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워지는 아침의 온도
아침밥 대신 식빵 한 조각이
달력의 하루를 통째로 넘긴다
부스러기 몇 점이
나를 버티게 한다
전자레인지 앞, 발뒤꿈치로 선다
띵— 하고 끝나는 식사
그릇도 없고
입안엔 뜨거움이 남지 않는다
뉴스는 숫자를 새벽 창에 붙인다
고독이라는 단어가
식탁처럼 차갑다
통계를 슥— 닦아내고
이름을 부른다
버티지 말고, 살아보자
가스레인지의 첫 딸깍
좁은 방이 조금 넓어진다
냄비 가장자리에서
국물이 진득한 삶을 만든다
빈 의자를 앞으로 끌어와
그릇을 올린다
아직 오지 않은 사람을 위해
국을 먼저 따른다
버티지 말고, 살아보자
숟가락으로 그 말을
천천히 저어 준다
아침은 다시 두터워진다
#아침밥 #청년 #1인가구 #고독사 #집밥 #연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