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연말 모임

by 인지니

제이는 작가 모임에서 함께 발행한 동인지를 받아 들고 뿌듯함을 느꼈다. 자신의 필명을 달고 처음 쓴 글이 책으로 활자가 되어 나왔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간 자기에게 헛짓하고 다닌다고 손가락질하던 지인들을 찾아가 자신의 이름이 담긴 책에 사인을 해 주며 보란 듯 책을 돌리겠다고 생각했다. 제이는 그간 연말 모임에 잠시 들러 회비만 내고 금세 집에 들어오곤 했었는데, 이젠 자신이 갈 수 있는 연말 모임이 어디 어디인지 체크해 보았다. 그리고 리스트를 적었다.


“와! 내가 모임이 이렇게나 많았 나? 100권 갖고는 어림도 없겠는데?”

11월부터 시작되는 모임에 제이는 10월 중순부터 카톡방에 인사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톡 프로필에 자신의 책과 북 콘서트 장면들을 올렸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한낱 여성 작가 몇이 모여서 만들어 놓은 동인지에 불과했지만, 제이에겐 특별한 책이었다.



대본을 쓰던 제이는 지난 오 년 동안 수없이 피드백을 받으며 재능이 부족하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너무 나이가 많다는 편견으로 차별을 받았다.


“언니! 능력 없는 사람이 꾸는 꿈은 스스로에겐 형벌일 수 있어요. 포기하는 것도 용기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방송가에서 애정으로 대했던 사람들이 조금의 기회만 보여도 깎아내리고, 애정 어린 말이 이간질에 오해가 됐다. 존경하던 선생님과 친구들에겐 따돌림까지 당하다 보니, 어느 날은 갑자기 숨이 쉬어지지 않아 병원엘 찾았다. 공황장애라고 했다. 그리고, 제이는 스스로 생각했다. 이 정도도 감당해 내지 못하는 자신은 작가의 자질이 없다고······. 제이는 절필을 선언하고 방송가를 떠났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열심히 생각하고 썼던 자신의 작품이 그냥 묻혀버리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에 여성 출판 강좌를 듣게 되면서 소설, 수필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님들을 만났고, 그 작가님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받아가며 다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급기야 그 작가님들과 동인지까지 만들고, 소설을 본격적으로 써보겠다 마음먹었다.


제이는 버거운 삶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기 위해서 주말이면 도서관에서 살았다. 아들이 먹을 음식을 해 놓고 아침부터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앉아 글을 썼다. 자신이 만든 이야기에 스스로 빠져서 즐겁게 글을 쓰는 자신이 좋았다.


“도서관을 나가실 때 가져온 쓰레기는 정리해 주세요.”


제이는 도서관 폐관시간이 돼서야 서둘러 집을 향했다. 아들에겐 문자가 와 있었다.


- 엄마! 몇 시에 올 거야?


제이는 아들의 문자에 살짝 미안한 마음으로 미소를 지으며 답장을 남겼다.


- 엄마 지금 도서관 나왔어!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 없어!

- 근데, 엄마 몇 시에 올 건진 왜 물어?

- 그냥, 엄마 밥은 먹고 하는 건가 싶어서


주변에선 이제 쉰 살이 되는 제이가 본업인 돈벌이에 집중하지 않고, 그나마 조금 번 수입을 되지도 않는 글쓰기에 다 투자하고 있는 모습을 한심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제이의 부단한 노력에 어떻게든 책은 나왔고, 북 콘서트 또한 잘 치렀다. 제이는 그런 스스로가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지인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듣고, 만날 수 없는 분들에겐 주소를 받았다. 전화기 넘어 지인들은 제이에게 대견하다며 축하의 인사를 보냈다. 전화기 넘어 비아냥은 들리지 않았다. 한결같이 제이가 될 줄 알았다면 응원을 보냈다.


이제 처음, 작품 한편을 활자로 새겨 놓고 만족하기에 이른 것을 알았지만, 죽기보다 고통스러운 시간 들과 외롭고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고 자신의 치유를 도왔던 작업이었기에 제이는 어떤 순간보다 자기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허튼 시간 보내지 않고,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로 꿈꾸는 엄마로 남을 수 있었던 자기 자신이 자랑스러운 결과물이 행복했다.


그간 그저 제이를 알고 있는 지인들에겐 남편에게 버림받아 우울하게 살아가는 이혼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들 진심이건 인사치레 이건 한결같이 입을 모아 얘기했다. 그 어려운 가운데 어떻게 꿈을 버리지 않고, 할 수 있었냐고······.


제이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죽는 것보다는 해 볼 수 있는 일이었고, 죽는 것보단 아들에게 본이 될 일이었다. 아들과 먹고살기 위해 생업에도 열을 다하며 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글을 썼다. 몇 번을 자신이 없는 재능을 갖고 시간 낭비를 하는 것이라면 어쩌나? 스스로 불신에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것을 참고, 자신을 믿고 응원했다.


그런 책을 손에 들고 모임에 나가 그간의 안부를 물어가며 책을 전달할 때, 제이는 이미 그들에게 대견한 지인이자 엄마였다. 그리고, 같은 글을 쓰고 있는 작가 선후배 동기들에게도 노력하는 작가로 인정을 받았다. 작품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서 결과물을 갖고 자신들 앞에 나타난 제이를 칭찬하고 인정했다.


11월과 12월의 주말 약속이 차가고 있는데, 오랜만에 보는 연락처가 제이의 핸드폰에 떴다. 밴드부였던 대학교 선배 와이였다. 언제 봐도 반가운 선배였다. 늘 자상하고 친절해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선배라서 늘 좋은 마음이었던 선배인데, 갑자기 무슨 일일까? 궁금한 마음에 전화를 반갑게 받았다.


“네~ 선배, 잘 지내셨어요?”

“야~ 내 전화번호 안 지웠어? 계속 저장해 놓아서 고맙네?”

“하하, 선배 번호를 왜 지워?”

“하하, 근데, 너 글 쓴다더니, 진짜 책 냈어?”

“아, 내 프로필 봤어? 응 근데 내 단독 책은 아니야~”

“이야~ 이제 작가님이네? 대견하네!”


와이의 낮게 울리는 목소리는 여전히 매력적이었고, 자상했다. 순간 제이는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작가님은 무슨, 나중에 내 단독 책이 나오면 그때나 작가님 해. 쑥스럽다.”

“하하, 그래! 다른 게 아니고, 이번 우리 과 년 말 모임에 나오지 않을래?”

“과 모임이 있었어?”

“나랑 너희 동기랑 몇 명이 모여서 하고 있어! 지난번엔 연희도 나오고 오랜만에 애들 자주 나와, 너도 보고 싶고, 시간 낼 거지?”
“그래? 그럼 다들 보고 싶기도 하고, 책도 전달할 겸 잠깐 들를게.”


제이는 남들보다 조금 늦게 대학에 진학했고, 비슷한 또래 선배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 하지만, 경기도에서 서울로 이사 오면서 대학 동기 선후배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책도 줄 겸 큰맘 먹고 모임에 나가 보자 마음먹었다.


모임 약속 날 제이는 온 집안의 옷이란 옷은 다 꺼냈다. 매일 직장과 집, 도서관만 오가던 제이의 옷장에는 쓸만한 옷이 없었다. 오래전 입던 원피스도 꺼내 입어보고, 검은색 스타킹에 정장 치마도 입어보았다. 그리고, 거울 앞에 자신의 모습을 보던 제이가 피식 웃었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푸석한 얼굴과 정리되지 않은 몸매의 자신을 보면서 제이는 계속 피식 웃다가 평소에 입던 청바지에 패딩을 걸치고 집을 나섰다.




책을 챙겨 넣고, 백 팩을 멨다. 금요일 저녁이라 지하철엔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오랜만에 타는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은 참 재밌었다. 초저녁인데 벌써 은근하게 취한 이십 대의 젊은 연인이 출입문 쪽에 실랑이하고 있었다. 남자친구가 좀 많이 취했는지 비틀거리다가 옆에 아저씨와 시비가 붙었다.


“젊은것들이 초저녁부터 취해서 뭐 하는 거야!”

“아저씨! 뭐라고요?”


과격한 남자친구에 비해 차분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여자 친구가 당황하며 남자친구 앞으로 서서 아저씨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다혈질의 남자친구를 보는 순간 오래전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신입생 시절, 과 선후배들이 모여서 식사하는 자리에 제이의 남편이 합석했었다. 제이는 이십 대 초반에 이른 결혼을 한 뒤에 뒤늦게 학교에 입학을 한 터라서 과 동기와 선배들은 제이 남편의 합석을 이해해 주었다. 신입생들을 챙기는 선배들 사이에서 와이가 제이와 제이의 남편에게 다가와 잔에 술을 채워주는데, 은근하게 취한 제이의 남편이 와이의 잔을 받는 제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갑자기 제이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가자!”


제이는 당황하고 난처한 마음에 말했다.


“왜?”

“가자고!”


제이의 남편은 제이의 팔을 더 세게 잡아당겼고, 제이는 팔이 아파 자기도 모르게 아! 소리를 냈다. 그 모습을 본 와이가 말했다.


“아! 형님, 무슨 일이세요?”

“내가 내 와이프 데리고 간다는데 뭐가 문제야?”


제이는 당황스럽고 자기 때문에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그것 같아 난처해하며 말했다.


“아! 죄송해요. 저희 그만 가 볼게요.”


이때, 제이의 남편이 제이를 확 당기자 제이가 팔의 통증과 남편의 힘에 악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본 와이가 급히 다가와 제이를 일으켜주며 말했다.


“괜찮아? 아니, 형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와이는 제이의 남편에게 버럭 화를 냈다. 그 모습을 본 제이는 급하게 와이에게 또 선배 동기들에게 연신 사과를 하며 주먹을 쥐는 남편을 출입문으로 밀며 나갔다.


“죄송합니다. 선배님, 죄송해요. 다음에 뵐게요.”


남편의 주사로 여러 번 곤란한 상황을 겪었던 제이는 선배와 남편이 큰 싸움이라고 할까 노심초사 서둘러 회식 자리를 빠져나왔던 기억이 났다. 와이가 쓰러진 제이에게 괜찮냐고 묻던 그 자상한 모습이 떠올라 속으로 잠시 웃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참 자상한 선배였는데, 와이프한테도 잘하고 살고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 때쯤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어디쯤 왔어?”

“한 30분쯤 남은 것 같은데? 멀긴 멀다. 하하”

“멀지? 내리면 전화해! 데리러 갈게.”

“하하, 뭘 데리러 나와! 어딘지 주소 보내 놔! 찾아갈게.”


고깃집에 들어섰을 때, 선배들과 동기들이 모두 일어나 제이를 반겨 주었다. 제이는 순간 학부 시절로 돌아간 듯 모두 반가운 마음에 오는 동안의 피로가 싹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만나자마자 다들 제이의 책 이야기를 했고, 제이의 책을 받아 들고는 서로 사인해 달라고 했다.


“아이~ 무슨 사인이야~ 쑥스럽게”

“무슨 사인이냐니? 나중에 비싸게 팔아먹게 될지도 모르는데?”

“너 이 자식! 소중하게 소장을 해야지 벌써 팔아먹을 생각부터 하냐?”

“아니, 형이 왜 발끈해? 형! 혹시 누나한테 흑심 있는 거 아냐?”

“이 자식이 너 벌써 취했냐?”


와이는 동기의 말에 당황하며 제이의 눈치를 보았다. 제이는 그 모습들이 모두 반갑고 즐거워서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왜들 그래? 쑥스럽게”


제이는 기분이 좋았고, 친정에 온 것처럼 편했다. 다들 제이의 작은 결과물에도 응원을 보내주는 마음이 정말 고마웠다. 책을 돌리고, 그간의 안부들은 묻는데, 아까 장난을 치던 동기 녀석이 와이 선배에게 말했다.


“와이 형! 이참에 제이 누나랑 진짜 사귀는 게 어때?”


와이는 동기를 노려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너 이 자식 조용히 좀 해라! 제이가 모임에 오랜만에 나와서 당황스럽겠다.”

“뭐, 어때? 둘 다 혼잔데, 만나 봐!”


제이는 어리둥절해서 와이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이야? 선배?”


와이는 난감한 표정으로 소주를 한잔 들이켜더니 말했다.


“사실, 나 이혼한 지 좀 됐어!”

“아니, 왜?”

“그렇게 됐어!”


씁쓸한 표정으로 소주병을 잡는 와이에게서 소주병을 넘겨받아 와이의 소주잔을 채우며 제이가 말했다.


“에구…. 왜 그랬어! 잘 좀 살지!”

“그러게, 잘살아 보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됐네!”

“에고…. 그랬구나…! 얼마나 됐어?”


제이와 와이는 그렇게 서로의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변에 다른 동기들과 선 후배들이 모두 떠나고 제이의 동기와 와이와 제이만 셋 만남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서로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제이와 와이 옆에서 술에 잔뜩 취해 엎어져 있던 동기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아! 밤새울 거야? 이제 우리도 가자!”


그제야 제이는 시계를 보았다.


“어머! 오빠! 벌써 3시가 넘었어! 서울 가는 차가 있으려나?”


와이는 제이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제이는 갑작스러운 와이의 표정에 심장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뭔가 결심한 듯 자신을 바라보는 와이의 눈빛에 제이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제이야!”

“왜 그렇게 분위기 깔고 불러. 어색하게”

“나 어때?”


제이는 잠시 눈을 끔벅이다가 웃었다.


“뭐가 어때? 우리 학교에서 오빠 안 좋아하던 여학생이 있었을라고?”


제이는 어색한 분위기와 고동치는 자신의 심장소리를 들키지 않으려고 와이의 질문 의도를 모르는 척 피하려 했다. 이때 옆에 있던 동기가 벌떡 일어나더니 비틀거리며 말했다.


“가자! 가! 나가!”


와이와 제이는 동기를 택시 태워 보내고 어색하게 서 있었다. 매서운 추위에 제이는 주머니에 손을 더 쿡 찔러 넣었다. 그런 제이를 보고 와이가 말했다.


“추워?”

“응 조금”

“어디 따뜻한 데 갈까?”


제이는 와이를 보고 웃었다. 하지만, 와이는 진지하게 근처 모텔을 한번 올려다보더니 제이를 쳐다봤다. 민망해진 제이가 장난스럽게 와이를 보며 말했다.


“미친 거야? 오빠? 하하”


와이도 곧 미소를 짓더니 몽글몽글한 눈으로 제이를 바라보았다. 제이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와이가 갑자기 제이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순간 제이는 놀라 눈이 동그래졌다. 와이는 쑥스러운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 너 좋아해! 나 원래 너처럼 안경 쓰고 머리 길고 귀염상인 여자가 이상형이었어!”


제이는 와이의 고백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와이는 학교 앞에서 짝사랑하는 소녀에게 막 고백을 하는 어린 소년처럼 수줍게 그리고 예쁘게 웃으며 제이 앞에서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려 애쓰고 있었다. 그러더니 곧 기발한 생각이라도 난 듯 말했다.


“제이야! 우리 진짜 한 번 사귀어 볼래?”


제이는 와이의 고백에 너무 놀랐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는 그 중요하고 역사적인 순간 눈치 없는 택시가 제이 앞에 와서 섰다. 와이 역시 택시를 보고 아쉬워했지만, 서둘러 택시의 문을 열며 말했다.


“얼른 타! 한참 가야 할 텐데····.”


혼란스러움, 설렘, 아쉬움 등의 복잡한 마음을 갖고 택시에 탄 제이는 뒤를 돌아보았다. 와이는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제이가 점점 사라져 가는 그를 볼 동안 그는 계속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었고, 제이가 돌아앉는 순간 제이의 핸드폰에서 카톡이 울렸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어 보이는 네 모습 오늘 너무 멋졌어! 조심히 들어가고 도착하면 카톡 해.


제이는 카톡만 바라보고 있는데도 무슨 일인지 심장이 벌렁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돌덩어리처럼 박제되었는 줄 알았던 제이의 심장이 다시 말랑거리며 힘차게 뛰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구름 위에 떠 있는 듯 기분이 좋았다. 제이는 카톡 창에 답장을 썼다.


-알겠어! 오빠도 조심히 들어가.


제이는 어느 순간 자신이 와이 선배를 오빠라고 부르고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한 채 술 때문인지 갑작스러운 고백 때문인지 울렁이는 속을 붙잡고 수십 년 만에 활짝 띤 미소를 지으며 택시 밖 창을 바라보았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