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들러 씨!"
나는 전의를 상실했다. 킨들러 씨가 손에 초콜릿 간식을 꼭 쥐고 있었다. 벌써 반절은 드신 모양이다.
킨들러 씨는 당뇨병을 앓고 있다. 모두가 아침에 잼 바른 빵을 먹어도 킨들러 씨에게는 버터만 발라 드린다. 안 그랬다가는 당뇨 수치가 300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킨들러 씨는 배가 임산부처럼 불뚝 나와 있고,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왼발은 잘려 발목까지 밖에 없다. 그래도 킨들러 씨는 잘 걸어 다니신다.
사실 킨들러 씨는 말썽꾸러기다. 부엌이며 사무실이며, 다른 사람들 방을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가기 때문에, 그가 일어나 걷기 시작하면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켜봐야 한다.
"안돼요, 킨들러 씨! 아이고..."
다른 할머니 방에 들어갔다가 몰래 나오는 킨들러 씨를 보고 그제야 알게 됐다. 그가 왜 그렇게 다른 사람 방에 들어가려고 했었는지... 킨들러 씨는 달콤한 간식을 찾아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초콜릿 간식은 눈 감아 드릴게요. 킨들러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