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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뚜기 Mar 22. 2021

일등 등원 꼴지 하원 내 새끼

어린이집 고정멤버 내새끼

아이가 8개월이 되었을 때 나는 복직을 해야 했다.

내가 어린이집을 고르는 가장 큰 선택의 기준은 어린이집의 운영시간 이었다.


나에겐 그 무엇보다 아이를 아침 일찍~ 그리고 저녁 늦게까지 봐주는 어린이 집이 필요했다.

나는 아침 8시까지 출근해야 했기 때문에 적어도 아이가 7시30분에는 어린이집에 등원을 해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린이집은 아무리 빨라도 8시 30분 정도 이고, 보통 9시에서 10시 사이에 등원이 이루워진다고 했다.

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 였다. 나는 최소한 저녁 6~7시 늦으면 9시를 넘어서까지도 아이를 봐 줄 곳이 필요 했지만, 대부분의 어린이집은 오후 4시~5시 정도면 모든 아이들이 하원을 한다고 했다.


따지고 보면 최대로 잡아도 오전 10시정도에서 부터 오후 4시까지만 근무하는 직장에 다녀야 아이를 양육하며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는 건데... 그런 직장에 다니는 엄마가 과연 몇이나 될까 싶었다.

아... 이래서 엄마들이 정말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 두는 거구나 싶었다.


맘카페와 인터넷 이곳저곳을 뒤진 끝에 내가 알아낸 것은 시간연장형 어린이집 이었다.

내가 아이를 보낸 곳은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9시정도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었다.

나는 선택의 여지없이 이곳을 나의 아이의 보육장소로 선택했다.


일주일에 절반정도는 아이는 자고 있는 상태로 어린이 집에 등원했으며, 때때로 선생님께서 문을 열기도 전에 어린이집에 도착해서 어린이집 앞에서 5~10분정도를 기다리다 선생님께서 오시면 아이를 받아주기도 했다.

우리아이는 언제나 07시 30분 첫 등원자 였으며, 오후 8~9시 하원하는 꼴지 하원자 였다.

내가 가면 아이는 언제나 현관 중문에 매달려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엄마들의 하원때도 내 아이는 언제나 1등으로 달려와 현관에서 엄마인지를 확인하고 가곤 한다고 했다.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나의 아이는 돌도 지나지 않은 고작 8개월의 아이 였다.


나와 아이가 마주하는 시간은 하루에 한시간 남짓... 

아침에 일어나서 30분, 하원 후 자기전 30분 정도가 고작이었다.


죄책감이 들었다.

내 전부인 내 아이에게 모든 걸 해주고 싶었는데.. 내가 고작 아이를 마주하는 시간은 하루 한시간 이었으며, 그 한시간 조차 나도 피곤에 쩔어 의미없는 방치의 시간을 보내기 일 수 였다.


집이 없는 우리가, 가지지 못한 우리가, 돈이 없는 우리가

아이를 낳은 건, 아이를 기르겠다고 마음 먹은거 자체가 죄였다. 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난 죄인이었고, 주말에 키즈카페에 데려가거나 장난감을 사주는 걸로 나의 행동을 정당화 하려 애썼다.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죄책감에 시달려 또 다시 일주일을 버텨내는 것이 힘이들었다. 


대한민국에서 없는사람들이 좀 있게 살아보려고 맞벌이 하며 아이를 기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다.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을 가지지 말라고.. 엄마, 아빠는 널 기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거야." 라고 당당히 말하라는 책도 있었다.


웃기지 말아라... 미안한건 미안한거다. 없이 사는 형편에 아이를 낳아 그 아이를 외롭고 힘들게 하고 보육기관이나 다른사람 손에 맡겨 자라게 하며 부모를 그리워하게 한 것. 

그건 미안한건 미안한거다.


미안한걸 애써 안미안하다고 하고 싶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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