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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 Seoy Oct 20. 2021

[ 2-1 ] 폭풍전야

마비가 시작된 몸

가벼운 몸살



집에서 지하철로 정거장 네 개만 지나면

내가 다니던 재활병원이 있었다. 

그곳은 내가 알고 있는 병원들 중 

유일하게 여성 도수 치료사가 있었다.


치료를 다 받고 돌아왔어도

무슨 일인지

온 몸이 욱신거리는 통증은 여전했다.


치료과정은 그날 곧바로 기록 1, 2, 3으로 남겼다.

기록을 세 개로 나눈 건 내용이 길고 매우 세세하기 때문에 

번호를 각각의 기록에 붙였다.


아래에 나열해보겠다.


*기록 1, 2, 3의 작성날짜가 백신 접종 후 정확히 열흘 만이다. 

(2020.10.26. 저녁 11시 23분 작성)



도수치료, 원인불명의 몸살


기록1. 

"지금은 겨우겨우 호흡을 한다. 

심한 몸살처럼 누워있기만 해도 힘들고 

울고 싶은데 이상하게도 눈물이 안 나온다. 


두통을 포함해서 전신이 다 아프다.

호흡이 벅차다.

온 몸의 기운이 꽉 막힌 듯

기분이 너무 답답하다. 


정확한 원인은 

재활병원 엑스레이 결과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촬영검사만으로 원인이 보이지 않아서

치료사가 직접 지압과 도수치료로 찾아보겠다고 했다. 


상반신부터 체크했다. 

배를 꾹꾹 눌러보더니

“위장이 딱딱하고 

호흡은 막힌 상태”라고. 


혹시 모르니 통증의 원인이 될 만한 

골반의 대칭도 봐주겠다며 

몇 가지 지압도구를 가져와

간단한 치료를 했다.

날개뼈와 등에도 했다.


지압을 해주니 당장은 시원했는데

근본적인 통증까지 해소됐는지는 알 수 없었고

위장과 호흡근육이 이상하다는 점 외에는

별다른 원인은 찾지 못했다. 



마지막 순서로 머리를 체크했다.

가장 큰 문제는 극심한 두통이었다.


내 머리에서 1-2cm 정도 공간을 띄우고 

치료사의 손바닥으로 

마치 지구본을 둥글게 어루만지듯

내 얼굴부터 뒤통수까지 천천히 쓸었다."



기록2. 

"머리의 기압을 알아보면서 설명하길, 

코와 입으로 숨 쉴 때 

관련된 근육 주변이 

딱딱하게 닫혀서

잘 움직이지 못하고 있단다. 


치료사가 보기에도 상태가 심각해 

골반과 머리를 동시에 다루는 

'두개천골 치료법'으로 움직여주겠다고 한다." 



기록3. 





"목의 양 옆에 근육의 뭉침을 풀어주기 위해 

세게 꼬집어주었다 놓아주고

(*이때가 가장 아팠다.)


턱은 오른쪽으로 돌려 

바깥으로 뽑아내는듯 강하게 밀었다. 

왼쪽은 약하게 하고 귀로 넘어갔다. 


귀는 거듭 양 바깥으로 잡아당기는데 

무척 아팠다. 

이것이 시원하지 않다면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것이라고 했다. 

내가 그때 정확히 아픈 부위를 지목했던 부분은 

목의 상부에서도 안쪽 갚은 곳이었다. 

치료사는 손가락으로 

내 입천장 가운데를 눌러 고정하고 

내가 예상하지도 못한 방법으로 도수치료를 했다. 

지금은 그때가 기억에서 지워졌지만 

통증의 강도를 다시 떠올려보면 그것도 무척 아팠다. 

머리의 기압이 너무 세서 

안압도 덩달아 높아졌다고 한다. 


도수치료로 온몸이 얼얼하다. 


치료 시간이 끝났고 환자복에서 내 옷으로 환복했다. 

다음 치료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데스크로 다가가 신용카드를 꺼내 결제를 하려는데. 

순간 강렬한 메스꺼움이 솟구쳤고 

동시에 뒷 목이 갑자기 뜨거운 무엇인가에 부딪힌 듯 아팠다. 



치료사는 내가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고 

다시 통증을 진정시켜주는 도수치료를 했다.


이제 진짜 집으로 가기 위해 인사하고 뒤돌아서는데

앞으로 나가는 발이 꼬이고 다리 힘이 풀렸다.

스텝이 갑자기 어긋나면서

크게 휘청! 하고 말았다. 


이제는 한 걸음 한 걸음

의식적으로 신경 쓰지 않으면 

중심을 잃을 것 같았다. 


나는 다음 치료도 계속 받아야 할 것 같아서

이틀 후로 예약했다. 


지하철 입구의 계단으로 걸어 내려가는 동안 

다리가 떨렸다. 

벽과 난간을 잡고 아주 천천히 내려갔다."



글로 기록을 남겼을 당시에도 

어깨-뒷목-머리가 정신없이 아팠다. 

치료사에게 배운대로 

머리 양 옆을 주먹으로 강하게 지압하며 

두통이 가라앉길 기다렸다. 


너무 누워만 있었나?

하지만 일어나 앉아있어도 아픈 건 똑같았다. 

다시 누워도 

호흡이 헐떡거릴 만큼 머리가 아팠다. 

어느 순간 내 몸이 다 아파서 

더이상 어쩔 줄을 몰랐다. 

집 분위기는 평화로운 일상 가운데에 있었다. 


이러다 말겠지. 잠깐 아프다가 금방 낫겠지.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처음부터 신경과를 갔어야 했는데

이때만 해도 신경과는 

나하고

아무 관련이 없는 과목이라고 생각했다.



테스트가 필요해





백신 맞은 날, 

내 몸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한 걸까? 

남들처럼 가벼운 몸살로 끝내도 될 일을 

굳이 전신마비가 되기로. 

처음엔 가벼운 몸살로 시작했는데

그것이 병의 급성기가 진행되면서 보이는

초기 증세였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그런데 나는 어쩌자고 희귀병에 걸렸을까? 

그것도 더욱 드문 경우에만 발생한다는 

백신 부작용으로?


백신 회사가 한시라도 빨리 나 같은 사람이 다시는 없도록

백신 부작용 테스트 키트를 정식으로 출시하고 

널리 보급해주기를. 

알러지 검사도 받는 세상 아닌가?




(다음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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