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프리랜서 도전기 7.
나는 항상 돈보다 귀한 것이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회식비 지원 없이 개인 회비로 하는 회식에 굳이 참석할 이유가 있을까? 회식비를 지원해줘도 가기 싫은 회식 자리에, 피땀 흘려 번 돈과 시간,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돈, 시간, 에너지. 이 세 가지는 쓰면 쓸수록 닳아 없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아껴뒀다가 써야 할 곳에 써야 한다.
물론 동료들과 업무 외 시간에 보다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지만, 잠깐의 재미보다는 퇴근 후 금쪽같은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기로 했다. 나는 퇴근 후에야 비로소 진짜 내 삶을 사는 느낌인데, 그래서 더욱 최선을 다해 지켜내고 싶다.
예전에는 가기 싫어도 회식 자리에 꼬박꼬박 참석하곤 했었다. 선약이 있어도 취소까지 해가면서 그렇게까지 눈치를 봤던 때도 있었다. 그때는 계속 볼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확연히 다르다.
이제는 퇴사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무서울 것이 없다. 물론 회사 내에서 인간관계는 원만하게 유지해야 한다. 관계로 인해 업무에 지장을 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회사 내 인간관계의 적정 수준은, 업무 요청을 편안하게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만 유지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회사는 친구를 사귀고 놀러 다니는 곳이 아니라 돈을 벌러 다니는 곳이다. 같은 목적을 갖고 모인 집단인 만큼 서로가 적정 거리를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죽어라 일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기분이면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돈이 차곡차곡 쌓이는 재미를 봐야 열심히 일할 의욕도 생긴다. 거기다가 직원의 복지에도 신경을 써주는 회사라면 금상첨화일 테지만, 인간 대접 못 받고 부품 취급을 받는 회사라면 하루빨리 떠나는 것이 상책이다.
물론 회사의 문화는 각기 다르기 때문에 특정 회사의 문화가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대부분 단점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만약 퇴사 생각을 잠시 접어두었다면, 단점보다는 장점에 초점을 두고 바라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세상은 마음 먹기에 달렸으니까. 단지 마음 하나 바꿨을 뿐인데, 생각과 행동이 바뀌고 인생도 바뀐다. 그래서 내면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컨트롤하는데 총력을 다한다. 마음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데 인생을 다스릴 수 있을까?
지금 당장 커 보이는 모든 것은, 처음엔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퇴근 후 별다른 약속을 잡지 않고,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야 나를 마주할 수 있고, 타인에게 맞춰져 있던 시선을 나에게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인연은 소중하다. 어디에서 어떻게 다시 만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을 미루어 봤을 때 퇴사 후 지속적인 만남을 갖는 인연은 극히 드물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인연이 있다면, 오랫동안 소중히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면서 모든 것에 의미를 찾게 되고, 보다 의미 있는 곳에 시간을 투자하고 싶어진다. 이와 동시에, 지나고 나면 부질없는 모든 것들은 우선순위에서 점점 밀려난다. 나는 이것이 한정된 시간을 밀도있게 쓰는 요령이라고 생각한다.
글에서는 회식을 예로 들었지만, 이것은 모든 일에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관계, 일, 취미 같은 모든 일에 적용해서 도도한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드는 습관을 들여보면 어떨까? 자유를 향한 지름길은 '우선순위'임을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