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박힌 시간

반지하 파라다이스

by 한 율


탕탕탕

탕탕


망친 시간이 삶에 못을 박고 있다.

길고 긴 시간

길고도 짧은 시간

짧지만 길게 느껴지는 시간

짧고 짧은 시간

삶을 관통하는 수많은 시간

이리저리 널브러진 못들

무엇이 걸려있을까 살펴보면

못 박힌 건 결국 완성되지 못한 파편뿐이다


살아가며 이룬 게 하나라도 있었나

고갤 들어 삶의 추레한 민낯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거울 속 분노로 부서진 알맹이는 겨울처럼 차갑다

나른하게 일렁거리는 아지랑이 같은 봄

과거를 꿈꾸는 시간엔 항상 역재생 버튼을 누른다

그렇게 가까스로 꾸역꾸역 여러 해를 집어삼킨 뒤

뭉친 어깨가 따갑게 뒷목을 찔러 쐬한 통증이 올라오면

삶은 참으로 어렵다고 다시금 깨닫는다

keyword
이전 06화녹덩이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