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이라 쓰고 보조원이라 읽으며, 책임감이 부여될 때만 아주 간혹 의사라는 역할이 부여되는 1년간의 인턴수련이 끝났다. 마지막 당직은 너무나 핫했고, 유종의 미란 어려운 것이었다.
병원을 떠나기 전 짐을 싸고 돌아본 지난 1년은 정말 어쩌다 보니 흘러가 있었다.
ABGA(동맥혈채혈) 하나에 30분씩 걸리며 11층 병동에 갇혀 강제 금식을 당했던 3월 내과 인턴은, 어쩌다 보니 ABGA를 한번에 성공하지 못하면 자존심 상하는 인턴이 되었다. 처방약 하나하나에 쩔쩔매던 7월 거제도 파견 인턴은, 어쩌다 보니 어느 정도 약 이름을 외우고 다니는 인턴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어쩌다 보니 분노의 외상외과 인턴이 된 채, 하루에도 여러 번 인성에 대한 고민을 하며 마지막 하루를 보냈다.
이 직업의 신기한 점은 처음엔 너무 막막해 보이던 것들이 하다 보니 하게 된다는 것이다. 레지던트 1년 차가 되는 것과 병원을 옮기는 지금도 앞날이 너무나 막막하다. 하지만 또 어쩌다 보면 꽤 쓸만한 전문의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동기들 모두 제각각 본인의 길을 찾아갔다. 이 친구들이 없었다면 지난 1년간의 인턴, 지난 5년간의 병원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없었을 것이다. 좋은 동기들을 만났음에 감사하고 같이 성장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덕분에 두고두고 간직할 너무나 값진 추억을 가져간다. 각자의 자리에서 더 멋진 선생님들로 성장하길. Wish you the best on the next chapter gu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