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륙이가 떠났다. 여섯 마리 새끼들을 감당하기 어려워 여기저기 분양 광고를 했더니 행인지 불행인지 여섯째 앵륙이를 데려가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사진만 보고도 어떻게 알았는지 제일 성격이 밝고 사람을 잘 따르는 앵륙이를 콕 찝었다. 당분간 먹일 사료와 이것저것 준비물을 챙기는 아내의 눈시울이 붉었는데 제 새끼 떠난 줄도 모르던 에미는 밤이 되어서야 빈자리를 알았는지 애타게 앵륙이를 불러댄다. 좋은 집에 가서 잘 먹고 사랑받으며 살라고 보낸 것이건만, 본의 아니게 천륜을 어기도록 만들었으니 차마 못할 짓을 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짠하다. 아, 새끼를 찾는 에미의 가여운 울음소리에 잠 못 이루는 밤, 어찌해야 옳은 것인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2019. 07. hyunhaed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