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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구가 예쁜 오름

06. 백약이오름

by Happy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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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이오름은 한라산 동쪽 중산간지대 오름군에 속하며, 해발 356.9m로 규모가 큰 오름이다. 이 오름은 예로부터 다양한 약초가 자생하고 있다고 하여 백약이오름(百藥岳)이라 불리고 있다. 지금도 오름에는 층층이 꽃, 한라꽃향유, 쑥, 방아풀, 꿀풀, 쇠무릎 등 약초가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20211023_115249.jpg 주) 문석이올름에서 백약이오름으로 이어지는 산책로에서 바라본 백약이오름


백약이오름은 서귀포시 소유이며, 사유지 오름에 비해 탐방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참고로, 제주도가 제주대학교에 의뢰한 ‘제주 환경자산 오름·습지 보전관리 수립 학술연구용역(2021.12)’ 보고서에 따르면 368개 오름 소유자는 국공유지 164개(44.6%), 사유지 148개(40.2%), 공유지 57개(15.5%), 공동소유 36개(9.8%), 재단소유 15개(4.1%), 기타 5개(1.3%) 순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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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입구에 서면 길게 뻗은 백약이오름 산책로가 시원하게 들어온다. 그래서 젊은 연인들이 이곳 입구와 곧게 뻗은 산책로에서 사진을 많이 찍는다. 어떤 연인은 가볍게 뽀뽀하는 모습을, 다른 이는 두 손을 머리에 올려 하트모양을 만든 모습을, 또 다른 이는 산책로에 주저앉은 모습을 셀카봉으로 촬영한다.

20211023_082650.jpg 주) 백약이오름 입구
20211023_073552.jpg 주) 오름입구에서 바라본 백약이오름 모습


오름입구에서 약 200~300m는 평평하면서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 넓은 길이다. 산책로 양옆에는 나무기둥으로 울타리를 만들어 놓았다. 울타리 너머는 넓은 초지이다. 그래서 산책로 좌우 풍경을 감상하면서 올라가는 재미가 있다.

20211023_073952.jpg 주) 백약이오름 입구에서 하단까지 이어지는 산책로


초지를 지나면 다소 가파른 산책로가 나온다. 오름 경사면을 'Z' 자 형태로 깎아가면서 산책로를 조성했기 때문에 우측은 높은 언덕이고, 좌측은 완만한 절벽이다. 우측 언덕에는 억새로 찔레나무가 엉켜 자란다. 때마침 낮에도 떠있는 달이 억새 위에 내려앉는다. 풍요로운 한가위 정취가 물씬 풍긴다.

20211023_074200.jpg 주) 백약이오름 산책로 주변의 억새와


힘에 부친다는 생각이 들 즈음이면 분화구 둘레길에 도착한다. 분화구 둘레길이 아부오름(1.5km)처럼 길게 느껴진다. 둘레길은 대부분 평평이거나 완만한 경사길이다. 길 양옆 5~10M 정도는 초지이고, 그 너머에는 잘 조림된 삼나무 숲이다.

20210124_124757.jpg 주) 백약이오름 분화구 둘레길


오름 정상 부분은 훼손되어 일정기간 휴면기에 들어간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제주도에서는 사람들로 인해 심하게 훼손된 오름의 경우 2~3년씩 산책로를 폐쇄하는 휴식년제를 실시하고 있다. 대부분 오름 전체를 폐쇄하는데 비해 이곳 백약이오름은 정상 부분 일부만 통제하고 있다.

20210124_124818.jpg 주) 백약이오름 정상


분화구 둘레길에서 분화구 내부를 내려다볼 수 있다. 화구벽은 삼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중앙 부분은 자그마한 풀이 자란다. 원모양의 분화구가 예쁘게 드러난다. 분화구 너머로는 한라산이 아스라이 모습을 드러낸다.

20210124_130522.jpg 주) 백약이오름 분화구 내부
20211023_081458.jpg 주) 백약이오름 분화구 내부와 한라산


분화구 둘레길을 한 바퀴 돌면서 다양한 주변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좌보미오름, 높은오름, 다랑쉬오름, 동검은이오름 등 주변 유명오름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가 사라진다. 모두들 각자 특색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20210124_124007.jpg 주) 백약이오름에서 바라본 동검은이오름


동쪽으로는 성산일출봉과 우도 풍경이 펼쳐진다.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억새들 사이로 펼쳐지는 풍경이 멋있다. 가을바람이 풍력발전기를 돌린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습이 어릴 적 손에 쥐고 놀던 바람개비를 연상시킨다.

20211023_075230.jpg 주) 백약이오름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서쪽에는 웅장한 한라산이 버티고 있다. 주변 오름들이 대장군인 한라산을 물샐틈없이 지키려는 듯 촘촘히 서있다. 한라산도 파랗고, 하늘도 파랗다. 혼연일체가 된 모습이다.

20211023_081118.jpg 주) 백약이오름에서 바라본 한라산과 오름군


때론 화구벽이 커다란 성벽을 만들어 한라산을 보호하는 듯 느껴진다. 빼곡히 자라고 있는 삼나무 숲이 성벽마저 감추고 있어 누구라도 감히 넘어갈 수 없는 철옹성 같아 보인다.

20211023_081417.jpg 주) 백약이오름에서 바라본 한라산


주변 오름에서 바라다 보이는 백약이오름은 형태는 비슷하지만, 주변풍경과 어우러져 색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높은오름에서 보면 드넓은 목초지와 어우러져 커다란 목장을 연상케 한다.

20210418_114011.jpg 주) 높은오름에서 바라본 백약이오름


동검은이오름에서 바라보면 울창한 숲과 어우러져 깊은 숲 속에 자리 잡은 산을 연상케 한다.

20210418_125506.jpg 주) 동검은이오름에서 바라본 백약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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