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기록의 결 02화

[기록의 결] #02 흐르는 강물, 흐르는 사람들

지나간 하루, 작은 시간 속에서

by 결이

요즘 회사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직원들이 하나둘씩 떠나간다.
좋은 기회가 있어 이직을 선택한 사람,
상사와의 갈등 끝에 등을 돌린 사람,
혹은 단순한 개인 사정으로 조용히 자리를 비운 사람들.


지난 몇 년간 바쁜 일정으로 정신없이 달려오다 보니
나도 어느새 기근속 부류에 들어가게 되
그래서인지 떠나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낯설지 않으면서도
마음 한켠을 살짝 건드린다.

오늘은 중요한 심사가 끝나고
몇몇 동료들과 간단한 식사를 했다.
오늘따라 센터장님의 분위기가 평소와 달랐다.
말수도 적고, 어딘가 멍한 표정. 뭔가 내려놓은 느낌.
조용히 많은 것을 정리하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오랜 시간 직속으로 연락을 주고받아온 관계다.
처음엔 다소 불편한 사이였지만,
시간이 흐르고 쌓이다 보면
미운 정도, 슬며시 정이 된다.

혹시 그분도 이제 떠날 준비를 하는 건 아닐까
그런 예감이 스쳤다.
상상일 수도 있지만,
그 감정은 묘하게 진해져서 가슴 어딘가에 남는다.

그 순간, 문득 내 상황도 겹쳐 보였다.
남의 자리를 걱정할 위치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직, 퇴사, 변화, 그리고 흐름
그 모든 단어가 나를 향해 조용히 밀려왔다.

사는 게 원래 이런 건가 싶다.
흐르는 강물처럼,
사람도, 자리도, 마음도 그렇게 흘러간다.
붙잡으려 할수록 멀어지고,
내려놓으면 오히려 또렷이 남는다.

오늘 느꼈던 감정은 그렇게
삶이 조용히 파도치는 방식으로,
내 하루에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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