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장편소설 별이 잠드는 바다 15화 핵심자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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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돌아오세요. 저 왔어요.”
예진이 목소리가 나를 현재로 끌고 왔다. 정신을 차려 보니 선글라스를 쓴 예진이 모습이 보였다. 실내에서 선글라스 쓴 모습이 어색했지만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기에 태연한 모습을 취했다. 예진이 앞에서는 내가 아이돌이니까.
“첫 음방은 뭐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고 지나갔어요. 전 인이어를 양쪽 꽉 끼우고 집중하는 편이라 바깥에서 무슨 소리 나는지 잘 모르거든요. 시선도 객석 말고 카메라에 맞추고.”
“안 들린다고?”
“아, 모르시는구나. 가수들 나오면 한번 유심히 보세요. 귀에 이어폰 같은 거 끼고 있을 거에요. 인이어 모니터라는 거에요. 공연장 스피커는 무대위에서는 잘 안 들리거나 메아리 져서 들려 내가 부르는 노래하고 싱크가 안 맞아요. 거기에 춤까지 추면 박자 완전 엉키죠. 그래서 인이어로 귀 틀어막고, 거기서 나오는 박자, 반주, 그리고 내 목소리만 들으면서 노래하고 춤춰요. 나와 음악만 존재하는 작은 세계를 만드는 거죠.”
“그럼 팬들이 막 소리치고 환호하고 구호 외치는 건?”
“하나만 끼거나 헐겁게 끼면 들을 수 있고, 많이들 그러는데, 전 두개 꽉 끼우고 안 들어요. 딱 내 노래, 내 춤, 그리고 그 춤을 받아내는 카메라만 집중해요. 그래서 무표정 댄서라는 별명도 생겼죠. 그게 또 섹시해 보인대요.”
“와, 몰랐던 거 알았다. 이런 얘기 들으니까 확실히 프로는 프로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
“벌점 십점이요. 이제 와서 프로는 프로구나 라뇨?”
“미안. 장인이라고 할까?”
“상점으로 상쇄. 첫 음방 마치고 나오는데 카메라 감독님이이 엄지 척 해 주셨어요. 그때 알았어요. ‘떳다!’.
나오자 마자 서로 부둥켜 안고 소리 내어 울었어요. ‘엉엉엉’이러면서. 그런데 FD님이 오시더니 ‘저기요, 믹서에 다 들어와요.’ 이러는 거에요. 얼마나 챙피하던지.”
“내가 다 울컥한다 야.”
“그런데 좋아만 할 일이 아니었어요. 바로 다음날이 MBC 음악중심 녹화거든요. 이렇게 되면 일정 헬이에요. 녹화 시간이 새벽 다섯 시로 잡혔거든요.”
“아니, 무슨 그런 시간표가 다 있어?”
“당일 녹화, 당일 방송이라서요. 오후 세시 방송이면 그 전까지 모든 출연진 녹화 편집 끝내야 해요.
아홉시에서 한시까지 편한 시간은 선배들 차지라 신인들은 새벽에 녹화 할 수 밖에 없어요. 여의도에 호텔 잡은 이유를 알았어요. 새벽 한 시에 일어나 헤메코 다시 하고 새벽 세시에 나가야 하는데 언제 강남 갔다 다시 와요? 여의도에 방이 있어 잠깐이라도 눈 붙일 수 있었어요. 그리고 MBC에 갔는데, 맙소사 새벽 네시에 팬들이 와 있었어요. 어제 첫 방 나갔는데 벌써.”
“아니, 그게 가능해?”
“첫 방 반응이 정말 좋았나 봐요. 생방이라 우린 못 봤거든요. 다음날 새벽 촬영이라 녹화 있어도 볼 시간 없었고. 첫 경험이었어요. 응원해주는 팬. 그것도 겨울 새벽부터. ‘지니 사랑해’ 이런 손팻말도 보였어요. 울컥했죠. 내가 ‘아이돌’ 지니라는 것을 처음으로 받아들였어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예진이가 어쩔수 없이 지니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다. 팬. 처음에는 돈 때문에 지니가 되었다 하더라도 팬과 만나며 기꺼이 그 길을 계속 걸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 표정이 드러나지 않는 예진이가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
“녹화 마치고 호텔 지하 사우나에서 사람 꼴 만들어 가지고 올라왔어요. 사람 꼴이 아니었거든요. 이틀 동안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리허설 하고 본 방 하고, 녹화 하고, 뜨거운 조명 받고 땀 흘리고 그랬으니까.
매니저 님이 그러더라고요.
‘오늘이 너희 사우나 갈 수 있는 마지막이야. 앞으로는 가고 싶어도 못 가. 가서 씻고 사람 좀 되 가지고 와. 냄새 난다 야.’
사우나 갔더니 사람들이 쳐다 보더라고요. 아직은 유명해지기 전이라. 예쁜 애들 다섯 명이 주르르 나타나니까 ‘쟤들 뭐하는 애들이지?’ 이런 표정으로 흘끔 흘끔 봤어요.
다음날 KBS 때처럼 복도에서 인사 자동인형 하다 FD님 지시 따라 무대로 팍 뛰어 나가는데 눈 앞에 엄청나게 많은 팬들이 손팻말이며, 야광봉을 -아직 공식 응원봉이 없었거든요- 흔들고 있었어요.
첫 방 하고 겨우 이틀 지났는데 어떻게들 알고 오셨을까요? 이때 인이어로 AD님 목소리가 들렸어요.
‘생방에 메이크업 녹으면 망합니다. 감정 누르고. 파이팅!’
이분, 우리 울컥하는 거 말리는 거야, 부추기는 거야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바로 인이어에 엠알 엄청나게 크게 나오고 -일부러 그러신 것 같아요- 바로 우리 무대 시작했죠.
시간 5분 받아 수록곡 한 곡 1절만 짧게 하고 타이틀 곡 했어요. 되도록 팬 안 보려고 인이어로 들리는 클릭 소리랑 카메라만 신경썼어요. 그리고 엔딩. 눈 감고 잠시 마음을 정리하고 있었어요. 인이어에서 다엘 언니 소리가 들렸어요.
‘예진아, 팬분들 봐야지. 인이어 빼고, 아이컨택.’
그제서야 정신 차리고 한 쪽 인이어 뺐더니 어마어마한 소리가 들렸어요. 군사 훈련장 같은 우렁찬 목소리가 이렇게 외치고 있었어요.
‘유다은, 김서진, 유하린, 박소윤, 김예진, 유! 노! 이! 아!’
아, 이건 울지 않을 수 없죠. 그냥 막 눈물 터지는데, 생방이라 빨리 나가야 했거든요.
MC님도 놀라셨나봐요. 뭐 이런 신인이 다 있어 하는 표정으로 저희를 보더니 이렇게 말씀하시대요.
‘대단합니다. 유노이아. 데뷔하는 팀 맞나요? 기대할게요.’
울음 참느라고 다들 못난이 인형같은 얼굴을 하고 계속 객석을 향해 외쳤어요. 퇴장하는 내내, 백스테이지에서도.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쇼케이스 때만 해도 가난한 집에 태어나 하고 싶은 거 못하고 진열대의 상품으로 팔렸구나 이런 생각 때문에 비참했어요. 돌이킬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어 더 힘들었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변수를 몰랐던 거에요. 팬.
아이돌이 ‘팬 여러분 사랑해요.’ 그러는 거 작업 멘트 아니에요. 진심이에요. 그 마음 없으면 이 일 견디기 어려워요.
엠넷 녹화는 목요일이라 3일 여유가 생겼어요. 모처럼 숙소에 가서 월요일 하루는 정말 시체처럼 잤어요. 화요일에는 프라이빗 스파에 가서 맛사지 하고 피부 관리 받고요. 사흘 내내 클렌징 제대로 못하고 풀메이크업 상태에서 리터치만 하며 지냈거든요. 클렌징 하는데 따가워서 비명이 나왔어요.
그렇게 사람꼴 만들어 목요일에 엠넷에 갔어요. 팬 분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오셔서 분위기가 저희 콘서트 같이 되어버렸어요. 팬 분들 앞에서 울지 않고 웃기 시작했죠. 대신 사우나는 영원히 못 가게 되었고. 매니저님 말 대로 그날이 마지막 날이었던 거에요.”
“이만하면 왕자 등장한 신데렐라 이야기 맞네?”
“정말 그렇게 느끼세요? 오해 하셨어요. 그날 저는 인간 김예진의 삶은 이걸로 끝이구나 직감했어요. 팬과의 사랑? 이건 결사적인 거에요. 인간의 삶이 끊어졌으니 팬의 사랑, 심지어 사랑받는다는 믿음, 착각이라도 있어야 살아요. 안 그러면 인간 김예진을 포기한 댓가가 너무 없잖아요? 돈? 명성? 어림 없어요.”
“돌아 올 수 없었니?”
“그런 생각 한 적 있어요. 안 돼요. 못돌아가요. 백스테이지 있다 무대 딱 올라갔는데 수많은 눈동자가 나를 향해 쏟아지며 사랑을 난사할 때 느낌, 한 번이라도 경험하면 다시 못 돌아가요.”
순간 예진이 왼팔의 흉터가 떠올랐다. 소름 끼쳤다. 수많은 팬들의 환호에 익숙해진 왕년의 스타. 무대의 기억만으로 살며 그 치 떨리는 고독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 설마, 아니겠지? 나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너 대학 졸업하고 주로 광고 찍었잖아? 지금도 그렇고? 난 네가 CF 모델로 전향 한 줄 알았어. 대만에 가족여행 갔더니 공항에서 제일 먼저 어마어마하게 큰 네 사진부터 보이더라.”
“알아요. 바비 브라운 립밤 광고. 그거 너무 커서 민망했어요. 그래도 저의 가장 큰 물주신데, 뭐라 말 못했죠. 그때 광고 정말 많이 찍었어요. 피팅 사진 찍은 것 까지 하면 거의 직업 모델 수준 맞아요. 지금도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꽤 찍어요. 이건 정말 돈 때문이에요.”
“숨만 쉬어도 400만원 이상 들어오는데?”
“아시잖아요? 헤메코 기본 루틴만 돌려도 절반 날아가거든요. 알아요. 쌤이 저 사치스럽다고 막 나무라고 계시는 거. 말씀 안 하셔도 눈에 보여요. 그런데 전 언제든 무대에 설 수 있게 관리해야 해요. 저도 이제 나이가 있어서 관리 안 하면 반년만에 그냥 예쁜 일반인 돼요. 그래도 성형은 절대 안해요. 절대. 네버. 계획이 있어요. 상담 다 끝나면 말씀 드릴게요. 지금은 스포 안 해요.”
“예쁘단 말은 절대 안 빼먹네. 망했을 때도 예쁜 일반인?”
“당연하죠. 그것도 제 능력인데. 신데렐라 이야기 계속 해 볼까요?
목요일에 엠넷 방송하고 다시 호텔에 머무르면서 음방 2주차까지 돌렸어요. 팬사인회 시작하고, 라디오, 예능 이런 데 섭외가 들어와 화장실 갈 시간도 간신히 났어요.
음방은 보통 3주차 까지 돌리는데, 저희 데뷔가 12월 중순이라 3주차는 연말시즌이랑 겹쳐 이런저런 가요대상 프로그램 출연하는 것으로 정했어요.
연말 가요대상은 최고 가수들 나와서 상 받고 그러는 프로 잖아요? 선배들 앞에서 신인이 재롱 좀 부리는 거죠. 음방 때 보다는 훨씬 편했어요. 우리도 익숙해졌고. 음방보다 분위기도 너그러웠고 시간도 3분 밖에 안 줘서 우리 노래 보다 선배님들 노래 메들리로 엮어서 좀 놀다 들어가면 되거든요.
그렇게 연말 프로그램까지 다 돌리고 났더니 그 사이에 크리스마스도 지나고 새해 첫날도 지났어요. 각오했던 일이죠. 앞으로도 그럴 거고. 이후 몇년간 크리스마스, 새해 첫날, 심지어 여름휴가까지 멤버들이랑 같이 보냈어요.
연말을 정신없이 보내고 여의도 호텔에서 철수했는데 회사 와 보니 숙소 짐을 다 뺐더라고요. 집은 아니지만 몇 달을 우리 다섯이 부비적 거리며 동고동락했던 공간인데 어쩌면 이럴 수가 있나 싶었어요.
‘다음 데뷔조 들어올거야.’
매니저 송실장님이 담담하게 말하더군요. 다엘 언니가 애써 침착하게 물었어요.
‘그럼 저희는 어디로 가요?’
정답은?
이사 가는 거였어요. 대치동에 있는 아파트로.”
대치동 소리에 나는 커피 잔을 떨어뜨릴 뻔 했다.
“잠깐만, 대치동이라고?”
“네.”
“우리 동네잖아?”
“맞아요.”
“그 동안 코 앞에 살면서 몰랐던 거야?”
“그게 음. 그러네요? 대치동에 산다 뿐 바깥 출입도 연락도 자유롭지 않으니, 달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까요?
아파트는 회사 소유였어요. 마인 그룹 계열사인 마인 에스테이트인가 개발인가 하는 회사에서 임대 사업 하려고 지은 프리미엄 주상복합이죠. 뤼미에르가 마인 계열사인거 아시죠? 쌤 블로그도 메신저도 다 마인이던데?”
“주거래 은행도 마인이야.”
“대기업 소속이 이렇게 큰 이득이 될 줄 몰랐어요. 적어도 월세는 안 내도 되니까. 중소사 같으면 월세, 관리비도 정산 때 공제했겠죠.”
“월세? 거기 살고 싶다고 한 것도 아니잖아? 강제로 밀어 넣고 월세까지 받아? 강도도 아니고.”
“강도가 따로 없죠. 월세만 받는 줄 아세요? 밥 값, 생필품 값, 화장품 값, 피부 관리, 의상, 매니저 수당, 차량 이동비까지 싹 다 아이돌 수입에서 까는 회사 많아요. 그럼 아이돌들 죽어라 뛰어도 남는 거 없죠. 그 예뻐 보이는 세계가 온통 강도와 늑대 소굴인거죠.
우리 회사는 그런 거 그냥 대주긴 했는데, 그것도 이유가 있어요. 걸핏하면 숙소에 카메라 들고 몰려와 브이로그 찍어갔거든요.”
나는 바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 그럼 마인 쇼핑몰에 너희가 쓰는 아이템들 완판. 마인이 분양하는 주상복합 완판.”
“와, 쌤. 진짜 사업머리 빠르세요. 맞아요. 제가 막 애교 목소리로 ‘입술 말라서 립밤 쓰고 있어요.’ 이러면 바로 마인으로 그 영상 확 퍼지고, 마인 쇼핑에서 그 아이템 매진. 저희 살고 있는 숙소도 저희 찍는 척 하면서 실내 모습 보여주면 임대 문의 폭주. 이런 게 한 두개가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공짜로 대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저렴하게 광고모델 해주는 거였어요. 그땐 몰랐어요. ‘고맙습니다.’ 했죠. 그런데 대학 다니니까 그게 보이데요? 우린 마인에서 만들어 놓은 모델 하우스 겸 아이템 전시장 안에 살고 있었던 거죠. 어쩐지 가구며 그릇이며 인테리어가 자주 바뀌더라니.”
“나름 윈윈인가? 회사가 크게 윈, 너희는 조금 윈? 그런데 살기는 괜찮았어? 그 아파트?”
“방 다섯 개짜리 50평대 아파트였고, 각자 방 하나씩 받았어요. 저희 가족 사는 반지층 생각하면 천국이죠. 내 주제에 강남 아파트에 사는구나 이런 생각 하며 울기도 했어요.
다엘 언니 방은 거의 오피스였어요. 실제로 다엘 언니는 사무 많이 봤어요. 우리는 숙소에 매니저가 상주하지 않는 시스템이었거든요. 노트북으로 일정 정리하고, 하루 활동 끝나면 일지 작성하고, 매일 필요한 것들 뭐가 있는지 체크해서 매니저 연락하고 늘 바빴어요.
하린 언니 방에는 예쁜 피아노가 한 대 들어갔고요, 세이 언니 방에는 이런 저런 컴퓨터, 미디 장비 같은 게 들어갔어요. 제 방은? 정말 외고생 공부방 처럼 꾸며놓더군요.
그런데 정말 과외선생님 붙여 주더라고요. 사교육 하나 안 받고 중학교 내내 95점 지키고 외고까지 갔는데, 이게 뭐래요? 아이돌 되니까 사교육 받아요. 이런 아이러니가 어디 있을까요?
미쳤죠. 그 일정에 공부까지 하라니. 외고를 끝까지 다니라니. 입에서 단백질 타는 냄새가 났어요. 하지만 뭐, 쌤, 제 성격 아시잖아요?”
“지고는 못살지.”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나는 저 상황에서 예진이가 안 죽고 살아남은 게 용하단 생각을 했다. 저게 열 일곱살 소녀가 감당해야 할 일정이라니.
예진이가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오기가 생겨 더 달라 붙었죠. 내가 못할 줄 알고? 이런 기분으로. 덕분에 다이어트 걱정 따위 할 필요가 없었어요. 오히려 있는 살 달아나는게 걱정이었어요. 피부 우글우글해 지거든요.
숙소 이야기 좀 더 해요. 저희 사는 곳은 지하3층 지상 13층짜리 주상복합의 4층에 있었어요.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매니저와 스탭 분들이 쓰는 숙소가 있어요.
스탭 숙소는 두개인데, 하나는 남자분들이 머무르면서 경호나 짐 운반, 차량 운행 같은 일 했고요, 저희랑 문 마주보는 숙소에는 매니저 송 실장님, 스타일 실장님, 그리고 헤메코 스태프가 묵거나 출퇴근 하거나 했는데, 아예 브라이빗 의상실, 프라이빗 뷰티살롱 같이 꾸며 놨어요.
그런데 우린 여자 스탭 숙소를 숙소2 처럼 썼어요. 아이돌 피부는 클렌징이 종교 의식 수준으로 중요한데, 화장실이 두개 뿐이라 일정 마치고 들어오면 연차 낮은 저랑 소이는 그리 건너가야 했죠. 스탭 언니들하고 친해지는 건 나쁘지 않으니까 괜찮았지만 공짜는 없더라고요. 스타일 팀장님 연습 상대가 되었거든요.
이렇게 폭풍 같은 두 달이 지나갔어요. 그리고 전 지니에 완전히 익숙해졌죠. 지니는 뤼미에르 엔터의 핵심 자산이 되었고요.”
세번째 상담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