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의 <참회록> 모방 시
희뿌옇게 바래버린 거울 속에
자신의 얼굴이 비춰지는 것은
그들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회고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십칠 년을
무슨 행복을 바라 살아 왔던가
죽어가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기쁜 날에
나의 우울에 대한 번민,
불안함에 대한 고뇌로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이 아닌,
회고록을 쓰기 바쁠 터인가
-그때 그 뭣 모르는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왜 그런 부끄런 시를
노래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아침이면 아침마다 누군가의 거울이
발자국으로 검게 얼룩진 것을
정성스레 닦아볼까
그러면 성운이 펼쳐지는
별이 헤는 밤거리를 홀로 거니는
슬픈 인간의 뒷모습이
거울 속에 어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