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의 무게

운명의 추를 바꾸려면

by 공감의 기술

'남아일언 중천금'이라는 속담을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유명한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말 한마디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생각 없이 말을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드라마 흥행에 필수라고 하는 막장 요소 하나 없이 가족의 사랑과 이웃 간의 정을 소재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추억여행에 푹 빠지게 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는 이런 멘트가 나옵니다.

“말에는 가슴이 담긴다. 그리하여 말 한마디에도 체온이 있는 법이다. 이 냉랭한 악플의 세상이 그나마 살만하도록 삶의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건 잘난 명언도, 유식한 촌철살인도 아닌 당신의 투박한 체온이 담긴 따뜻한 말 한마디이다. 말은 마음을 담는다. 그래서 말에도 체온이 있다."


말 한마디에 마음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같은 의미라도 듣는 사람의 마음이 눈 녹듯 풀릴 수도, 차가운 얼음장이 더 얼어붙을 수도 있습니다.

"아직도 자고 있어?"라는 말은 이불을 도로 뒤집어쓰게 하지만 "잘 잤냐?"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는 오늘을 열어가는 힘이 됩니다.

"아침부터 왜 이래?"라는 말은 하루를 막막하게 만들지만 "좋은 아침~"이라는 다정한 말 한마디는 시작하는 마음을 가볍게 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라는 말 한마디는 오늘의 즐거움을 만들어 줄 행복의 근원이 되고요,

"식사 맛있게 하세요"라는 말 한마디에 잠시 방전됐던 에너지가 충전됩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어"라는 말 한마디에 하루를 뿌듯하게 마무리 합니다.

물론 말 한마디에 담긴 따뜻한 체온을 느낀다면 말입니다.




말에도 다양한 세계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하는 말에는 나름의 세계가 있습니다. 그 세계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가치관이자 태도이기도 합니다.


'원래 그래'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원래 그렇다고요? 왠지 호기심은 찾아볼 수 없고 활력도 없어 보입니다. 그저 밋밋한 세계입니다. 원래 그렇다고 하기 전에 알려주었더라면 덜 서운했을 텐데 말입니다. 괜한 고생은 안 했을 거니까요.


옆에서는 '아니면 말고'라고 합니다.

아니면 말고라니, 책임감이라곤 없어 보이지 않나요? 무심코 내뱉고는 나 몰라라 건들건들 거리는 세계 같습니다. 듣자마자 기운이 축 빠집니다.


반면 '그거 아니면 안 돼'라는 세계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위해 많은 시간과 지극정성을 들이고 이룰 때까지 견디고 대가를 치르는 세계입니다. 절박함이 느껴지는 간절한 세계입니다.


저기서는 '어쩌라고?'라는 대답을 합니다.

이 세계에서는 할 수 있는 건 다했으니 설령 실패해도 당당하게 뻗댈 수 있는 용기가 느껴집니다. 마치 진인사대천명 같은 비장함도 엿보입니다.


'그렇구나, 그랬군요'라는 세계도 있습니다.

변화무쌍한 인생에 저마다의 사연은 구구절절합니다. 여러 사연에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고 같이 웃고 같이 기뻐하는 말 한마디입니다. 그랬구나,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십니까?


'그래야만 한다'라는 세계에서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세상은 흑백 논리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 생각만 모두 옳다고 하는 '그래야만 한다'의 세계,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인생에 그래야만 하는 경우는 얼마나 있을까요?


'그럴 수도 있지'라는 세계에 가보지 않으실래요?

세파에 시달리고 이리저리 깨지면서 마음을 내려놓고 비우다 보면 무언가 깨달음을 얻습니다. 세상은 수학공식처럼 딱딱 들어맞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그러니 저마다의 상황과 결과를 보면서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그럴 수도 있지' 삶이 팍팍할지라도 여유가 느껴지며 마음도 넓어지는 세계입니다.


한 마디의 말은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울려야 한다고 합니다.

성적이 나쁘다고 인생마저 나쁜 건 아닙니다. 실적이 떨어진다고 삶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성적이 나쁘다고 멋진 어른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실적이 떨어진다고 좋은 사람 아니라는 뜻은 더더욱 아닐 겁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진심으로 하는 말 한마디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때가 있습니다.

힘들 때 그저 '힘내!'라는 말보다 '힘들지?'라는 진심 어린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무것도 아닌 그 한마디가 상대를 기운 나게 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 사람의 재능이 서서히 깨어날지도 모릅니다.

말 한마디의 힘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말 한마디의 무게가 운명의 추를 바꾸기도 하니까요.




말 한마디의 무게에 따라 다양한 세계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말 한마디가 가져오는 여러 세계를 오가면서 오늘을 살아갑니다.

잘하고 있든 못하고 있든, 잘 있든 못 있든 삶은 고단하고 팍팍합니다. 쉬운 인생도 없습니다. 저마다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이왕이면 보다 나은 세계를 만들고 가꾸고 누릴 수 있게 말 한마디에 따뜻함을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말 한마디의 체온을 느끼며 서로에게 힘이 되면서 말입니다.


말이 행동을 바꾸고 성격을 바꾸어 운명을 바꾼다고 하지 않습니까?

내 말 한마디에 누군가의 인생이 바뀌기도 하고요.

어쩌면 지금 우리가 하는 말 한마디가 그 운명의 추를 바꾸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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