐는 질문에 나는 자연스레 국제회의 기획사라고 답했다. (그 당시에는 그 일이 하고 싶었다.) 그 말을 듣자마자 큰 소리로 웃던 친구가 한 말이 스무 살의 나에게 꽤나 충격적이었다.



그건 네가 하고 싶은 일이지 꿈이 아니야.

꿈은 뭐랄까? 너의 인생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거야. 훨씬 더 크고 위대한 것!



그때부터였다.

내가 꿈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 건.



우리는 어려서부터 커서 뭐가 되고 싶냐, 장래 희망이 뭐냐, 꿈이 뭐냐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란다. 무의식 중에 '꿈'이라는 단어를 하나의 직업으로 정의하도록 사고하게 된 것이다. 지혜로운 어른과 대화할 때나, 챗 GPT를 쓰면서도 매번 느끼지만 중요한 것은 스마트한 답이 아니라 지혜로운 질문이며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의 양에 따라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를 규정짓는다.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정해진다는 말이 꼭 들어맞다. 영어로 소통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내 세계가 크게 한번 확장되었고, 스페인어를 하게 되자 더욱 넓어졌다. 한번 넓어진 세계는 다시 좁아지지 않았다. 그리고 독서를 통해서 모국어인 한국어 어휘가 늘어나면서 내 생각을 조금 더 적확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되자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하는 세상의 밀도가 높아졌다.



아무튼! 잠시 옆으로 샜지만, 오늘 아침에는 <일의 격>에서 개인의 성장 파트에 이어 조직과 리더십 관련 파트를 읽었다. 그런데 연결되는 키워드가 보인다.



우리가 늘 삶에서 각자의 꿈과 가치관에 대해서 말하는 것들을 확대해서 조직이나 기업에 적용해 보면 미션과 핵심가치라는 어휘로 바뀌는구나! 표현은 달라졌지만 결국 본질은 같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의 꿈 = 조직의 미션

나의 가치관 = 조직의 핵심가치



나의 꿈.


스무 살의 나, 20대의 나로 잠시 돌아가보자면 나는 교육에 관심이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기회가 없는 사람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 대상은 주로 어린이들. 재단을 설립하고 학교를 짓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도 했다.



30대인 지금은, 학교를 짓는 일은 수많은 곳에서 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운영을 잘하는 곳은 과연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건물은 있지만 선생님이 없어서 배움을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도 보이고, 배움에 필요한 물자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이것이 너의 꿈이야?



나는 무엇을 베풀 수 있고 세상에 보탬이 될까?

나의 재능은 무엇일까?

단순하지만 너무 큰 질문이다.



내가 살아있다고 느낄 때는 어떤 형태로든 '창작'을 하고 내 안에 있는 것을 꺼내어 세상과 공유하는 순간,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 삶에 작은 변화를 불러일으킬 때이다.


내가 쓴 글을 통해 누군가 위로나 용기를 얻을 때,

나의 그림을 통해 누군가 쉼과 에너지를 얻을 때,

수업을 듣던 아이들이 저도 모르게 '아~!'하고 이해된다는 탄성을 터트릴 때가 그렇다.



기획한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며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멕시코를 여행하며 실시간으로 발행한 여행 레터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거나 일상에 신선함을 가지게 된다는 답변을 받았을 때,

직접 찍은 여행 사진들과 여러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획한 전시회에 오신 분들이 각자 받은 감동과 추억을 꺼내어 주었을 때,

내가 좋아하는 요가를 통해 함께 시간을 보내며 몸과 마음의 쉼을 얻었다는 후기를 들었을 때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랬다. 나의 경험과 깨달음이,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전해져서 마음에 위로와 힘을 주는 순간, 막혀있던 답답함이 풀리는 순간 나는 살아있다고 느낀다.



내 삶의 미션과 핵심가치를 다시 한번 더 정리해 볼 필요성이 느껴진다.


매일을 살아내다 보니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방향을 놓칠 때가 참 많다. 내 삶의 목적, 내 꿈은 무엇일까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는 아침이다. 내가 중요시하는 가치관들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지만 차분히 한번 정리해 봐야겠다.



내가 단기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내가 선택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또다시 어려운 문제에 봉착한 느낌이다. 나의 정체성을 한번 짚고 넘어가는 일.

(아니 근데, 리더십 파트를 읽다 보니 머릿속에 몇몇 사람들과 경험이 스쳐 지나간다. 본받고 싶은 사람들도 떠오르고, 반면교사 삼아야 할 사람들도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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