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둘째엄마
일상 속에서 우리는 기쁨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날보다 따뜻한 햇빛, 평소보다 밥 잘먹는 아기, 생각보다 감동 깊었던 책,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많은 일들로 시작했던 하루, 살빠진 기록 등 사소한 것들은 우리를 미소짓게 한다.
아직까지 추운 날씨 속에 4개월된 2살 아기와 3돌 지나지 않은 4살 아기를 독박육아 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없는 48년된 3층 아파트라 신랑 없이는 밖에 나가지도 못했다. 간간히 시어머님이 손녀들을 교대로 데리고 가주시는 배려 덕분에 낮잠도 자고 논문도 읽기도 한다. 유난히 춥다는 주말에도 집에 있었던 바람에 8일만에 쓰레기 버리고 이사온 동네를 구경하러 나갔다. 감옥 탈출한 기분이었다. 심한 코로나가 잠시 멈춘거 같아 스타벅스에서 공짜쿠폰으로 커피를 마셨다.
친정 엄마가 전화오셨다 “뭐하니?” “밖에 나왔어” “또 커피 마시나? 세상에서 할 일 없이 그런데 돈쓰고 시간 쓰나?”라고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나도 돈이 궁핍할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돈도 잘모으고 여유를 즐길 수 없는 육아로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다. 아기들이 없는 곳에서 조그만 차한잔으로 까페에서 인터넷으로 글도 읽고 생각도 할 수 있는 것을 즐기고 싶었을 뿐이었다. “말씀 그렇게 하지 마시라. 나는 8일만에 처음 밖으로 나왔단 말이야 요즘 친모들도 자신의 아이들 학대하는 마음 와닿을 정도로 이해된다” 이 말을 하자마자 엄마의 삐죽거림은 쏙 들어갔다.
티티새라는 작가님도 나와 마찬가지로 스타벅스 커피 한잔이 스몰 럭셔리라고 했다. 이 커피 한잔은 목돈 모으기를 지속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한 주 혹은 한달의 팍팍함을 풀 수만 있다면 엉뚱한 곳에 돈을 지출해버리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열심히 한정된 금액으로 살림살아가면서 외출도 어려운 환경속에서 아이들만 바라본다는 것 거기다 수업준비 혹은 논문까지 써야 한다는 현실 속에서 맛있는 커피.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를 결제하는 것이 옷사는 것보다 좋은것처럼 말이다.
돈이 전혀들지 않는 스몰럭셔리는 찾아보면 많다. 가장 돈들지 않는 명상인 ‘숨쉬기’ 또한 큰 예시이다. “숨을 음미하는 건 살아있음을 맛보는 것과 같다”라고 말한 김영권 소장(작은경제연구소 소장)이 권한 것처럼 숨을 들이킬 때 살아있음을 감사함을 느끼며 달콤함을 생각하고 내쉴때는 편안함을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축복인 것이다.
시간은 계속해서 지나가고 있지만 순간의 기쁨들 만큼은 소홀히 하지말고 다짐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