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버리는 마음.
고물상도 아닌데, 고물상 같습니다.
후..
집에 들어서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오늘은 치워져 있기를, 깨끗해져 있기를 바라지만, 역시나 그렇지 않습니다.
아빠의 유일한 취미는 주식입니다.
그나마 주식을 하시니 치매 걱정은 조금 덜 되는 것 같습니다.
하필이면 왜,
많은 것 중에서 이런 점을 닮았을까요?
버리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저는 고물은 가져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리도 잘 못하는데 다른 물건들까지 생긴다면 정말 처치 곤란일 테니까요.
뚝딱뚝딱.
아빠는 구리선을 분리하고, 캔을 찌그러트리면서
걱정, 근심을 털어내시는 걸까요.
그래서 그렇게 집착으로 보일 만큼 자꾸만 집에 물건들이 쌓여만 가는 것일까요.
물론 가끔 저 물건들이 정리될 때도 있습니다.
엄마 차로 실어 나르거나, 리어카를 빌려와서 실고 팔기도 하십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자식들이 오니까 그때 또 한 번 정리를 하십니다.
물론 엄마의 잔소리가 따라옵니다.
저도 갈 때면 잔소리가 늘어납니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치워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 책생과 오버랩됩니다.
한쪽으로 쌓여있는 책, 노트, 쪽지들이 아빠의 딸임을 증명해 주는 것 같습니다.
아빠의 모습 속에 제 모습이 보여서
그래서 화가 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기력이 없으셨는지, 집 앞 계단에서 넘어지셔서 이마를 꿰매셨습니다.
다음 날 꿰매어도 됐을 텐데, 굳이 그 밤에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서 꿰매셨다고 고집을 부리십니다.
여름이고, 얼굴 부분이기에 바로 꿰매야 했다고 생각하지만
아빠는 본인의 생각이 맞다고 계속 주장하십니다.
쓸데없는 고집만 조금 덜 부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릴 적엔 분명 저보다 크셨던 아빠가
이제는 저와 키가 비슷해졌습니다.
부디 아프지 마시길 바라봅니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