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

by 돛이 없는 돛단배

니 말마따나 똑같은 일상이 지겹다가도,

시간은 또 어찌나 후딱후딱 지나가는지.

크리스마스고 연말이고, 이제는 그냥 하루 쉬는 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더라.

예전처럼 굳이 의미 부여하기보다, 조용하게 별일 없이 지나가면 그걸로 충분하다 싶고.

나이 들면 좀 편해질 줄 알았는데, 산다는 게 갈수록 참 녹록지 않네.

밖에서는 멀쩡한 척 버티지만, 현실은..

신경 쓸 일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몸은 또 예전 같지 않고...

사는 게 생각보다 훨씬 고단하고 복잡해지는 것 같아.

그래서인지 요란한 행복보다, 평범하게 아프지 않고 사는 게 제일 어렵다는 니 말이 오늘따라 뼈저리게 와닿는다.

힘들 때나, 별일 없이 평범한 날이나... 이따금씩 네 생각이 나더라.

이제는 각자 제 몫의 삶을 감당하느라 여유가 없기에...

안부가 궁금해도 굳이 묻기보단, 30년 동안 우리가 쌓아온 시간들로 네 하루를 미루어 짐작해보곤 해.

어디서든 잘 지내고 있겠지, 하고 믿으면서.


올 한 해도 여기까지 버티고 오느라 진짜 고생 많았다.

내년엔 딴 거 없다.

니 말대로 거창한 거 말고... 따뜻한 이불 속에서 손가락 발가락이라도 꼼지락대면서, 그렇게라도 기운 내서 버텨내야지 어쩌겠어.

안 그래도 병원을 꼬박꼬박 다녔더니, 이제 의사 쌤이랑 정들 판이다.

너도 아프면 참지 말고 병원 잘 다니고...

건강 잘 챙겨라.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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