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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라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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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록 Nov 15. 2018

어느 가을, 끝

혹은 어느 전생의 기억들 

시작하지도 않았으나 

끝내버린 사랑들이 있었다.


가을과 겨울 사이,

겨울과 또 가을 사이.

그런 사랑들이 

가는 발길마다 채었다 한다.


해서,

그것은 사랑도 아니었다. 


알아서 아는 것이 아닌 것들,

몰라도 알아야 하는 것들,

알아도 모르고 싶던 것들,


사이로

모르면서도 아는 척 했던 것들이 

하나 둘 발목을 잡았다.


잡힌 발목 발목마다

서늘하여 

발길 하나 조차

내처 딛지 못한


가을이,

벌써 저만치 가고 있었다.



이미지 :  ©카즈키 히로 (カズキヒ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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