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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 LIm Oct 26. 2024

분화구가 예쁜 오름

04. 아부오름

한라산 동쪽 중산간지대에 있는 유명오름 중의 하나이다. 2차선 도로에 붙어있어 승용차로 접근이 쉽고, 높지는 않지만 분화구가 아주 크고, 예쁘다. 분화구 둘레가 1.4km로 길지만, 평탄하게 잘 조성되어 있어서 걷기에도 편하다. 그래서 남녀노소가 많은 사람이 찾는다. 


오름 모습이 마치 가정에서 어른이 믿음직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닮아 아부오름(亞父岳)이라고 불린다.  한편으로는 송당리 앞에 우치해 있어 앞오름(전오름)이라고도 한단다.

주) 04.18. 아부오름 분화구 내부


오름입구가 주차장과 맞닿아 있다. 입구에서 분화구 둘레길까지 100~200m에 불과하고, 그중 절반정도는 평지이고, 나머지도 아주 완만한 경사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걷기 불편한 부모님이나 아이를 휠체어에 태워 밀고 올라가기도 한다. 


주차장에서 10m 정도 걷다 보면 왼쪽에 홀로 나무가 있다. 나무아래는 그늘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의자 2개가 놓여있다. 나무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예뻐서 때론 젊은이들이 줄지어 기다린다. 그런데 특이하게 나무기둥에는 굵은 철사가 감여있다. 목장에서 키우는 소나 말과 등산객과 부딪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란다. 오름을 가운데 두고, 주변을 빙 둘러 소를 키우는 한우단지이다. 간혹 등이나 옆구리에 벌레 또는 지프라기가 붙어있는 소가  이 나무에 기대어 등을 비벼댄다고 한다. 

주) 04.18. 아부오름 입구에 있는 홀로 나무


이곳을 지나 100~200m 정도 올라가면 둥그런 분화구 둘레길이 나온다. 둘레길이 1.4km나 되어 산책길 중간중간에 나무의자를 설치해 두었다. 산책로 양옆으로 삼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우거져 있다. 산책로의 1/2 정도는 양쪽 나무가 크게 자라 동굴을 형성하고 있고, 나머지에서는 숲 너머로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주) 4.18. 아부오름 분화구 둘레길


분화구 내부로도 들어갈 수 있다. 커다란 분화구에는 삼나무가 원형을 이루어 자라고 있다. 중간지점에는 키 작은 나무와 풀솜나물, 향유 쥐손이풀 청미래덩굴 찔레 등이 자라는 풀밭이다. 많은 비가 내린 다음날 방문하면 일부 장소에 습지가 형성되어 질퍽거리기도 한다.

주) 04.23. 아부오름 분화구 내부


고사리가 수풀을 헤치고 쫑긋쫑긋 올라오는 4월에는 많은 사람이 찾는다. 분화구 주변과 내부에 고사리가 많이 자라기 때문에 이를 꺾으러 온 마을주민들이 대부분이다. 

주) 04.18. 아부오름 분화구 내부


아부오름 주변풍경도 볼만하다. 오름의 왕이라고 부르는 다랑쉬오름과 가을 억새가 멋진 아끈다랑쉬오름이 인근에 있다.

주) 아부오름에서 바라본 다랑쉬오름


동쪽 중산간지대 오름군과 웅장한 한라산 풍경도 펼쳐진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오름하단에 조성된 아부오름 둘레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드넓은 목초지에서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를 볼 수 있고, 아기자기한 송당마을도  감상할 수 있다.

주) 04.18. 아부오름에서 바라본 한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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