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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공학자 이한주 Jul 18. 2021

1분의 가치를 인정하기

저렴 주차장의 배신

중소기업 대표들과 함께 모인 자리였다. 조직 관련 이슈들을 이야기하다가 MZ세대가 주제로 떠올랐다.


   리더들이 경험한 MZ세대의 특성이 모아졌다. 자기주장이 분명하다, 일과 삶의 경계가 명확하다, 작은 것이라도 손해 보는 것을 참지 못한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인정과 보상에 예민하다 등등.


   우리 때와는 정말 다르다는 넋두리도 있었지만, 그들과 함께 잘 지내는 방법에 대한 발전적 논의가 이어졌다. 여러 가지 좋은 의견을 나누는 가운데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사례가 있었다. 특별히 리더의 희생과 노력이 요구되지 않는 시스템적인 접근이었다.


  그들의 시간과 노력이 가치 있는 것임을 알아주기 위해 우리 회사에서는 분 단위로 추가 근무 수당을 지급합니다.
회사 입장에서 비용이 그렇게 많이 들지도 않아요.
모두 좋아합니다.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 것이 당연한 셈법이다. 요즘 들어 15분, 30분 단위로 정산하는 회사도 늘고 있지만, 아직 많은 회사가 시간 단위로 임금을 계산한다.


   시간 단위 시스템에서는 개인이 책임감으로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해  40분 더 일해도 일한 것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때로 업무를 끝냈음에도 시간을 채우기 위해 무의미하게 정시를 기다릴 경우도 있다. 공정과 합리에 목소리를 높이는 젊은이들이 매일 이 불합리를 경험해야 한다.


   며칠 전 가족과 지방으로 나갔다가 도심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주차비가 1시간당 1,000원이라 완전 감사한 가격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딱 1시간 1분이 지난 때였다. '어차피 1시간이 넘었으니 천천히 움직이자.' '2천 원 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간사하게도 처음의 감사함이 사라졌다. 사람 마음이 그렇다.


   개인 간의 관계는 물론 조직과 개인의 관계에도 큰 사건보다는 사소한 것들이 쌓여 영향을 미치곤 한다. 대형 사고가 일어나면 오히려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를 보았다. 조직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사소한 불합리, 작은 불공정이다.


   우리 구성원들이 매일 느끼는 사소한 불편은 무엇일까?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우리 조직을 더 건강하게 만든다.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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