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콰렌스, 질문의 존재로 사는 기쁨

by 하날빛


"너 이름이 뭐야?~"

"너는 뭘 좋아해?~" 에서부터


"삶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까지.


우리 모든 질문의 시작은,

관심이고 사랑이 아니었을까.


사람에 대한 관심.

세상에 대한 사랑.

삶에 대한 진심.


그러니 질문을 잃은 사람은,

사랑을 잃은 것.

마음을 잃은 것이다.


사람에 대한.

세상과 삶에 대한.



스스로에게 해야 할 질문조차

기계가 대신하는 시대.


우리는 더욱

부지런히 질문하자.

부단히도 궁금해하자.


우리의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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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란, 사랑을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어렸을 적.

새 학기가 되어 새 반 뒷문을 열고 들어가면, 으레 어색함과 긴장이 서린 공기가 팽팽하게 교실을 메우고 있었다. 그건 아마도 내 마음의 모습이었겠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누구와 이야기해야 할지, 누구 옆에 앉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보면 신기하게도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걸어주었던 기억이 난다.


"안녕~ 너 이름이 뭐야?~"


아주 짧은 그 한 마디의 물음은, 새 학기 첫날의 모든 긴장과 경계의 빗장을 해제시켜주는 열쇠였다. 마음을 활짝 열리게 하는.


그 뒤부터 그 아이와 나 사이에는 수도 없이 많은 물음들이 오고 갔을 것이다.


"넌 먹는 거 뭐 좋아해?"

"넌 무슨 과목이 제일 좋아?"

"넌 우리 담임 선생님이 왜 좋아?"


서로의 앎은 더 깊어졌을 것이고. 그럴수록 한 걸음 더 거리가 좁혀졌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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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으로 자라나는 길목에서는, 스스로도 답을 내릴 수 없는 물음들이 끊임없이 나타났다.


사는 것이란 무엇인지,

아픔이란 왜 있는 것인지,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잘 살고 싶을수록, 삶을 붙잡고자 하는 애착이 깊어질수록 더 많은 질문들이 겨울날의 입김처럼 새어 나왔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건, 이렇듯 더 깊어지는 물음을 지닐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아닐까.

동시에 조금은 덜 헤매고, 조금은 더 지혜롭게 그 답을 찾아갈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면서.


세상이 더욱 궁금해지며,

삶이 더욱 궁금해지며,

사람이 더욱 궁금해지며.


그에 대한 물음은 넓어지고 깊어지기를 반복하면서,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


질문의 뿌리에는 한결같이 관심과 마음, 사랑이 담겨있는 것이었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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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잃어가는 시대.

질문조차 맡겨버리는 시대.

굳이 깊은 생각을 이어가며 질문을 끌어내지 않아도 되는 시대를 산다.


나에게 필요한 질문은 언제든지, 무엇이든 눈앞에 가져다주는 기계가 있다. 아마 무한대까지 생성될 수 있을, 매끈하고 군더더기 없는 질문들.


앞으로 우리가 잃게 될 것은, 질문 그 자체가 아닐지 모른다.

스스로 질문하기를 멈추면서 세상, 사람, 삶에 대한 마음과 사랑을 슬그머니 내려놓게 되는 건 아닐는지 두렵다.


질문의 힘이란, 그저 단지 좋은 답을 얻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닌데.

오히려 질문을 하게 하는 원동력, 그 원천에 있는 것인데.


관심.

마음.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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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깊이가 필요한 질문까지.

스스로의 [질문력]을 잃지 않는 건 가슴을 가진, 마음을 가진 사람의 사람됨을 지키는 일이 될 것이다.


나의 내부와 나를 둘러싼 외부를 세심하게 바라보는 마음을, 놓지 않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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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해야 할 질문조차 기계가 대신하는 시대.

질문을 잃은 사람은 사랑을 잃는 것, 마음을 잃는 것과 같다.


사람에 대한.

세상과 삶에 대한.


그러니 우리는

더욱, 부지런히 질문하자.

더욱, 부단히도 궁금해하자.


우리의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하여.


우리 사람됨의 온기를,

지키기 위하여.



* [하날빛의 글 정원]

글로 이끈 삶을, 글로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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