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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그리 유경미 Jul 20. 2024

8. 아이가 좋아하는 걸 보면 행복하다

 꿈은 무엇이다,라고 말할 때 정말 행복했다. 그게 언제였더라.


 꿈은 선생님이었다. 글을 쓰는 작가였다. 국어 선생님이었다. 방송작가였다. 초등학교 때 문예지를 만들면서 행복했던 기억은 나의 인생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써 내려간 글귀에 감동받는 선생님의 표정은 잊히지 않는다. 피드백이 그만큼 중요하구나 깨달았다.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은 국어를 알려주는 동시에 선생님이란 학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큰 존재감을 갖는다는 매력을 발산하셨다. 입시 걱정을 할 무렵 방송을 하는 곳에서 작가로 나아갈 수 있을까 싶어 방송작가를 생각하며 신문방송학과로 진학했다.


원하는 것과 다르게 인생은 나아간다.  대학 졸업 후 1년 반 동안 지방 라디오 작가로 일하면서 부푼 꿈을 가지고 일했다. 조그만 사회의 일원이 되고 그곳이 방송국이라는 자체에 만족하고 살았다. 여차저차해서 지금은 일하지 않지만 내가 꾸었던 꿈들은 대충 이뤄보는 중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좋았던 건 아이들의 꿈의 방향이 정해졌을 때다. 물론 처음에는 아이를 키울 때 하나씩 혼자 무언가를 해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처음 뒤집기를 할 때만 해도 그렇게 기쁠 수 없었고 처음 일어섰을 때는 놀라웠다. 걷기 시작하고, 말을 시작하고, 홀로 볼일을 볼 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다 자신의 꿈을 말하면서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유아기 때의 꿈은 원래 허황되기 마련이다. 소방관, 과학자, 경찰, 대통령,  의사 모두 주변에서 많이 보는 직업이지만 구체적일 수 없는 꿈일 수밖에 없다. 전문적인 분야를 알아갈수록 그분들의 실질적인 노력과 어려움을 하나도 모른 상태였으니 꿈이다.

아이들의 현재 꿈은 컴퓨터 전문가, 화학자, 뮤지컬 배우다. 세 명 모두 중학교 무렵 말한 꿈들이다. 아직 바뀌지 않았고 점차 나아가고 있다. 아이들의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 부모로서 정말 기쁘리라 확신한다. 부모가 정해주거나 성적에 맞는 직업을 찾는 직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대견하다. 꿈을 응원한다. 꿈을 향해 직선으로 쭉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곡선이나 구불구불한 길을 갈지도 모르지만, 괜찮다. 건강한 정신으로 스스로 정진하고 있으므로 잘 해내리란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꿈이 없는 아이들은 뿌리가 약하리라. 아이들을 믿어주는 튼튼한 부모의 뿌리가 되어주어야 함은 당연하다. 기다려주는 일, 정말 어렵지만 필요한 일이고 그게 부모의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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