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들어가는 하루들
월요일 아침 7시.
습관이 무서운 건지, 알람 없이도 눈이 떠졌다.
예전 같았으면
몽롱한 눈으로 ‘5분만 더...’를 외치다
허둥지둥 옷을 입고
정신없이 집을 나섰겠지만
이제는 달랐다.
그대로 이불속에 누워
잔잔한 음악을 틀었다.
창틈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따스하게 내 얼굴을 비췄고,
바스락거리는 이불의 부드럽고
시원한 감촉이 발끝을 간질였다.
이 기분 좋은 감각에
내 입가엔 어느새 미소가 떠올랐다.
아무도 나를 재촉하지 않고
어딘가로 향해야 할 이유도 없는 아침.
처음으로 하루가
오롯이 나를 위해 시작된다는 느낌이었다.
그 따뜻하고 느긋한 분위기 속에서
예전의 시간들이 문득 떠올랐다.
일요일 오후가 되면
내 머릿속은 자연스레 내일의 걱정으로 가득 찼고,
아직 남은 주말이
조금이라도 더 길게 이어지길 바랐다.
몸은 일요일에 있었지만
마음은 어느새 월요일 출근길에 서 있는 기분.
그렇게 맞이한 월요일은
늘 무겁고 불편했다.
누군가의 지시에 반응하고
쏟아지는 업무에 허둥지둥 쫓기며
내 리듬이 아닌
남이 짜놓은 흐름에 맞춰 하루를 보냈다.
그렇게 주말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던 시간 속에서
어느새 무기력함은 내 안 가득,
깊숙이 스며들고 있었다.
내 삶인데도
내가 선택할 수 없다는 그 사실이
나를 조금씩 지치게 만들고 있었음을
일을 그만두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나에게 있어 ‘주체적으로 산다’는 것은
거창한 결단이나 어떤 대단한 성취가 아니었다.
하루를 어떤 기분으로 시작할지,
어디에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쓸지
작은 선택들이 모여 내가 만들어가는 삶.
그게 바로 내가 원하던 삶의 방향이었다.
요즘의 나는
내가 선택한 소소한 시간들로 일상을 채운다.
오랜만에 엄마와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길을 걷다 마주친 풍경에
잠시 발걸음을 멈춰보기도 한다.
예전엔 여유가 생겨야만
누릴 수 있다고 여겼던 순간들이
이제는 내가 선택해 만든 하루의 일부가 되었다.
내가 채워가는 하루 속에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언제 웃게 되는지,
어떤 순간에 마음이 놓이는지,
천천히 되짚어보며
내 삶의 중심을
조금씩 되찾아가는 중이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다가올 월요일이 두렵지 않다.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 삶을 내가 살아내고 있다는 이 기분이
오늘도 나를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