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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 LIm Oct 26. 2024

분화구가 예쁜 오름

05. 높은오름


높은오름은 해발 405.3m로 한라산 동쪽 중산간지대에 산재해 있는 40여 개 오름 중 가장 높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분화구가 삼태기(곡식, 흙 등을 담아 나르는 농기구)를 닮아 멋있고, 주변 경관도 빼어나다. 

주) 높은오름~동검은이오름 산책길에서 바라본 높은오름


특히, 오름 주변에 억새가 군집을 이루고 있어 가을에 방문하면 즐거움이 배가된다. 높은오름에서 동검은이오름으로 이어지는 1~2km의 산책길 양옆에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주) 동검은이오름 방면에서 바라본 높은오름과 억새


이 길을 걸으면 억새들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나는 멋진 풍경을 만나게 된다.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면서 내는 억새소리가 양쪽 귀까지 즐겁게 해 준다. 그리고 걷는 사람들도 자연의 일부가 된다. 

주) 동검은이오름 방면에서 바라본 높은오름


오름입구로 찾아가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구좌읍 공설묘지 입구나 동검은이오름 방면에서 각각 접근할 수 있다. 오름입구 주변이 공설묘지이다. 그래서 공설묘지 사이로 들어가 오름입구를 찾아야 한다. 입구를 지나도 산책로 양옆으로 묘지가 있다. 봉분 주변으로 4 각형 모양의 담을 쌓은 제주도 전통의 묘지방식을 따르고 있다. 산짐승이 봉분을 헤집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고안해 낸 방법이란다.


높은오름은 2층으로 이루어진 오름이다. 오름입구에서 1차 경사진 산책길을 오르면 꽤나 넓은 평지가 나타난다. 이 평지를 지난 후 2차 경사진 길을 올라가야 분화구 능선에 도달한다.  오름입구에서 평지 구간에는 말을 방목하는 목장이다. 산책로에도 풀을 뜯고 있는 말들을 만나게 된다.

주) 높은오름 산책로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


사람이 지나가도 말이 놀라거나 피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조심조심 피해서 걸어가야 한다. 일부 등산객이 말을 귀찮게도 하는데, 말의 뒷발에 맞으면 크게 부상당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주) 높은오름 산책로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


오름 산책로를 걷다 보면 가끔 빨갛게 이 열매가 익어가는 나무를 만나게 된다. 가막살나무이다. 이 나무는 우리나라의 산기슭에 많이 자라는 낙엽관목이며, 빨간 열매는 먹이가 없는 겨울에 새들이 쪼아 먹는단다. 

주) 높은오름 산책로에 자라고 있는 가막살나무


산책로에서는 한라꽃향유라는 식물도 볼 수 있다. 10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여 11월까지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자생 야생화이다. 제주도와 같이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잘 자란다.

주) 높은오름 산책로에 자라고 있는 한라꽃향유


오름 정상에 오르면 분화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쪽면은 높고, 반대쪽으로 갈수록 낮다. 그래서 곡물 등을 담아 옮기는 삼태기와 닮았다.

주) 높은오름 분화구 내부


분화구 둘레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낮은 쪽 산책로에서 분화구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분화구는 넓고, 야트막하다. 

주) 높은오름 분화구


분화구에는 자그마한 돌무더기들이 듬성듬성 있다. 말이 이곳까지 올라와서 풀을 뜯기 때문에 말발굽을 보호하기 위해서 모아둔 것으로 보인다.

주) 높은오름 분화구 내부


분화구를 둘러싼 화구벽에는 자그마한 나무와 수풀이 자라고 있다. 수풀 사이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가 크기는 작지만 유난히도 돋보인다.

주) 높은오름 분화구 내부 풍경


높은오름은 주변에서 가장 높은 곳이므로 사방을 시원스레 조망할 수 있다. 동쪽에는 작은 한라산이라 불리는 손지오름, 용을 닮은 용눈이오름과 산방산 풍경이 펼쳐진다. 가을이 되면 갈색으로 변하는 수풀이 상록수인 삼나무와 뚜렷이 구분되므로 손지오름과 용눈이오름이 민낯을 드러낸다.

주) 높은오름에서 바라본 손지오름, 용눈이오름, 성산일출봉


서쪽에는 웅장한 한라산과 중산간 지대 오름군 풍경이 드러난다. 총총총 흐르는 뭉게구름이 한라산을 향해 모인다. 오름들도 한라산을 향해 달려간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모여 조화를 이룬다. 멋지다

주) 높은오름에서 바라본 한라산과 오름군


북동쪽에는 오름의 왕이라는 다랑쉬오름이 모습을 드러낸다. 넓은 벌판에 우뚝 솟은 모습이 평범한 사람들 중에 뛰어난 사람이라는 의미의 군계일학과 같다.

주) 높은오름에서 바라본 다랑쉬오름


남서쪽에는 백가지 약재가 자란다는 백약이오름이 있다. 삼나무로 둘러싸인 목장이나 목초지 너머 중산간지대 오름들이 군집을 이루어 나타난다. 

주) 높은오름에서 바라본 백약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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