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속 내면의 그림자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by 이시영

352. 잘못 평가된다-자신이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가에 언제나 귀 기울이고 있는 사람은 항상 화가 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이미 잘못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들조차도 자신들의 언짢음을 때로는 시기하는 말들로 표출한다. 그리고 만약 그들이 우리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그들이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의 판단은 많은 아픔을 준다. 왜냐하면 그 판단들은 아주 솔직하고 거의 사실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대자인 어떤 사람이 우리가 비밀로 하고 있는 점을 우리 자신처럼 그렇게 잘 알고 있는 것을 알게 되면, 처음에 그 불쾌한 기분은 얼마나 크겠는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19. p.304)


나는 내가 상대에게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신경 쓸 때가 있다. 누군가의 시선이나 말 한마디에 하루 종일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고, 나를 향한 오해나 비난에 속상해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기도 한다. 특히 가장 가까운 사람들, 나를 가장 잘 안다고 믿었던 이들로부터 받는 상처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그들은 정말 나를 잘 알고 있을까? 아니면 그저 자신들의 틀 안에서 나를 재단하고 있는 걸까? 니체는 "자신이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가에 언제나 귀 기울이고 있는 사람은 항상 화가 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이미 잘못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한다. 이 말은 내게 깊은 울림을 준다.

친한 친구들조차 때로는 자신들의 언짢음을 시기하는 말들로 표출한다. 나는 이 지점에서 인간 본연의 복잡한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가장 가까운 사이이기에 서로의 약점이나 숨기고 싶은 부분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그 지식이 때로는 무기가 되어 상처를 주기도 한다. 내가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에게서 예상치 못한 비난을 듣고 깊이 상처받았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 친구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나의 감정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그 친구가 나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실망감은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다. 니체가 던지는 질문처럼, "만약 그들이 우리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그들이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은 관계의 본질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의 완벽하지 않은 모습, 혹은 우리가 가진 빛나는 부분에 대한 시기심 때문에 우리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의 판단은 또 다른 종류의 아픔을 준다. 왜냐하면 그 판단들은 아주 솔직하고 거의 사실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에 대해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을 보고 판단하지만, 때로는 그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우리의 약점을 정확히 꿰뚫어 볼 때가 있다. 마치 거울처럼 우리의 숨기고 싶은 부분을 비추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판단은 때로는 불편하지만, 자기 성찰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더욱 충격적인 것은 적대자의 통찰이다. "적대자인 어떤 사람이 우리가 비밀로 하고 있는 점을 우리 자신처럼 그렇게 잘 알고 있는 것을 알게 되면, 처음에 그 불쾌한 기분은 얼마나 크겠는가!" 이 말은 나에게 섬뜩한 깨달음을 준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나의 가장 깊은 비밀이나 약점을 꿰뚫고 있다는 사실은 엄청난 불쾌감과 불안감을 안겨준다. 그들은 나를 해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기에, 나의 약점을 더욱 예리하게 파고들어 공격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인간관계의 위험성과 복잡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니체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타인의 시선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를 극복하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나는 몇 가지 길을 찾아보려 한다. 첫째, 인간관계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이 우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항상 우리 편을 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둘째,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타인의 평가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내가 가진 장점과 단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만의 가치를 발견해야 한다. 셋째, 건강한 경계선을 설정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마음을 열기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나에게 해로운 관계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넷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상처를 받았을 때, 그냥 덮어두기보다는 친구나 가족, 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상처를 외면하기보다는 직면하고, 그 경험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

인간관계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며, 건강한 관계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다. 나의 가치를 타인의 평가에 맡기지 않고, 스스로의 내면에서 찾아낼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얻을 수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우정의 두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