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수목원에서 어린이집 외부활동이 있었고, 나도 함께 참여를 했다. 전날 일기예보를 보니, 날씨가 흐림이어서 추운 날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아이에게 경량패딩을 입혀서 보냈다.
수목원 가는 길, 유난히 화창하고 가을 하늘은 새파랬다. 흐린 구석은 1도 없었다. 심지어 내리쬐는 햇살에 덥기까지. 나도 땀이 나는 날씨여서 얼른 아이를 얇은 옷으로 갈아입혔다.
가을꽃들이 얼마나 만발하던지 여기저기 알록달록한 세상이 펼쳐졌다. 내가 유일하게 이름을 아는 코스모스와 국화는 기본! 늦가을에는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장미도 종류별로 피어있었다. 그리고 이름 모를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내 마음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발길을 놓는 곳마다 펼쳐진 꽃들의 이 반짝반짝함은 가을 날씨가 한몫한 것 같았다. 아무래도 우리 아이들이 날씨요정이었나? 꼬마들은 특히 나무에 맺힌 열매들을 신기해하며 여기저기 구경을 했다.
이렇게 한 바퀴를 주욱 둘러보고 아이들은 점심시간에 맞춰 다시 어린이집으로 복귀를 했다. 이렇게 좋은 날, 좋은 곳에서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갖게 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했다. 가뜩이나 짧은 가을이라서 더 감사한 마음이었다.
그날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일정을 마치고 하원을 했다. 그리고 당연히 친구들과 놀이터로 직행! 하루 루틴을 밟아나갔다.
이 날따라 과격하게 놀던 딸내미. 결국 미끄럼틀에서 떨어지고야 말았다. 내가 보고 있었는데도 그 사고가 벌어진 찰나는 막을 수가 없었다. 정말 순식 간이었다. 문제는 한쪽 팔을 깔고 자기 몸이 그 위로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나는 골절이라도 됐을까 봐 조마조마했다. 다행히 아이가 진정이 되면서 팔도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뼈가 부러진 게 아니어서 십 년 감수했다. 머리나 척추로 떨어지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었다.
이렇게 좋았던 날은 가슴이 벌렁거리는 일로 마무리 됐다. 이래서 이런 말이 있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야구만 그런 줄 알았는데 육아도 마찬가지다. 인생사 새옹지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