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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02

여섯 개의 테이블과 열한 명이 있는 공간

by 하루하늘HaruHaneul


여름 아침이 시작되는 시간

검정 무광 철문이 열려있다

작은 카페 안에 젊은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전시장 문을 열기 전 커피를 마셔야 한다

누군가 짐이 놓여있던 자리를 내어준다

샌드위치와 커피로 아침을 해결하는 동안 일어난 일이다


다섯 개의 동그란 테이블과

기다란 직사각향 테이블 하나

두 명의 남자는 각 각의 테이블에서

휴대폰과 친구가 되고

동그란 테이블 하나에는 내가 있다


오른쪽 옆 테이블 두 여자,

왼쪽 옆테이블 말없이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남녀

벽을 따라 놓여있는 기다란 테이블엔

러닝을 마친 한 여자가

운동 후 커피를 마시는 중이다

옆엔 긴 파마머리의 여자와

야구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각자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모두가 무언가를 들여다보는 그 공간

기척이 느껴지는 건 세 사람뿐이다


들이닥친 사람들 뒤치다꺼리로 바쁜 사장과

오른쪽 두 사람


대화가 작은 공간을 배운다

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저절로 대화가 들리는 거리다

우연히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서로 풀어놓는다

연결되지 않는 대화가 공중에 흩어진다


각 자의 소리에 파묻힌

각기 다른 네 명의 사람들과

각각인 공기 속에서

홀로 커피를 마시고 서둘러 나온다


여럿이지만 모두가 흩어져있던 곳

나가는 길에 주인장과 눈인사를 나눈다


안녕히 계세요

이건 진짜다


오늘 하루도 안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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