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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송 Aug 23. 2024

전남편 될 XX를 조지는 법(1)

가정폭력, 바람.. 유책 배우자와의 소송일지(9)












그자는 내 얼굴을 곤죽으로 만들고 한 달이 훨씬 넘은 시점에도 사람들이 나와 아이들의 안부를 물을 때 잘 지내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나를 여전히 트로피 와이프로 삼아 한 달 평균 700만 원을 벌면서 어김없이 나에게 50만 원만 보냈다. 아이들의 안부조차 단 한 번도 묻지 않았으면서. 12월부터 애들이 아플 때도 상간녀 하나만 판 주제에 양육권은 왜 달래. 애들도 다 필요 없고 단순히 나한테 돈 주기 싫은 거잖아.





김나훔 작가






내가 상간녀에게 전화해 욕을 박은 후, 수컷은 상간녀를 지키는 데 온 힘을 다했다. 내가 다친 얼굴로 울면서 신경외과 안면외과 치료를 받으러 다니고, 한쪽 눈 1/4가 보이지 않는 채로,  3살 가정보육, 4살 연년생 독박육아의 쳇바퀴 속에서 공과금 50만 원을 포함해 아껴 쓴 86만 원의 카드대금이 연체되어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처했는데도 돈을 쥐어짜 애들 먹일 소고기를 사면서, 생리대 살 돈이 아까워 이번 달 생리를 걱정할 때.



이 씨발놈은 자기를 위한 새 차를 뽑았다. 와.. 지금, 어, 내 얼굴에 주먹 갈긴 지 한 달 됐는데도 사과나 반성은 커녕 거짓말만 밥 먹듯 하고. 사람들 앞에서는 여전히 나랑 사이좋은 척 한 달에 다 떼고 월평균 700 벌면서, 주말에 상간녀랑 멀쩡하게 데이트하러 다니고, 응? 내가 알뜰살뜰 저금해 둔 노란 우산공제 해지해서 지 변호사 선임하고, 이때까지 애가 둘이라도 차 사기 싫다고 하더니 이 상황에 중고차도 아니고 새 차를 뽑아?



이건 아니지.  시차적응을 못하고 있네. 조져야 한다. 조용히 있으니까 구 취급을 해? 이혼소송 꿀팁 : 상대방의 3년 동안의 금융거래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아이를 데리고 세무서에 오픈런을 했고, 세무서에서 손을 들고 소리를 질렀다. "여기 탈세 제보하러 왔는데요!!!" 완벽한 자료를 만들어 갔기 때문에 담당자분은 처리가 상당히 편했을 것이고, 곧 이메일로 탈세제보가 접수되었다는 통지를 받았다.










이 전에는?



4월 17일, 나는 여성쉼터에 입소했다. 그리고 남편은 집에서 짐을 빼야 하니 친정엄마에게 집 비밀번호를 알려달라 했다. 엄마는 내가 불편해하니 알려주는 것은 좀 어렵겠다며, 짐 빼는 것에 동행했다. 그런데, 이틀이나 되었나. 경찰에게 짐을 못 뺐다고 잔뜩 불쌍한 척 하며 또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짐 빼 갔는데 무슨 소리냐고 했지만 경찰관은, 남편이 그렇게 주장하니 어쩔 수 없다며 중요한 물건은 알아서 챙기시라 했다. 납득하기 힘들지만 어쨌든, 경찰은 자신은 동행하지 않고 남편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집에 들어오게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앵무새처럼 했다. 경찰을 매수한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도 들었다. 



나는 여성쉼터에서 홈캠으로 그가 애들 통장이랑 금붙이 찾느라 집을 마구 지고 컴퓨터만 뜯어가는 걸 다 지켜보고 있었다. 추악했다. 이렇게까지 바닥이라고? 그가 가져간 컴퓨터는 원드라이브로 연동되어 있었고, 내 컴퓨터였으니 그가 작성하는 것들을 다 볼 수 있었다. 도대체 뭘 어디까지 하는지 볼 심산으로 며칠 내버려 뒀는데, 네이버 자동 로그인을 이용해 내 카드이용내역서를 다운로드했다. 그래봤자 공과금 포함해서 70만 원, 딱 한번 120만 원? 그림용 재료 산다고.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넣은 < X 이혼자료> 폴더를 생성해 이혼 자료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얘 뭐지? 희한하네. 내가 해야 하는 걸 왜 지가 하고 있어?















손자병법에 나온다

< 적을 교란시켜라 > 










나는 모든 걸 지켜보고 있다가,


그가 방심한 순간을 이용해


컴퓨터를 쓰지 않는 시간에 일부러 손을 좀 봐줬다. 


그리고 며칠 뒤, 연락해서 한 마디 했고.






이미 컴퓨터 파일이 털리는 황당무계한 경험을 한


기계치인 그 인간은 내가 보낸 톡에 상당히 졸았던 것 같다.  


근데, 그러면 뭐 하나.


그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반성의 여지 없는, 렴치한의 극치.


그래서 나는, 다음 스텝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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