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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8. 2023
덕담 한마디가 가져다준 행운
얼마 전, 한국에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친구와 속리산에서 1박을 한 후, 이튿날 아침 택시로 5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청남대에 갔다. 우리를 태워준 기사 아저씨가 어찌나 친절하던지 차비에 돈을 좀 더 보태서 드렸었다. 그랬더니 기사 아저씨가 고마워하며 "복 받을 겨!" 하신다. 우리도 함께 웃으며 기사님도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헤어졌었다.
관람을 끝낸 후, 청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서울행 버스를 타기 위해 청남대 전속 택시를 불렀다. 하나같이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 차가 밀리고 복잡해서 못 온다고 한다. 하긴 들어오는 길이 복잡하긴 했다. 대중교통은 주말에만 운행한다고 하니 대략 난감했다. 더 늦어지기 전에 서울로 가야 하는데 이를 어쩐다!
그러다 아침에 아저씨가 "복 받을 겨!"라고 한 말이 생각나 무슨 방법이 생길 거란 예감이 들었다.
뭐! 어떻게 되겠지! 하면서 주위를 살피는 순간,
50대와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모녀가 다정하게 이야기하며 주차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저기요, 혹시 저희를 택시 잡히는 곳까지 데려다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용감하게 물었다.
그랬더니 흔쾌히 "아! 그럼요. 마침 청주로 점심 먹으러 가는 길인데 모셔다드릴게요"라고 하는 게 아닌가?
우린 청주까지 이런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해서 식사비를 좀 드렸는데 끝까지 안 받으시길래 뒷좌석에 가만히 놓고 내렸다. 아침에 우릴 데려다준 기사 아저씨의 "복 받을 겨!" 란 말이 씨가 되어, 정말 복 받은 하루가 됐다. 무심코 받은 덕담 한마디가 그날 하루의 작은 행운을 가져다준 셈이다.
뉴욕에 돌아와서 감사했던 두 모녀와 기사 아저씨가 생각나 수국으로 감사 카드를 만들었다. 물론 주소를 모르니 직접 전달할 수는 없지만, 그 고마움만은 카드에 담았다. 마음씨 좋은 기사님과 우리를 태워준 모녀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이왕 만든 카드는 지난 일 년 동안 수고하신 우편배달부님께 드려야겠다.
다음은 {만드는 법} 안내입니다.
완성된 수국 감사 카드수국 카드 만들기
재료: 화장 솜, 얇은 막대기, 수국, 두꺼운 골판지 조금
만드는 방법:
1) 필요한 재료를 나란히 놔본다.
2) 수국 목대로 쓸 얇은 막대기에 연분홍 물감을 칠해준다.
3) 두꺼운 골판지를 화분 모양으로 잘라서 같은 물감으로 쓱쓱 문질러준다.
4) 카드에 일단 한번 디자인을 해본다.
여기까지 준비됐으면,
5) 수국 1송이를 준비한다. (수국 대신 안개꽃이나 다른 꽃으로도 대체가능함)
6) 큰 송이 수국을 작게 분리하고, 화장 솜을 준비한다.
7) 화장 솜에 수국을 글루건으로 삥 둘러 붙인다.
8) 화장 솜에 붙인 완성된 수국.
마지막 단계에서는 빈 카드에 적당하게 배치해서 붙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