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오는 길은

소설 1화

by 하루달
KakaoTalk_20211024_095441258.jpg





집으로 오는 길은 끔찍하다. 어둠이 깔리고 벌레들이 우글거리는 마을 어귀로 들어간다. 메마른 우물에는 물 한 방울 남지 않았다. 나의 작은 움직임에도 줄을 끊고 달려들 기세의 사나운 개들의 울부짖음이 들린다. 사냥꾼의 밤이다. 칭칭칭. 연속 울리는 쇳소리는 차갑다. 나의 또박또박 발소리는 메아리 되어 다시 나의 귀에 무겁게 꽂힌다. 아무도 없다. 나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일상의 반복은 서럽다. 나는 주인공의 말만 듣는 엑스트라 보조다. 드디어 줄을 끊은 사나운 사냥꾼들의 공격이 이어진다. 살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옷은 피투성이가 된다. 가장 어두운 곳에 깊숙이 눈에 띄지 않게 숨는다.


집으로 오는 길은 불편하다.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을 회색 그리움으로 만든다. 다른 온기만을 그리워한다. 천천히 걷는 나의 몸에 벌레가 붙는다. 조금씩 핥는다. 조금씩 살이 녹는다. 떼어내도 다시 달라붙는 벌레의 힘은 지독하다.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냉정한 일상이 반복된다. 겉도는 발걸음은 몇 시간 째 같은 자리만 걷고 있다. 발이 붓는다. 발톱이 파고 드는 상처난 살에 통증을 느낀다. 다리가 어긋나 삐거덕 소리가 나고 길바닥에 풀썩 주저앉는다.


집으로 오는 길은 외롭다. 시간이란 변함없이 흘러간다. 어둠 속에서 작은 불빛을 향해 온 힘을 다해 질주한다. 밤새 눈길을 더듬어 그 곳으로 향한다. 그 곳은 사라진다. 눈을 떴다, 감았다 반복한다. 이런 악착같은 집착에 싫증이 난다. 캄캄한 그림자를 밟아야 한다. 어미 잃은 작은 새는 퍼드덕 퍼드덕 서러운 날개 짓을 한참동안 한다. 새끼 새는 잡아먹혔다. 피가 뚝뚝 떨어진다. 붉은 소리가 허무한 메아리가 된다. 듣는 사람이 없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김완의 "죽은 자의 집 청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