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리얼스토리 : 일하기 싫어지는 순간
일할 의욕을 확 꺾는 상사의 말 한마디가 있습니다. 저도 팀장으로 일하고 있지만, 절대 부하직원에게 하면 안 되는 말 5가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정말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상사인 당신이 굳이 말해 줄 필요는 없습니다. 답답해서 한 말인 거 압니다. 때로는 냉정한 평가로 직원이 성장할 수 있지만, 많은 직원들이 이 말을 듣고 당신의 의도대로 반성하기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하직원은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열심히 일해도 소용없군, 욕만 먹고...
'열심히 하는 것은 소용없어, 잘해야지'라는 말을 되짚어보면, 부하직원이 성실하게 일한 것은 당신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직장 생활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러나 상사가 이 말을 부하직원에게 직접 한 순간 성실하다는 장점도 잃을 수 있습니다.
한번 더 여유를 갖고 부하직원을 다시 한번 바라봐 주시면 어떨까요? 어떤 부분에서 방향을 잘 못 잡고 가고 있는지 다시 한번 체크해 주세요. 그 부분만 얘기해 주시면 됩니다.
부하직원이 회사 내 소식, 업계 동향을 공유해 줄 때가 있습니다. 이때 '그거 인제 알았어?'라고 부하직원에게 무안을 주면 안 됩니다. '왜 그걸 지금 얘기해 주는 거야?'라고 부하직원을 책망해서도 안됩니다. 부하직원 입장에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다시는 얘기해 주나 봐라
팀장이 되어 보니 부하직원도 아는 소식을 나만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왠지 자존심이 상하기도 합니다. 이 정도는 내가 먼저 알고 있었다고 과시도 하고 싶습니다. 부하직원이 자신의 경쟁상대가 아닌데도 말이죠. 이미 알고 있는 정보였어도 공유해주는 부하직원의 마음을 먼저 읽어 주시면 어떨까요?
부하직원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은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부하직원을 갑자기 불러서 화를 냅니다.
왜 보고 안 했어?
그런데 부하직원이 바로 이렇게 얘기하는 순간, 상사는 가장 민망해집니다.
이미 보고 드린 사항입니다.
이렇게 하라고 하셨는데요.
실수를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하고 넘어가면 별일 아닐 수 있는 사소한 일입니다. 그러나 상사가 "내가 언제?"라고 말하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간혹 상사 체면을 생각해서 잘못하지 않은 것도 본인이 잘못했다고 말하고 넘어가 주는 고마운 직원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두 번은 넘어가도 반복이 되면 힘들어집니다.
기억을 잘 못하는 상사분들 중에 더러 부하직원의 기획안도 본인이 낸 아이디어라고 착각할 때도 있습니다.
상사 입장에서는 여러 명의 팀원을 관리하다 보면, 본인이 한 말을 다 기억 못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업무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일이 반복되면, 상사와 부하직원 간에 신뢰가 무너집니다. 감정만 서로 상합니다.
무턱대고 불러서 화내면, 부하직원은 일부러 나를 깨려고 불렀다고 밖에 생각이 안 듭니다. 보고서와 메일을 한번 더 확인한 후 부하직원을 불러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부분만 다시 체크해 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하직원과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메일로 업무 지시 사항을 다시 한번 정리해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부하직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사와 함께 일하고 있다면, 메일과 구두 보고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사가 부하직원의 성장을 위해 돕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내가 부하직원을 키워주고 있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그건 자만입니다.
회사는 프로가 만나는 곳입니다. '내가 너 키워준 거야'라는 말에는 부하직원을 무시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부하직원의 역량을 잘 파악해서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상사의 역할입니다.
부하직원을 위해 성장의 기회를 주려고 진심을 다해 노력했다면, 그 마음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부하직원이 먼저 압니다. 그리고 상사가 돼보니 알 것 같습니다. 부하직원이 알아주기 바라는 것은 내 욕심이라는 것을요. 부하직원이 나로 인해서 성장했다면, 그게 일하면서의 또 다른 보람이지 않을까요?
사람은 말 보다 행동을 더 믿습니다. 이 말을 꺼낸 순간, 당신은 부하직원의 마음을 잃었습니다.
부하직원은 다 알고 있습니다.
나중은 없다는 것을!
제가 있었던 조직에서는 1년마다 팀장이 바뀌는 상황이었습니다. 자신의 자리도 기약할 수 없는 팀장의 이 말은 부하직원 입장에서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성과평가에 대한 상사의 피드백은 항상 예민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책임질 수 없고 영혼 없는 피드백은 오히려 부하직원의 마음을 더 허탈하게 합니다. 저도 이 말을 들었을 때 '부서장이 나를 무시하는구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 순간, 제가 이 조직에서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이 조직에 있다가는 도구로써 이용만 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직에서 모든 직원에게 좋은 고과를 줄 수는 없습니다. 부하직원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하직원에 대한 피드백은 더 솔직하고 신중해야 합니다.
저도 불완전한 사람이기에 부하직원에게 말실수를 많이 했습니다. 사실 이 정도는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의 일이었습니다.
부하직원 한 명이 갑자기 저에게 면담 신청을 했습니다.
"팀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어제 저에게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밤새 이 일로 잠을 못 잤습니다. 다른 팀원들처럼 저에게 따뜻하게 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하직원의 이 말을 듣는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상사한테 이보다 더 큰 꾸중을 들어도 이런 말을 못 하였는데, 요즘 친구들 대단하구나...'
그러나 순간 그 친구의 흔들리는 눈을 봤습니다. 부하직원도 쉽게 얘기를 꺼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마음이 전달되니 제 마음이 움직여졌습니다.
"00님! 용기 내서 얘기해 줘서 고마워요. 심하게 말해서 미안해요. 조심할게요."
상사 입장에서 잘못을 해도 부하직원에게 선뜻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업무상 지적을 한 것 까지 내가 잘 못했다고 인정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아프다고 진심을 말하는 직원한테 '이 정도 아픈 것은 직장 생활하면서 당연한 거야.'라고 말하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몹시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용기 내서 솔직하게 말해 준 부하직원 덕분에 저는 잘못된 것을 바꿀 수 있었던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날 저는 그동안 제 부하직원에게 했던 행동들을 천천히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 제 태도에 부하직원을 존중하지 않은 잘못된 태도가 있었다는 것을요.
그 안에는 제가 겪었던 상사보다는 훨씬 더 부하직원에게 잘해주고 있다는 자만도 있었습니다. 부하직원이라고 해서 제 마음대로 막 해도 되는 사람이 아닌데, 저도 모르게 이 정도쯤은 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말 한마디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는 평소 어떤 태도로 서로를 대했는지에 따라 좌우합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직원을 무시하는 눈빛, 행동은 부하직원에게 전달됩니다. 충분히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부하직원은 상사의 사소한 말 한마디로 쉽게 상처받지 않습니다.
부하직원이 요즘 일을 안 해서 못마땅하신가요?
그럼 혹시 최근에 그 부하직원을 무시한 일이 없으셨나요?
좋은 부하직원보다 좋은 상사 되는 것이 더 힘든 요즘입니다.
By. 하누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