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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하지 않음으로써 얻은 사랑의 기술은 영원합니다.

-카르멘 에그라 디디, <노란별>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입니다. 모두가 싫어하는 차별이지만, 현실에서는 차별이 없는 곳은 없다고 할 만큼 크고 작은 차별들이 우리 주변에서, 지구에서 흔하게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이 차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먼저 차별을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공부를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힘이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 장애가 없는 사람과 장애를 가진 사람 등, 나 혹은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구별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차별의 조건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정받게 되고, 또 오랜 시간이 지나다 보면 차별의 모습, 조건은 마치 질서나 규칙처럼 받아들이게 됩니다. 불공평한 차별이 아니라 마치 원래 그래던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이런 차별은 때때로 사랑이란 말로 포장하기도 합니다. “엄마 말을 잘 들어야 엄마가 착하다고 칭찬해주지.” “그렇게 공부를 못하면 누가 널 좋아하겠니?” “쟤는 얼굴이 예뻐서 사람들이 좋아하나 봐.” 같은 말을 들으면 아니라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누구도 이것을 사랑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차별과 사랑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조건을 달고, 조건에 맞는 것만 사랑하겠다는 사람은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에 유리한 것만 사랑하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하겠다, 내 마음에 드는 것만 사랑하겠다.라고 말하는 건 용기가 아니라 비겁한 겁니다. 이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을 숨기고 싶은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두려운 마음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닌 인간의 본능이기도 합니다.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문제는 마음의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 마음의 두려움을 이기적으로, 폭력적인 방법으로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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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별>은 2차 대전 전쟁 중 사랑하는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애쓴 덴마크의 왕 이야기입니다. 당시 독일의 독재자였던 히틀러는 차별과 분열이라는 교묘한 방법을 통치 조건으로 삼아 유럽 많은 국가를 폭력으로 지배하고, 많은 사람들을 비극적인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그중 가장 악랄한 역사로 기록된 것이  유대인 학살입니다.


유럽 전체를 공포로 휩쓴 히틀러의 독재 정치는 덴마크라고 피할 수 없었습니다. 나치 군인들은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을 점령하고 왕궁에는 덴마크의 국기 대신 나치 깃발을 걸었습니다. 흔들리는 나치 깃발을 보면서 국민들은 전쟁의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두려움으로 불안해할 국민을 생각한 덴마크의 왕 크리스티안은 병사를 시켜 나치 깃발을 내리라고 지시합니다. 그러자 나치 장교가 크리스티안을 찾아가 당장 나치 깃발을 다시 올리라고 명령하고, 한 번만 더 내리면 깃발을 내린 병사를 총으로 쏘겠다고 협박합니다. 그러나 크리스티안은 깃발을 올리는 병사는 내가 될 것이니 나를 쏠 각오를 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나치 장교는 아무 힘없는 병사 한 명을 협박하여 크리스티안에게 공포와 두려움을 주려고 했지만 크리스티안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크리스티안에게 희생되어도 되는 사람과 희생되면 안 되는 사람은 따로 없습니다. 오직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만 있을 뿐입니다. 힘없는 병사든, 한 나라의 왕이든 말이죠.

그리고 덴마크 백성들에게는 또 한 번의 공포가 닥쳤습니다. 히틀러는 모든 유태인들에게 가슴에 노란 별을 달고 다닐 것을 명령했습니다. 강력한 독재 정치를 위해 유럽 사람들을 분리하고 차별했는데 특히 유태인이라는 인종을 조건으로 내걸고 자기 마음대로 유럽 시민들을 쪼개고 나누어 차별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공포와 두려움에 떨게 했습니다.

 이번 명령에 크리스티안은 지난번처럼 의연하게 대처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크리스티안은 덴마크 국민들을 둘로 나눌 수가 없습니다. 자신에게는 국민만 있을 뿐이며 유태인과 비유태인을 나눈다는 것은 국민들을 차별하고 분리하여 둘로 쪼개 서로를 적으로 만들게 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나치 정권에 맞서 전쟁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전쟁은 모두를 죽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어려운 말로 공멸이라고 합니다. 크리스티안은 공멸은 결코 피해야 할 것이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고민 끝에 크리스타 안은 덴마크의 모든 국민에게 노란 별을 달도록 명령합니다. 그렇게 되면 누가 유태인인지 전혀 알아볼 수 없고, 결국 나치 병사들은 함부로 덴마크 백성을 해치지 못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덴마크 백성이라면 모두를 사랑했던 크리스티안의 지혜와 용기가 돋보이는 해결방법입니다. 그렇게 덴마크의 국민들은 모두 가슴에 노란 별을 달고 일상을 지냅니다. 덴마크 국민들은 그렇게 크리스티안의 큰 사랑을 받고, 또 그 큰 사랑을 지켜낸 사람들입니다.  




나치 정권이 유태인이라는 조건을 붙여 그들을 차별하고 죽음으로 내몬 것은 어쩌면 그들을 없애지 않으면 자신들을 해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의 두려움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히틀러가 크리스티안이 가지고 있었던 큰 사랑이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적어도 마음의 두려움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무모하고 잔인한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히틀러와 나치 정권은 오로지 자신의 두려움을 가리기 위해 비열한 행동을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큰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큰 사랑이 주는 용기와 지혜로 크리스티앙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가장 강력하고 큰사랑은 강한 힘을 가진 자가 약한 자에게 주는 부당한 차별에 함께 맞서 주는 것입니다. 저들이 했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말이죠.


사랑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조건을 달지도, 구분을 하지도, 다르다고 외면하지도 않아야 합니다. 내 동생이, 내 친구가, 내 엄마 아빠가 누구로부터 이유 없는 조건으로 구분되어 불행하게 살고 있다면,  아마도 나를 포함한 모두가 함께 불행해질 겁니다. 내가 차별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해도 말이죠. 만약 그런 일이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닥치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크리스티앙이 그랬듯 큰사랑으로 그들 옆에 함께 서 있어주면 됩니다. 가슴에 노란 별을 달고요.

큰사랑은 감싸주는 사랑이지 좋은 것, 나쁜 것, 착한 것, 못된 것으로 구분하는 사랑이 아닙니다. 진정한 큰사랑은 무엇보다 특별하지만 조건을 달고 구별하지도, 차별하지도 않습니다. 조건도 달지 않습니다. 큰사랑을 가지고 있는 부모님이라면 듬직한 형이라고, 귀여운 동생이라고 해서 나보다 더 사랑을 주지도, 나만 미워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여러분의 부모님이 품고 있는 큰사랑을 신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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