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자만하는 것처럼 보이려는 것

잘난 체 하는 이유

by 이시영

240.

자만하는 것처럼 보이려는 것ㅡ모르는 사람이나 어느 정도만 아는 사람과 대화할 때 선별된 생각만을 말하는 것과 자신의 유명한 지인 관계, 중요한 체험과 여행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은, 그가 긍지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즉 적어도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다는 표시이다. 자만심은 긍지를 가진 사람이 쓰는 겸양의 가면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Ⅱ』,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미기 옮김,책세상,2019. p.154)



화면 캡처 2025-01-14 134303.jpg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을 더 돋보이게 하려는 욕구를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마치 연극 무대에 선 배우처럼, 우리는 때때로 자신을 과장하거나 꾸미기도 한다. 하지만 과도한 자기 과시는 오히려 진정한 자신을 가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어렵게 만든다.

니체는 이러한 인간의 심리를 날카롭게 포착하여 "사람들은 스스로를 똑똑하고 중요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실제보다 더 많이 아는 척한다"라고 말했다. 나는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우리는 회식 자리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자랑하거나, SNS에 화려한 일상을 과시하며 스스로를 포장하려 한다. 마치 완벽한 삶을 살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오히려 우리의 나약함을 드러낸다. 우리는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고, 부러움을 사고 싶어 한다. 마치 얇은 종이로 만든 가면을 쓰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과 같다. 가면 속에 숨겨진 진정한 자신은 점점 잊혀져 가고, 우리는 허울뿐인 자존감에 의존하게 된다.

나는 대학 시절, 스터디 그룹에서 경험했던 일이 기억난다. 어떤 친구는 항상 자신이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고, 어떤 논문을 썼는지 자랑하곤 했다. 하지만 그의 말에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불안감이 묻어났다. 그는 남들에게 똑똑하다는 인상을 주고 싶었지만, 정작 자신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진정한 자신감은 스스로를 과대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서 나온다. 겸손은 단순히 낮추는 것이 아니라, 배우려는 자세와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부족한 존재이며,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가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충실한 삶을 살 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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