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빛 Sep 25. 2024

잘못 평가된다

352. 잘못 평가된다-자신이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가에 언제나 귀 기울이고 있는 사람은 항상 화가 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이미 잘못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들조차도 자신들의 언짢음을 때로는 시기하는 말들로 표출한다. 그리고 만약 그들이 우리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그들이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의 판단은 많은 아픔을 준다. 왜냐하면 그 판단들은 아주 솔직하고 거의 사실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대자인 어떤 사람이 우리가 비밀로 하고 있는 점을 우리 자신처럼 그렇게 잘 알고 있는 것을 알게 되면, 처음에 그 불쾌한 기분은 얼마나 크겠는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19. p.304)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가장 큰 상처를 받는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조차도 시기심이나 질투 때문에 우리를 잘못 평가하고, 그로 인해 우리는 큰 상처를 받는다. 만약 우리 주변 사람들이 우리를 정말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계속 우리의 친구로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단점까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우리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낯선 사람들의 평가는 우리를 잘 알지 못하면서도 마치 우리를 다 아는 것처럼 함부로 평가하기 때문에 더 큰 상처가 된다. 특히, 우리의 비밀까지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할 때 우리는 더 큰 배신감을 느낀다.    


중학교 반장 선거에서 유력한 후보자였던 나는 한 표 차이로 낙선했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매일 함께 하굣길을 걸으며 간식까지 나눠 먹던 소꿉친구가 나 대신 다른 친구에게 투표했던 것이다. 심지어 우리와 한 번도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 않았던, 뒷자리에 앉아 있던 아이에게 표를 준 것이다. 이제는 그 아이가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좋아했던 동료에게 배신당하고, 가족처럼 생각했던 선배에게 불공정한 대우를 받으며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 경험들은 나에게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경계심을 심어주었다. 이제는 누구에게든 과하게 가까워지지 않고,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한다. 오히려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들이 두렵다. 니체는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라고 강조한다.



작가의 이전글 우정을 위한 재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