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쓸 때 제멋대로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편이라 하고 싶은 말이나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써 내려갑니다. 쓰다 보니 노랫말 같은 템포가 느껴져서 혼자 '내 멋대로 작사가'라고 자기세뇌도 하면서요. 처음은 어색해도 자꾸 시도하고 실력이 늘면 뭐.. 언젠가 그럴듯한 작사가 비슷해진 무언가가 되지 않을까요?(뭔 소리랴~)
어느 날 동생과 심한 말다툼 후에 후회하며 미안한 마음 담아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썼어요. 다 쓴 글을 고치고 또 고치면서도 미진하게 느껴져 못 보내고 있었는데 '연인 사이라면 어땠을까'라는 영감이 떠올라 써 내려간 글이었어요.
한바탕 싸움이 벌어지면 화난 감정으로 서로를 공격하다가 어느 한쪽이 패배를 인정하거나 또는 둘 다 패잔병처럼 상처투성이가 되어야 제 풀에 지쳐 끝이 나죠. 그러고 나면 참 난감하고 어색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미 싸움은 벌어졌고 수습하지 못한 감정들로 서로 마음만 상한 채 애매하게 냉전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다 아무렇지 않게 누가 먼저랄 거 없이 말 걸고 웃고 떠들면서 흐지부지 넘겨버리기 일쑤죠. 특히 가까운 사람일수록 정식으로 사과하고 화해를 하는 일이 드문 것 같아요. 그저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에요.
그런데 문제는 제대로 화해를 하지 않고 얼렁뚱땅 넘어간 감정의 찌꺼기가 계속 남아 쌓여간다는 거죠.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마음속엔 처치 곤란한 해묵은 감정이 단단한 벽처럼 굳어져 손 쓸 수 없게 됩니다. 반복된 상처와 실망, 해소되지 못한 부정적 감정에 지쳐서 최악의 경우 상대방과의 관계 자체를 훼손하거나 포기하게 돼요.
물론 어떤 관계가 나에게 아픔과 슬픔, 괴로움뿐이라면 관계를 끝내는 것이 가장 쉽고 빠르겠죠. 그러나 단절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특히 그 대상이 가족이나 연인같이 특별한 관계라면요.
어떻게 해서든 해결해야 할 부분도 있고 일부 양보하고 받아들여야 관계를 원만하게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중요한 건 관계의 끝을 맺느냐 이어가느냐의 선택이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를 온전히 책임지는 것이 성숙한 관계 맺음이 아닐까 싶네요.
'행복'해지기 위해 반드시 '사람'이 필요한 우리들이니까 어렵고 힘들어도 '관계'를 잘 맺기 위해 매번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혀보는 거겠죠? 저는 주로 '갈등 회피' 전략을 썼는데 이것 또한 문제 해결을 지연시켜 일을 더 크게 키우는 경우가 많았어요. 끝까지 피할 수 없는 노릇이니 결국 상대와 갈등 원인을 함께 해결해야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