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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하는 시간

by 행복마중 윤정란


늘 엄마를 찾았던 아이.

잘 때도 엄마를 찾고, 놀다가도 엄마를 찾고, 씻을 때도 엄마를 찾던 아이.

어느 순간부터 엄마를 부르는 소리가 줄었다.

밥 먹을 때를 빼고는 방에서 안 나오는 날도 있다.

안다. 이제는 혼자의 시간이 필요함을.


잠시라도 안 보이면 엄마를 찾던 날에는 이제 그만 불렀으면 했는데, 엄마를 찾는 소리가 줄어드니 내가 아이의 문 밖에서 서성인다. 혹시나 엄마를 찾지 않을까 하고.

그렇게 홀로서기를 하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아쉬운 마음이 컸는데, 아이와 둘만의 여행을 왔다.

4일 동안 둘이 꼭 붙어있을 수밖에 없다. 나는 마냥 행복하다.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뭘 먹을까? 함께 머리를 맞대도 고민하고, 어디를 갈까? 함께 지도를 보며 일정을 짜본다.

4일 동안 우리는 각자 가고 싶은 곳을 갈 때 빼고는 꼭 함께 다닌다.

이런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음을 안다.

그렇기에 둘이 함께 하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다.

아이의 웃는 모습, 찡그리는 모습, 자는 모습, 먹는 모습, 걷는 모습. 아이의 모습들은 내 눈에, 마음에 잘 담아두려 한다.

훗날 내가 더 나이가 들어 아이가 보고 싶을 때, 마음속에서 꺼내서 느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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